[쿠팡플레이] 감독의 변태력에 건배. '히든 페이스' 잡담입니다

 - 사실은 2022년에 다 찍었던 영화라지만 어쨌든 개봉은 작년. 런닝 타임은 1시간 55분이고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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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이 영화 포스터들은 영화의 1차 반전이자 핵심 아이디어를 대놓고 보여주는 게 많더라구요. 감출 생각이 없다고 해도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어서 그 중 가장 덜한 걸로 골라봤습니다.)



 - 송승헌이 '성진'이라는 이름의 전도 유망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입니다. 시작하자마자 곧 결혼할 여자 친구에게 영상 편지로 이별을 통보 받아요. 결혼이고 뭐고 때려 치우고 헤어지자. 난 좀 어디 멀리 가서 쉴게. 당연히 좌절하고 슬퍼하겠지만 잠시 두고 보면 좀 애매해집니다. 그 여자 친구 '수연'은 교향악단장의 딸이고 그렇다는 건 성진이 여자 친구 덕에 잘 나가는 중일 가능성이 높단 얘기니까요. 암튼 그래서 갑갑해 하면서도 일단 코앞으로 닥쳐 온 공연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데 문제는 그 수연이란 놈이 요 오케스트라의 첼로 연주자이기도 하다는 거죠. 빈 자리가 생겼고 그래서 연습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본인이 수연의 친한 후배이며 직접 부탁을 받았다며 일자리 득템을 시도하는 미모의 녀성, '미주'가 등장합니다.

 역시나 수연을 그렇게 사랑하진 않았는지, 성진은 거의 며칠 만에 미주에게 훅 넘어가서 자기 집으로 데려가 와인 퍼먹다 섹스하는 관계가 되고, 곧 연인까지 되는데... 떠나간 수연이 자기 엄마에게조차 연락하지 않고 카드 사용 기록도 남기지 않고 있다는 게 일단 수상하고. 또 그 집이 아무래도 좀 수상합니다. 뭔가가 도사리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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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연기를 잘 한단 생각은 안 들지만 이 역할엔 여러모로 딱이었던 송승헌씨입니다. 몸관리를 너무 잘해서 놀랐는데, 그래서 살짝 웃기기도 했어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굳이... ㅋㅋ)



 - 예전에 한동안 넷플릭스에서 국적을 기준으로 이것저것 골라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나라들 작품들을 보고 싶어! 라는 단순한 동기였는데요. 그러다 콜롬비아산 스릴러라길래 다짜고짜 틀어봤던 게 이 영화의 원작이었구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분명 게시판에 글도 올렸는데 검색 기능이 망해서... ㅋㅋ) 제 소감은 '뭐 그냥저냥'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아이디어 하나는 참 좋고 그래서 재미는 있었는데 그 아이디어를 그렇게까지 잘 살린 것 같진 않았고. 엔딩도 살짝 이게 뭐꼬? 스러웠으며 무엇보다... 의외로 되게 건전한 이야기를 하다가 그게 영화의 외양과 어울리지 않아서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작품이 되어 버렸다... 라는 생각을 했었을 겁니다.

 아. 근데 물론 재미가 없진 않았어요. 아이디어가 워낙 희한하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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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의 실질적 세일즈 포인트(?)를 생각하면 꼭 필요한 몸관리이긴 했죠. 원작의 남자 배우도 마찬가지였구요.)



 - 근데 요 리메이크를 틀어 보니 시작부터 당황을 하게 됩니다. 원작이랑 너무 달라서요.

