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고전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것.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 잡담입니다
- 올해 나왔죠. 런닝 타임은 1시간 32분. 스포일러... 같은 게... 음. 암튼 구체적인 스포일러는 없도록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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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계집애'라니! 과감하다고 해야 하나 제대로 레트로라고 해야 하나... ㅋㅋㅋ)
- 왠지 모르게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나이는 고등학생 밖에 되지 않은 하니와 나애리가 등장합니다. 하니는 트랙 경주에 흥미를 잃었는지 부 활동은 안 하고 밤마다 길거리에 나가 'S런'이라는 길거리 내기 달리기 이벤트를 하며 상금 타먹고 놀고 있구요. 나애리는 한국 최고의 청소년 단거리 선수가 되었지만 '나는 왜 달려야 하는가' 라는 고민을 시작해서 맘 고생 중이네요. 그러다 내내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자신을 앞서 달리는 하니의 잔상을 떠올리며 하니의 학교, 빛나리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요. 그래서 원작의 코치를 내버리고 홍두깨 선생을 만나게 된 나애리. 당연히 하니는 반발하고 둘이 박박대며 싸우는 가운데 나애리에게 버림 받은 유준태 코치는 주나비라는 신예를 데리고 나타나 승부를 겁니다. 내가 S런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이벤트를 열 테니 니들도 나와라. 그리고 패자는 선수권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거다! 우핫핫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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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비주얼을 잘 다듬은 새로운 그림체가 좋았습니다. 작화퀄도 준수한 편이에요. 특히 주역 캐릭터들 쪽으로는요.)
- 보시다시피 속편입니다. 하지만 많이 느슨한 속편이죠. 나애리와 하니는 동갑이 되었고 하니의 부모님은 아예 등장도 하지 않구요. 뭣보다 원작에선 단거리 선수 생명이 끊어져 마라톤으로 전환하는 게 되게 중요한 후반부 전개였잖아요. 이 영화의 하니는 그딴 거 없이 그냥 잘 달려요. ㅋㅋㅋ 그렇죠 뭐. 마라톤 애니메이션을 만들 순 없었을 테니까요. 그 외에도 달라진 점들이 많은데... 일단 그림체도 바뀌었지만 그래도 원작 디자인의 '느낌'을 잘 살려 변형해서 위화감은 없구요. 세월이 40년이나 흘렀다 보니 성우는 전면 교체 되었습니다. 원작이 주희, 장정진 같은 스타 성우들이 존재감을 뿜어내는 작품이었다 보니 아쉽긴 하지만 역시 뭐, 이 정도면 새 성우님들이 위화감 없이 잘 해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니 올드팬들이 크게 우려할 것 없이 즐길 조건은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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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빌런 캐릭터도 디자인은 그럴싸하게 잘 뽑았는데, 너무 '나는 빌런. 왜냐면 빌런이니까.' 라는 느낌이었던 건 좀 아쉬웠구요. 속편이 나온다면 기회가 주어질 듯 하지만 과연...)
- 90분 중 대략 시작부터 40여분 정도? 그러니까 거의 절반 정도가 허들입니다. ㅋㅋㅋ 이게 vod로 보다 보니 일시 정지 내지의 유혹을 이겨내느라 좀 힘들었네요. 문제는 뭐였냐면요. 이야기 전개나 전반적인 작품의 감성이 40년 전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더라구요. 하하;; 요즘 작품들에 익숙해진 감각으로는 너무 거칠고, 유치하고, 민망하면서, 아무 감흥 안 생기는 무언가들이 릴레이로 달리며 이야기를 끌고 가요. 의도한 레트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보긴 했지만 솔직히 그 중 상당수는 그냥 센스 부족으로 보여서 더욱 힘들었죠. 특히 그 양아치들이 체육관으로 쳐들어 오는 장면 같은 건 으아니 이런 걸 왜 넣어요... 라고 생각하며 슬프게 봤구요.
다행히도 그렇게 전반부를 넘기고 나면, 그러니까 이제 본격적인 메인 이벤트 모드로 들어가고 이야기가 진지해지면 이런 문제는 거의 사라집니다. 아마도 각본과 연출 맡으신 분들이 개그에는 영 소질이 없으셨던 게 아닐까. 이런 합리적 의심을 해 보구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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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이랬던 평소의 나애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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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그래서 펼쳐지는 후반부의 이야기는 대략 두 가지로 구성이 됩니다. 일단은 임팩트가 강해서 다들 메인 캐릭터로 기억하지만 사실은 걍 전반부만 맡고 흘러가는 빌런 역할이었던 나애리. 사람들 기억에 그냥 무진장 나쁘고 싸가지 없는 부잣집 재수탱이로만 남아 있던 나애리 캐릭터에게 서사를 부여해서 성장하는 인물. 하니와 마찬가지로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로 거듭나게 하는 과정이구요. 그 와중에 하니도 덤으로 원작에서의 숙원 하나를 풀고요. 다른 하나는 당연히 그 'S런'이라는 괴상한 대회를 통해 보여주는 달리기 액션입니다.
