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제션
정신없는 영화입니다.
사랑과 전쟁스런 줄거리에다 카메라 움직임이 심하게 흔들리는 장면이 좀 있고 두 주연배우들만이 아니라 아역까지도 다 통상적인 연기를 하는 사람이 1도 없으니 보면서 과장보태어 멀미가 날 정도였습니다.
샘 닐은 제임스 메이슨 생각나게 하더라고요.코티존 투여로 남성성이 과대화된 중년가장이 나오는 bigger than life를 제작,주연을 맡았던 메이슨은 후에 큐브릭의 샤이닝 촬영장에 초대받기도 했고 샘 닐의 후원자기도 했죠. 피아노의 애나 파퀸이 제작한 드라마 1회에 게스트 출연한 샘 닐의 나이든 모습이 완전히 제임스 메이슨같았습니다. 저는 리메이크하면 니콜라스 홀트가 잘 할 것 같긴 했는데 패틴슨이 관심있다니. 샘 닐은 매드니스, 이벤트 호라이즌같은 역이 찰떡. 포제션에서도 어떤 장면에서는 러브크래프트 주인공에 어울리겠다 싶었고 "조니가 온다"라고 외치는 샤이닝의 니콜슨같기도 했었음.
아자니가 후유증 격렬하게 겪은 건 잘 알려져 있지만
샘 날도 줄랍스키가 배우들에게 감독이 요구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요구했다고 후에 말했습니다.
아자니는 이전에 연쇄살인범 역을 한 적이 있죠? 살의의 여름말고도 eye of beholder 소설을 각색한 데들리 런에서도요. 폴란스키의 하숙인에서 폴란스키 여친으로 조연으로 나왔을 때도 잘 한다 싶었어요. 헤어조크의 노스페라투에서도 훌륭했지만 포제션과 비교하면 그건 감독의 지시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자니가 독일계이기도 하니 독일 어 대사를 한 줄 알았는데 독일어 더빙은 다른 성우가.
포제션 촬영이 브루노 뉘탱입니다. 아자니와의 사이에서 아들이 있고 나중에 카미유 끌로델 감독. 이런 식의 촬영 감독과 여배우 조합이 얀 드봉과 그의 전처였고 버호벤의 네덜란드 시절 영화 여러 편에서 주연을 맡았던 모니크 판 더 펜.
이해 못 할 행동하는 인물들이 나오는 줄랍스키 영화로 후에 퍼블릭 우먼이 있는데 확실히 배우들 공력이 딸리다 보니 그건 3일 정도 김빠진 코카콜라 마시는 듯 했음. 그 영화의 발레리 카프리스키는 전신 누드로 춤추고 영화 ㅡ 그것도 하필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 ㅡ 찍다 스파이 질에 끼어들게 되지만 큰 뭐는 없었음.
보다가 미국인들이 "유럽적"이라고 느끼는 게 이런 거라서 버호벤도 데려 가고 박찬욱도 데려 간 건가 싶어졌어요.
저는 포제션의 아자니 연기 따라했다는 배우들 연기를 본 적 없어요.박쥐도 노스페라투도 안 봤지만 아자니라 가능하기도 했던 연기를 재능들이 그보다 못 한 배우들이 한 거는 보기 싫음.
포제션을 사진,짤로만 봤지 다 본 적 없는지라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어 봤고 좀 지루하기도 한 잔혹코미디였네요,도스토예스키 단편같기도 했습니다.명성에 비하면 그저그랬음. 소지섭의 찬란이 수입해 줘서 고맙네요. 서브스턴스 콘스탄틴 스탑 메이킹 센스에 이어 또 보는 찬란 수입작. 표값 15000원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남자 가슴에서 괴수 튀어 나오는 에일리언이 1979년에 나왔고 그 영화는 왕립 아카데미에서 순수 회화 전공한 리들리 스콧이 만들어서인지 예술적인 느낌이 지금도 살아 있는데 줄랍스키도 괴수물 만들만하죠. 폴란드 사람한테서 줄랍스키 얘기를 들은 게 있는데 성질더러운 인간이 만들 만한 영화. 포제션에 나온 모든 배우들이 범상치 않은 공기를 마시는 거 같았는데 그 공기를 만들어 낸 흑마술사인 듯.