 원작의 남자 주인공은 거의 병풍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대충 바람기 다분한 남자인데 딱히 악의는 없고 원래 여자 친구도 사랑했지만 새 애인에게도 나름 진심이고... 정도의 설정 밖에 없었고 이 양반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인간인지, 뭘 선택하는지 같은 건 전혀 의미가 없는 스토리 도구였을 뿐이죠. 그리고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었던 두 여자들 역시 아주 단순한 캐릭터였습니다. 잘 생기고 멋진 자기 남자 친구를 넘나 좋아해서 애정을 갈구하는 젊은이들. 그걸로 끝이었고 또 사실상 이 둘이 거의 따로 놉니다. 그리고 이런 단순한 캐릭터들과 괴이한 설정을 갖고 풀어낸 이야기는 결국 '엇갈린 사랑과 집착이 빚어낸 비극'이라는 뻔한 설명 한 문장으로 끝낼 수 있을만큼 평범하게 흘러가서 그냥 적당히 마무리 되거든요.


 근데 이 영화의 등장 인물들은 다들 뭔가 배경이 많고 설정이 많습니다. 서로 상호 작용도 엄청 활발하게 하는 데다가 다들 자기 나름대로는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이야기를 끌어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다지 정상적인 인간들이 아닙니다. ㅋㅋㅋ 특히 두 여자는요. 그러니 이야기도 훨씬 자극적으로 굴러가고. 엔딩은... ㅋㅋㅋㅋㅋ 말을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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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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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원작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설정과 관계들. 등등 여러모로 원작과는 격하게 다른 이야기인데... 잘 뽑았어요.)



 - 그래서 이 한국 버전 '히든 페이스'는 사실상 원작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하는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핵심 설정은 그대로 가져왔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만들어내는 반전도 거의 비슷. 현재 시점의 미스테리편을 먼저 보여주고 과거로 돌아가 해답편을 보여준 후에 현재 진행형으로 마무리하는 이야기 구성도 거의 똑같지만 거기 담겨 있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고 그래서 분위기도 달라요. 당연히 얻을 수 있는 재미도 달라지는데... 한국 버전이 제공하는 재미는 원작 대비 굉장히 변태스럽습니다. ㅋㅋㅋㅋ 이게 좀 위험한 표현이긴 한데, 더 적절한 표현을 못 찾겠네요. 변태 같아요.


 일단 원작에 없던 테마, 가질 거 다 가지고도 훨씬 더 많이 갖고 있는 상류층 인간들과 거기에 얽힌 개천 생명체들... 이라는 설정을 통해 마치 임상수 버전 '하녀'와 비슷한 이야기를 열심히 합니다. 그래서 그냥 그랬구나. 그런 이야기로 바꾸어 놓았구나. 하면서 영화를 보는데 여기 또 다른 설정이 깜짝 반전으로 끼어들면서 이야기를 또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구요. 그러다 또 결말은 원작과 동일하게 가길래 뭐야 이거 이야기가 좀 오락가락하고 안 맞는데? 하고 있으면 참으로 당황스러운 엔딩이 두둥! 하고 튀어 나와요. 그래서 올라가는 크레딧을 보며 대체 뭔데 이게 ㅋㅋㅋ 하면서 가만히 돌이켜 보면 깨달음이 오는 거죠. 아 이게 처음부터 쭉 이런 이야기였구나. 내가 낚여서 뻘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고 있었구나... 하구요. ㅋㅋ


 아마도 그 엔딩 때문에 사람들의 호오가 많이 갈릴 것 같았는데요. 저 같은 경우엔 최종적으로 '상당히 맘에 든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단 가만히 돌이켜 보면 앞뒤가 다 맞아요. 떡밥상으로도 그렇고 인물들의 감정 선을 고려해도 그렇구요. 게다가 다 떠나서 이 정도 스타 배우들을 데려다 만든 메이저 한국 영화가 이렇게 변태스러웠던 경우는 또 없는 것 같아서요. 제겐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영화였고 그러니 리메이크의 가치도 인정합니다. 잘 하셨어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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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의 캐릭터가 역할과 좀 안 어울리지 않나? 싶었는데 역시 마지막까지 보고 나선 납득했구요. 예쁘기도 엄청 예쁘시지만 뭔가 매력이 쩐다는 느낌이셨던.)



 - 스포일러 없이 설명하기가 여러모로 어려운 영화라 뻘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원작이 막 그렇게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큼 재밌는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에 둘 다 보시란 얘긴 못하겠지만 원작을 알고 보는 쪽이 좀 더 재밌긴 할 겁니다. 큰 틀의 이야기는 거의 그대로인데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달라지지? 라며 비교해 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거든요.

 덧붙여 리메이크에서 추가된 K스런 디테일들이 꽤 그럴싸하면서 재미도 있구요. 뭣보다도 그 자극적인 설정이 결국 '사랑이란!' 같은 건전한 이야기를 하던 원작보다 요 한국 버전의 막나가는 이야기에 훨씬 잘 어울려요. 그래서 이 정도면 원작 초월 리메이크로 인정해줄만 하다 싶었고. 굳이 둘을 비교하지 않아도 꽤 재밌는 영화였구요. 또 앞서 말했듯이 이런 당당한 변태 같으니! 같은 느낌 때문에 더 즐겁게 보기도 했어요. ㅋㅋ 

 뭐 그랬습니다. 쿠팡플레이 쓰시고 좀 괴상한 영화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틀어보실만 해요. 덧붙여서 박지현씨가 정말 매력적으로 나오기도 하니 팬분들은 일단 보시는 걸로. ㅋㅋㅋ 끝이에요.




 + 원작도 그랬지만 리메이크도 역시나 1차 반전의 핵심인 '그것'을 그렇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진 못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데... 스포일러니까 그만 하겠습니다. ㅋㅋ



 ++ 캐릭터들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배우 캐스팅이 좀 많이 괴상합니다. 박지영이 조여정의 엄마로 나오는 것도 난감하지만 (분장 덕에 그렇게까지 어색하진 않습니다) 조여정이 박지현과 비슷한 또래의 선배로 나오는 게 참 어색했어요. 배우 나이 차이가 13살이고 영화를 봐도 그렇게 보이거든요. 이 두 역할은 배우들 나이를 좀 맞춰주는 게 나았을 듯. 그리고... 갑부집 딸래미 조여정 학생과 가난한 고아 학생 박지현이 고딩 때 같은 교수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다는 것도 좀 거슬렸구요. 1회에 수십 만원씩은 내야 했을 텐데 대체 어떻게...



 +++ 그래서 스포일러 구간인데요. 일단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원작 스포일러를 매우 간단하게 적어 봅니다.


 아드리안이라는 남자, 콜롬비아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함께 살던 연인 벨렌에게 버림 받으면서 시작합니다. 연락도 안 되고 어디에도 없고... 그래서 좌절하지만 울적함을 달래기 위해 매일 가던 술집 종업원 파비아나와 금새 눈이 맞아서 연인 사이가 돼요. 그리고 벨렌의 부재가 길어지자 경찰이 아드리안을 범인으로 의심하면서 자꾸 찾아 오구요. 리메이크와 다르게 원작에선 아드리안의 속마음을 전혀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파비아나는 사실 이 남자가 애인을 어떻게 해 버린 게 아닐까... 라는 불안감에 시달리는데. 이때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죠. 물이 지 멋대로 나왔다가 끊겼다가 한다든가. 세면대에 담긴 물이 미묘하게 조금씩 진동을 한다든가. 여기까지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 or 호러인 척을 하고 이 역시 리메이크와 차이점입니다. 그러다가 파비아나가 집 구석에서 매우 수상하게 생긴 열쇠 하나를 발견하고. 집구석을 뒤지다가 이 집에 비밀 공간이 있으며, 그 안에 아드리안의 전여친 벨렌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정도까지 보여준 후에 과거로 점프!