찾아 보니 살의의 여름과 데들리 런은 포제션 이후 아자니 영화군요.
아자니야 워낙 시선을 끄는 화려한 존재기는 하지만 예상치 않게 샘 닐 연기가 더 눈에 들어 왔다는 게 포제션을 첫 눈하고 난 후의 제 감상입니다.
패틴슨이 추진한다는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캐스팅하면 삶을 모방하는 예술이란 말이 들어맞을 듯. 스튜어트가 유부남 감돜과 바람나 찐하게 ㅁ서로 더듬는 사진이 찍혀 동네방네 퍼지고 패틴슨은 리스 위더스푼 집에 틀어박혀 폐인되어 게임만 하고 스튜어트는 영화 제작자 아넬리 집으로 피신해 아무것도 안 먹고 담배만 빡빡 펴댄다는 일화때문에 그 이후 패틴슨이 뭘 해도 폼나고 귀티나 보이지가 않고 후줄근하고 구질구질한 보통 남자같음. 니 애인 바람났다를 온 몸으로 겪은 배우라 연기가 필요없을 듯 ㅋㅋㅋㅋ 불륜녀 다이애나 연기한 스튜어트도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올랐으니 패틴슨도 ㅋㅋㅋㅋ
등장 인물들 국적이 드러나지 않죠? 다들 영어로 말하고 있으니. 폴란드 감독이 서 베를린 배경으로 영어로 쓴 각본이니.
포제션 못지않게 감독이 주연 여배우를 몰아 갔던 혐오도 폴란드 감독 폴란스키가 런던에서 프랑스 배우 카드린느 드뇌브 데리고 영어로 찍은 것
이런 무국적 느낌이 영화 분위기에 영향을 줬을지도요. 히사이시 조도 외국에 있으면 긴장하게 되고 그게 작업물에도 반영이 된다고 했으니 낯선 도시에서 감독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쓴 각본을 갖고 역시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지도했으니 작업물에도 영향을 줬을 듯 합니다.
포제션은 동독 서독 구도에 높으신 분들 상대하는 샘 닐 장면 보니 스파이인 거 같고 스파이로 늘 지치고 편집증적인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아내 외도를 의심하게 된 상황에 처해 있는 샘 닐 모습에 외국인이자 이혼남인 줄랍스키 모습이 반영된 듯
아,근데 진짜 패틴슨은 디올 광고를 봐도 럭셔리해 보이지가 않고 그 가방 사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듦
샘 닐이 주연을 맡아 적그리스도를 연기했던 오멘3 제작들에게 닐을 제임스 메이슨이 추천함. 제임스 메이슨 아들도 제작자로 스티븐 소더버그의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 제작하고 제임스 스페이더 발탁.
유튜브에 제임스 메이슨 나온 five fingers 뜨길래 일단은 틀어 놨습니다.
분신이라는 화두에서
생각나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줄리앙 그린의 Si J'etais vous
분신,도플갱어를 쓴 하이스미스 전기에서도 비슷한 작가의 작품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이자벨 아자니는 신을 추구한 걸까요? 발레를 가르치면서 애가 울 정도로 몰아부치고 이런 걸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 여기에 있는 거라고 했죠.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신과의 합일을 추구한 게 아닌가 싶네요.믿음과 기회가 자매라는 독백도 그러하고요.
생각나서 다시 찾아 보니 퍼블릭 우먼은 불어로 대사가 쓰여짐
에일리언 얘기를 위에서 했는데 줄랍스키가 기거를 쓰고 싶어했지만 안 되고 대신 기거가 카를로 람발디 추천, 람발다는 포제션의 괴수 다음으로 E.T를 디자인.
Andrzej Zulawski looked through images of representations of the Golem, a creature of mythology that Gustave Meyrink wrote about in a novel. Various illustrations and movies had been made featuring this entity. I worked out that HR Giger had created a biomechanised painting of Hugo Steiner-Prag's illustration for the novel. When Zulawski went to see Alien, he realised that he wanted Giger to create a creature for him but he was unavailable and so Giger got them in touch with Carlo Rambaldi.