 벨렌과 아드리안은 아마도 스페인? 사람들이었을 겁니다. 아드리안이 콜롬비아에 위치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발령이 나서 둘이 함께 콜롬비아로 와요. 비교적 경제 사정 넉넉해 보이던 벨렌이 독일인들이 살던 오래 된 집을 임대하구요. 근데 원래부터 바람끼가 있던 아드리안이 또 다른 여자와 수상한 짓거리를 해대자 벨렌은 이 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그런 심정을 집 주인 할매에게 털어 놓는데. 할매 말이, 원래 이 집 주인(남편이었나 아버지였나 누구였나...)이 나치였다고. 그래서 숨기 위해 집에 비밀 공간 만들어둔 게 있는데 한 번 이별 편지 남기고 그 안에 숨어서 아드리안을 감시해 봐라. 진심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으면 사랑 맞으니까 화해하고. 아님 떠나고. 어때? 벨렌은 당연히 오케이했고, 주인 여자에게 비밀 공간 열쇠를 받았는데... 숨을 준비가 좀 덜 되었을 때 아드리안이 집에 돌아오자 당황해서 황급히 들어가다가 멍청하게 열쇠를 밖에다 두고 문을 닫아 버립니다. 셀프 감금! 그래서 그 안에서 아드리안이 데려온 새 여자 친구도 보고, 둘이 시도 때도 없이 열심히 섹스하는 것도 보고 하면서 좌절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벨렌은 신이 나서 자길 꺼내달라고 부탁하지만 파비아나는 잠시 고민하다 거절해 버려요. 잘 생긴 데다가 돈도 많은, 잘 나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남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벨렌은 매우 좌절하고 파비아나는 걍 아드리안에게 집중하는데... 이 인간이 지 버릇 개 못 주고 또 바람을 피우는 낌새를 보이고. 그러다 경찰이 찾아와서 '니 남친 혹시 바람둥이 아님?' 하면서 과거의 바람 증거를 보여줘요. 사실 그건 다 지나간 일이고 아드리안은 파비아나에게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그런 거 알 길이 없는 파비아나는 좌절. 그래서 새삼 벨렌에게 신경이 쓰이고, 아 역시 꺼내줘야 하나? 근데 아직 살아 있긴 한가? 하고 조심스레 열쇠로 문을 열고 비밀 공간에 들어가는데, 벨렌은 죽은 척 하고 널부러져 있다가 다가온 파비아나에게 한 방 먹여 쓰러뜨린 후 자기는 탈출하고 문을 잠가 파비아나를 감금해 버립니다.


 그동안 그 안에서 못볼 꼴 다 보면서 번뇌하고 있었던 벨렌은 이미 아드리안에게 미련을 버렸고. 그래서 방 거울에다가 예전에 자신과 아드리안이 찍었던 사진을 붙여 놓고 홀연히 사라져 버려요. 스페인인지 어딘지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암튼 어딘가 바닷가에 가서 혼자 분위기 잡는 벨렌의 모습. 그리고 파비아나에게 버림 받은 줄 알고 혼자 꿀꿀하게 지내는 아드리안의 모습과 제발 자기 꺼내달라며 비밀 공간 안에서 절규하는 파비아나의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 그리고 이제 리메이크 버전 스포일러요.


 성진은 금방 미주와 연인이 됩니다. 어떻게 제가 수연 언니 집의 안방에서 지휘자님과... 라며 고민하는 듯 하던 미주지만 과할 정도로 뜨거운 섹스 이후 금방 적응해서 마치 자기 집처럼 편하게 지내구요. 원작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막 뜨거운 물만 나온다거나, 세면대의 물이 간헐적으로 미묘하게 흔들린다거나... 라는 일들이 생기지만 원작의 여주인공과 달리 미주는 전혀 놀라지도, 걱정하지 않아요. 왜냐면 수연을 이 집에 숨겨진 비밀 공간에 감금 시켜 버린 게 바로 본인이었으니까요. 진상을 다 알고 있으니 놀랄 일이 있겠습니까. ㅋㅋ


 그러합니다. 사실 수연과 미주는 레즈비언 커플이었어요. 그것도 둘이 교복 입은 학생 시절부터 오랜 세월 이어 온 관계였는데 수연이 '이제 정상적인 삶을 살아 보려고'라며 남자를 골라 결혼하기로 맘 먹으면서 미주는 격하게 맘이 상했고. 그 와중에 '난 남편을 안 사랑하지만 남편은 날 사랑해야해!' 라는 자기 중심적 욕망을 가진 수연이 남편 좀 긴장 타게 본인이 그 비밀 공간에 들어가 숨어서 자신이 사라진 후 성진의 리액션을 관찰하겠다... 는 한심한 생각을 하자 미주는 혼 좀 나 보라며 몰래 열쇠를 바꿔치기 한 후 수연을 아예 가둬버린 거죠. 


 여기에서 갑자기 격하게 하찮아지는 게 성진입니다. 수연이 성진과 결혼을 결심한 건 그저 남들에게 보여 줄 악세사리용 남편감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사랑의 감정 같은 건 쥐뿔도 없었어요. 그리고 미주는 오랜 연인인 자신을 배신하고 남자와 결혼한 수연을 염장 지르기 위해 성진을 꼬셔서 미주가 지켜보는 거울 앞에서 섹스를 했던 것이고. 또 후반엔 이렇게 된 김에 이 잘 나가는 남자를 낚아서 자기도 '정상적인 삶' 한 번 살아보려 했을 뿐이고. 결국 성진은 양측 모두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 거기에 개천 출신이라는 신분 때문에 장모님에게도 개무시 당하고 있구요.


 그래서 원작과 다르게 리메이크에서 어딘가에 갇힌 수연의 존재를 눈치 채는 건 성진의 몫입니다. 비밀 공간에 물 배관이 지나가기 때문에 그걸 껐다 켰다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수연을 알아 채고, 수연이 매직 미러를 쾅쾅 두드릴 때 세면대의 물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통해 간단히 의사 소통도 하구요. 그런데... 성진은 수연을 바로 꺼내주지 않습니다. 왜냐면 자기가 미주와 섹스하는 걸 수연이 다 보고 있었을 테니까요. 꺼내주면 오히려 자길 쫓아내고 파멸 시킬까봐 두려워서 수연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고민하다가 일단 쌩. 그리고 미주의 아파트를 찾아갔다가 이 인간이 자기 현관 도어락 비번을 수연의 생일로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둘의 관계도 눈치를 채고 추궁해요. 그래서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화를 내고, 수연을 꺼내주겠다고 엄포를 놓지만 우리 쏘쿨한 미주씨는 그럼 어쩔 건데요? 그 인간이 밖에 나오면 우릴 가만 둘 것 같아요?? 라고 받아 치고. 성진은 좌절합니다.


 근데... 갑자기 이 둘에게 수연이 보낸 문자가 옵니다. 출근해서 일 하는 중이었던 둘은 혼비백산해서 집으로 튀어가는데. 이건 놀랍게도 장모님과 그 시다바리의 음모였어요. 아무리 봐도 이 둘이 수상하다고 생각해서 통신사에 요청해 수연의 폰 번호를 받아서는 문자를 보낸 것이죠. 마치 관객들 들으라는 듯이 '이런 게 가능할 줄은 몰랐겠지?'라는 대사를 해 주고요. ㅋㅋ 암튼 그 문자를 보낸 즉시 성진과 미주가 조퇴하고 사라져 버리니 이 둘은 확신하게 됩니다. 역시 얘네 둘이 수연을 어떻게 해 버린 게야!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둘은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배고픔과 지침으로 뻗어 버린 수연이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그때 의식을 되찾은 수연과 미주가 어지저찌 하다가 성진이 미주를 말리려고 확 밀쳐 버리는 바람에 미주는 잠시 기절. 수연은 성진을 끌고 나와 문을 잠가 버립니다. 그리고 자긴 다 용서하겠다는 듯이 성진에게 쏘쿨하게 굴고. 성진은 이런 수연의 태도에 당황하지만 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고로 성진은 이제 감히 수연에게 대들 수 없는 노예 남편이 되었습니다. ㅋㅋ