안나가 예수상 보던 장면은 지금 생각해 보니 안나도 다른 의미에서 성모 마리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믿음과 기회가 싸우다 믿음이 사라지고 기회밖에 남지 않으니 그 기회를 잡고 싶다는 말이 세상에 악을 불러들인 어머니가 되는 게 아니었나 싶네요.
초반에 샘 닐 직업이 분홍 양말 신은 사람 감시하는 거였는데 마지막에 분홍 양말이 나오는 거 보고 감시하는 자가 감시당한 거 아닌가 싶었음.
두 집 살림하는 안나의 모습은 분열을 시각화한 거 같았음. 배경인 갈라진 독일도 이런 분열을 상징하는 거 같고 분열,분신이 주된 화두인 듯
이 영화가 1981년에 나왔고 그 이전의 1970년 대에 오멘, God Told me to같은 오컬트 물이 나온 걸 생각해 보면 에일리언과 오컬트 혼종같은 게 이 영화임.
아내의 부정을 안 남편의 충격이라는 점에서 아이즈 와이드 셧과도 비슷. 그 영화 원작이 19세기 말 작가가 쓴 것이라 그런지 여기도 분신 개념이 있음. 큐브릭은 조용하게 사람을 오싹하게 하는 걸 선호해서 괴수나 바디 호러는 안 나옴.
예수상을 올려 보며 말이 아닌 신음만 내다가 지하터널에서 온 몸을 떨며 비명지르는 안나. 역사적 사건을 고찰한 올더스 헉슬리의 책에 기반한 악령들에서도 수녀들이 온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며 예수상에 어떤 짓을 하고 꼽추로 나오는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얼굴과 온 몸을 기괴하게 비틈. 줄랍스키의 퍼블릭 우먼에서도 발레리 키프리스키는 전라로 춤을 추고 샤만카에서도 여주가 발작하듯 몸을 계속 흔듦. 그리고 데이빗 린치의 사구에서도 베네 게세리트의 흐느적거림이 나옴.
터널 장면에서 줄랍스키가 이렇게 하라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게 아니라 아자니가 즉흥적으로 해낸 것. 고통이 심하면 말도 안 나오는 상태를 그냥 훌륭하게 해 냄. 자신도 중심을 잃어 가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역겹고 싫어 다 파괴해 버리고 싶어 그 괴물을 창조해 내기로 한 의지가 느껴짐.I admire its purity. A survivor... unclouded by conscience, remorse, or delusions .라는 에일리언의 대사처럼 파괴왕을 창조하는 게 싫지 않을지도.
이혼겪던 남자 감독이 내 아내는 괴물과 놀아난 x라는 심리 상태를 그린 드라마로만 보기에는 아까움, 아자니의 공인지는 모르지만 여자 캐릭터의 의지적인 면도 꽤 드러남. 생각할 거리가 여기저기 있음.
1976년에 나온 God Told me to 에서는 결말에 아예 남자지만 요니를 가진 구세주가 등장함. 파괴의 신이 새로운 구세자가 될 수도 그 이전의 노스페라투에서 아자니는 스스로를 희생해 사람들을 구했지만 그 희생을 망쳐버린 건 남자였음, 헤어조크가 비관주의자고 인간성에 기대가 없다는 생각이 들긴 했음. 포제션 결말은 이에 비하면 차라리 낙관적인 듯.
자신을 에워싼 오래된 세상의 인간관계,관습,종교.질서에 믿음(faith)을 잃은 안나는 괴물을 창조하는 것이 새 세상을 열 기회{chance)로 보는 듯. 냉전 시대 배경이기도 함.
적그리스도 탄생을 다룬 오멘 프리퀼에서 여주가 아자니 연기를 따라했다는 게 어떤 역주행밭음,
줄랍스키가 폭군이고 아자니를 학대한 것도 맞지만 아자니 본인도 수동적으로 당하기만 한 게 아니라 역을 창조해 내겠다는 의지와 결기가 느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