 마지막. 한참 시간이 흘렀고 성진과 수연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골프 치러 나가는 성진에게 다정하게 인사하는 수연. 하지만 성진이 나가자 방금 성진이 뽀뽀했던 자리를 손으로 닦아내며 더럽고 짜증난단 표정을 짓고요. 냉장고에서 미리 준비해 둔 여러 식재료를 꺼내 봉지에 담아 들고 비밀 공간의 문을 열어요. 그랬더니 그 내부는... 아주 화사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습니다? 그리고 미주는 단정 예쁘면서도 뭔가 변태스럽게 야한 느낌의 차림새로 다소곳하게 앉아서 수연을 반기구요. 그러니까... 결국 미주는 이 안에 갇혀 살면서 수연의 장난감 인생을 살게 되었는데 심지어 거기에 만족하는 듯한 모양새인 겁니다. ㅋㅋㅋ 그래서 설레고 즐거운 표정으로 미주에게 성적인 무언가를 요구하는 수연의 모습으로 끝이에요. 결국 성진도 미주도 수연의 노예~ 심지어 둘 다 그 생활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잘 산다는 변태 엔딩이었던 것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리메이크된 설정까지는 알고있었는데 후반부와 엔딩 스포일러를 읽으니 끝까지 가는군요..;; 누가 음란서생과 방자전 감독 아니랄까봐...

      • 전 이 감독 영화를 이걸로 처음 접해서요. 근데 적어주신 영화 제목들을 보니, 그리고 거기에 '인간중독'까지 만들고 이걸 만드셨단 걸 생각해 보면 참 꿋꿋하게 한 길 가는 분 같네요. ㅋㅋㅋ

    • (중요 설정 스포 있어서 간격을 띄웁니다)















      앜- 저도 이 영화로 글 쓸까 말까 하다가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엄한 계엄령이 터져서 충격 받아 타이밍 놓치고 거의 1년이 되어 가네요. 
      세 배우가 나오는 포스터를 지나쳐서 보고 송승헌을 차지하려고 여자 둘이 기 싸움하는 영화인가? 해서 별 흥미가 안 생겨서 볼 생각을 안했고 
      내용도 전혀 몰랐습니다. 사실 송승헌? 거르자. 이런 마음이 더 커서-
      그런데 트위터에서 '이렇게 여성 퀴어 서사는 또 관심을 못 받고 사라지겠구나' 이런 식의 멘트를 보고
      진짜. 정말. 깜짝. 놀라서 'GL을 구하라!' 라는 일념으로 극장에 달려 갔습니다. 할인권도 생겼고 -.-
      근데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는 겁니다? 3~4명 되는 그룹들도 꽤 있고 특히 이성 커플들이 심심치 않게 들어와서 
      어둠 속에서 저는 점점 ??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백합물을 사이좋게 보는 이성 커플이 이렇게 많다니, 
      역시 요즘 사람들은 실제로는 훨씬 포용적이야~했습니다. 심지어 머리가 허연 남성 한 명도 들어오기도 했고요. 좌석 절반은 넘게 찬 것 같아요.
      그리고 영화를 봤는데. 어머나. 이런. 아이고. 단순히 남자 낀 삼각 백합 로맨스물은 아니구만! 했습니다.
      내용과 평은 잘 써주셨으니 제가 보탤 말은 없는데 저는 무엇보다 세 배우의 미모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특히 송승헌 배우를 보고 아니 저 사람이 큰 스크린에서 저렇게 돋보이는 배우였나 했습니다. <무적자> 볼 때도 이런 느낌은 못 받았던 것 같은데?
      그러다가 지휘하는 장면에서 그냥 팍 식었습니다. 몇 초 안 나오는 장면이지만 그래도 연구 좀 하지, 그냥 제가 8~9살 때 음악 시간에 배웠던
      삼각형 그려서 박자 맞추기만 하는 거예요. 나중에  "이날 송승헌은 지휘자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지휘를 배운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감독님이 최대한 지휘자처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지휘를 배웠어야 했다”고 밝혔다."라는 인터뷰를 봐서 어리둥절.
      내가 볼 줄 몰라서 뭘 놓쳤나? 싶었습니다.
      반면 조여정, 박지현 배우는 진짜 진짜... 외모도 반짝반짝 빛났지만 연기가 정말 정말... 저는 사진에 올리신 공항 부분에서 
      마냥 즐겁고 경박한 부잣집 아가씨 답게 '넹~'하다가 박지현 배우를 쳐다 보지도 않고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장면을 숨도 못 쉬고 봤습니다.
      청순가련 GL이 아니라 피 튀기는 퀴어물이 될 거다- 알겠니? 라고 일갈하는 느낌. 조여정 배우가 연기를 정말 정말 잘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놓고 엔딩 크레딧에는 송승헌이 단독으로 일순위로 떠서 참;;; 제가 송승헌이라면 창피할 것 같아요. 뭐 연장자 선배 우대라고 치고 넘어가겠습니다.
      성별 따지면 또 지겨운 얘기겠지요.
      (결말 스포)
      엔딩은 어찌 보면 전형적 '판타지' 여서 실소가 나왔지만 한편으론 정기적으로 야외 산책 시켜주겠지? 하며 걱정했습니다. 
      감옥 같은 곳에 장기 투옥되면 먼 곳을 보지 못해서 시력이 많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 같던데 ㅠ
      아, 그리고 혼자 씩씩하게 들어와서 봤던 장년남은 영화 중간에 벌떡 일어나 저벅저벅 걸어 나가서 화장실 갔나? 했는데 다시 안 들어오더라구요.
      그 뒤로 베드씬은 없었습니다 -.,-
      • 검색해 보니 그래도 vod 판매까지 해서 손익분기는 넘겼다네요. 한국 영화 호황 시절이었으면 그래도 꽤 히트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손해는 안 봤다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좀 아쉽구요. 이런 영화가 막 흥행하는 세상을 보고 싶은데요. ㅋㅋㅋ




        송승헌은 전성기 부터 늘 제겐 '잘 생긴 건 알겠는데 정말 매력 없네' 배우였는데 이걸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아, 어쨌든 이 정도로 잘 생기고 관리 잘 하니 매력이 있구나... 라든가. 또 감독이 참 적절하게 캐스팅을 하니 썩 괜찮은 배우로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말씀대로 지휘 장면은 팍 줄이는 게 좋았겠지만요. ㅋㅋㅋ 이름이야 뭐 이 중에서 몸값 가장 비싼 배우일 테니 이해하구요.




        가끔 산책... ㅋㅋㅋㅋㅋ 저도 그 생각 하긴 했는데 상황 상 아닐 것 같더라구요. 근데 뭐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만든 장면일 것 같아서 그냥 허허 웃어 넘기는 걸로.

    • 그래도 클라이막스까지는 적당히 에로틱하면서도 반전이 흥미진진한 스릴러 정도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엔딩 하나 때문에 진짜 변태적으로 승천해버렸죠. ㅋㅋㅋ




      리메이크라는 건 알았는데 굳이 원작 내용이 어떤지 찾아보진 않았지만 덕분에 요점만 쏙쏙 알게됐네요. 감사 ㅋㅋ 확실히 한국판을 먼저 봐서인지 좀 시시하고 싱겁다는 느낌이 있네요. 결말은 나름 씁쓸한 뒷맛이 괜찮은(?) 것 같기도!




      송승헌, 조여정 둘 다 감독님 전작에서 같이 출연했던 경력이 있었네요. '방자전'까지 하면 조여정은 나름 뮤즈 포지션 되시는 것 같고 '인간중독'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둘이 부부로 나온다니 그냥 임지연 배우 초기작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흥미가 생깁니다. 송승헌은 외모도 연기도 참 변함이 없으신 꾸준한 배우님 같은데 ㅋㅋ 역시 한 번 써봐서 그런지 여기서도 감독이 그 이미지와 쓰임새를 정확히 활용하신 것 같아요. 조여정도 언제나처럼 좋은데 뭔가 더 원톱에 가까운 주연작에서 활약을 보고싶은 바램이 있어요. 안그래도 최근 개봉한 '살인자 리포트'라는 영화가 이것도 창고에 있던 것치고는 평이 괜찮아서 궁금합니다.




      이 작품의 진정한 브레이크아웃 스타는 확실히 박지현이었죠. 연기 자체도 좋았지만 과감한 씬들의 임팩트로 이미 차근차근 뜨고 계셨던 것 같지만 단숨에 더 존재감을 어필한 것 같아요. 이 작품 덕분인지 원래는 그냥 VOD 직행용으로 찍어놨던 역시 좀 에로틱한 컨셉의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가 극장에 걸렸고 은근 쏠쏠히 관객이 들어서 무삭제 버전도 따로 공개하고 그랬다네요.

      • 아니 정말 매우 파격적이잖아요. ㅋㅋㅋ 베드씬도 제 예상보다 야해서 좀 당황했지만 결말 보고 다 잊었습니다. ㅋㅋㅋㅋ




        본문에도 적은대로 원작은 은근 건전한 이야깁니다. 헐벗은 베드씬 적잖이 나오긴 하는데 딱히 야하단 생각은 안 들었고 또 결국엔 '이건 사랑 이야기임'으로 끝맺기도 하니까요. 근데 이 영화는 초반부에 박지현 캐릭터가 송승헌에게 은근 들이대는 부분부터 뭔가 야한 느낌이더니 결말이... 하하;




        '동화지만...' 그 영화는 평이 워낙 그래서 별로 보고 싶진 않지만 확실히 박지현씨는 제게도 참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마도 제가 원작을 본 기억을 갖고 이걸 봐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원작의 그 역할 캐릭터와 비슷한 인물이겠거니... 하고 봤는데 허헐. ㅋㅋㅋ 물론 배우 본인이 참 잘 소화하기도 했구요.

    • 호오가 갈릴 듯 하다는 말씀처럼 별로라는 평도 봤는데 쿠팡에 뜬 걸 보고 봐볼까 했더랬어요. 박지현 배우 좋아해서요. 목소리도 좋고 매력 있어요, 이 분.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송승헌 배우도 호가 되었고요. 전에도 불호는 아니었는데 이 분이 등장하면 연기에 몰입이 안 돼서 잘 안 보게 되고 그랬거든요. 인물 설정에 맞게 배우들 나이를 맞춰주거나 설정을 바꾸거나 했으면 더 좋았겠네요. 뜬금없지만 영화 바이러스 봤는데 배우 본인에게는 전혀 유감이 없으나 비슷한 이유로 그 박사님 캐릭터와 배두나 사이에 케미를 못 느껴서 아쉬웠어요. 오현경배우가 제일 좋았는데 캐릭터나 대사도 그렇고 등장할 때마다 미인이다, 미인! 사이렌이 뇌속에 울렸달까요. 변태스러운 영화는 님포매니악이 (아마도)처음이자 마지막인데 그보단 수위가 덜할테니 괜찮겠죠. 아, 님포매니악 이후로 드라마 아웃랜더가 있었네요(작가가 변태인가 싶었으니).
      • 한 번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참 불건전한(?) 영화지만 워낙 막 나가니 오히려 부담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더라구요. ㅋㅋ 말씀대로 박지현 배우도 정말 매력적으로 나오구요. 이제 갓 30이니 앞으로 아주 많이 더 활약하실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그렇죠. 바이러스는 정말 남녀 주인공 캐스팅이... 까놓고 말해 남자 주인공 캐스팅이 에러였죠. 아무리 연기를 잘 한다지만 로맨스물을 할 거면 두 배우 조합을 좀 더 고민했어야... ㅠㅜ 오현경씨 아직도 너무 예쁘셔서 놀랐구요. 정말 연예인들이란... orz




        아 물론 님포매니악에 비하면 노출이든 그 정서(?)든 간에 아주 순한 맛입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되구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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