일단 가장 좋았던 건 그렇게 나애리 캐릭터의 수십 년 묵은 한(?)을 풀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ㅋㅋㅋ 안 그래도 예전부터 웹에 나애리 재평가 유머 짤 같은 게 보이고 그랬는데. 해석하기에 따라선 나애리가 (아니, 사실 뭐라 해도 나쁜 건 맞지만요) 그렇게까지 잔인무도한 악당 같은 건 아니었단 말이에요. ㅋㅋ 그래서 이 영화에선 나애리에게 뭔가 엘리트 체육의 폐해로 인한 희생자... 비슷한 속성을 부여하고선 하니랑 붙여서 서로 영향 주고 좋게 좋게 변화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게 참 뻔하고 건전하지만 그래도 적절하게 괜찮았습니다. 특히 레이스 마지막 장면에서 드디어 인성 & 멘탈 레벨업을 하는 장면은 적절한 연출과 어우러져서 살짝 감동적이기도 하고 그랬어요. 물론 하니와의 노골적이지만 수위 조절은 잘 된 커플링(...)도 괜찮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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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자리에선 밀려났지만 그래도 푸대접 없이 하니 드라마도 챙길 건 다 챙겨주는 센스.)
다음으로 그 S런이란 것은... 음... 솔직히 많이 깨긴 합니다. 현실 세계에 없는 종목, 이벤트를 넣어 버린 건데요. 뭐 그냥 전국체전 달리기 모습으로 요즘 세상에 빅재미를 주긴 어려웠을 거라는 판단은 이해하지만. 런닝 타임 관계로 설정 설명도 없이 '그냥 그런 거다!' 라고 보여져 버리니 황당한 겁니다. 하나 같이 초인처럼 달려 버려서 원작의 어둡고 칙칙하게 현실적인 톤을 기억하는 입장에선 더 난감하기도 하고. 뭣보다 '이게 왜 육상 카테고리인 건데' 라는 생각이 들죠. 야마카시로 휙휙 지름길 찾아가는 것부터 그렇고. 달리면서 부딪히고 다리 걸고 막 자동차 밟고 달리고 하는 것도... ㅋㅋㅋ
하지만 그런 부분은 그냥 익스큐즈하고 본다면 연출 자체는 잘 되어 있어서 재미가 없진 않았습니다. 인간의 달리기라기 보단 '사이버 포뮬러' 같은 데 나오는 레이싱 장면을 참고한 듯한 연출 때문에 종종 웃긴 했지만, 연출은 준수했어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클라이막스의 클라이막스 쯤 가면 연출도 상당히 뽕이 차오르도록 잘 되어 있었구요. 그래서 종합하면 '액션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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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스포츠 'S런' 입니다만. 관대한 마음으로 그러려니... 하고 보면 연출은 잘 된 편이라 나쁘지 않구요.)
- 이선희가 부른 오리지널 주제가 안 나옵니다. 편곡해서 남이 부른 버전으로 짧게 지나가긴 하는데 중요한 장면도 아니구요. 빛나리 중학교 응원가도 클라이막스 직전에 팬서비스처럼 살짝 지나가구요. 앞서 말 했듯이 하니의 부모는 아예 언급도 안 돼요. 아빠야 원래 무존재였다고 해도 새엄마는 나름 하니 인생 은인이었는데 말끔하게 삭제... 이런 식이라 팬서비스가 부족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조금 들지만, 또 다 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그보단 좀 더 덕후스럽게, 혹은 찐팬스럽게 팬서비스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의문의 초인기 캐릭터행을 당한 빌런 나애리를 아예 주인공을 삼아서 (그래서 제목에 '나쁜 계집에'가 '달려라 하니'보다 먼저 오는 거죠 ㅋㅋ) 매력적인 인물로 키워준 것부터가 그렇겠고. 그러면서 원작에서 명확하게 안 보여주고 넘어갔던 하니와 나애리 싸움의 끝을 훈훈하게 잘 풀어서 보여준 것도 그렇구요. 단독 주인공 자리에선 밀리긴 했지만 하니의 결말도 좋았습니다. 이거 보고서 유튜브로 원작 엔딩을 찾아 보니 이게 해피엔딩이긴 한데 뭔가 그 시절스럽게 처절한 해피엔딩이었단 말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통해 대충 부드럽게 즐겁게 살게 된 하니를 보는 게 괜찮았어요.
또 다 보고 나서 이것저것 찾아 보니 원작의 유명한 장면을 오마주식으로 슬쩍 현대 패치 넣어서 연출한 부분들도 있구요. 오히려 저 같은 라이트 팬(?)보다는 진짜 좋아했고 많이 봤고 구체적으로 잘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역시 리메이크든 후속작이든 고전에 새롭게 손을 대려면 일단 덕후들에게 맡겨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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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깨 선생은 새로 맡은 성우님께서 위화감 없이 열연을 펼쳐주셨으나... 캐릭터 역할과 비중이 그냥 개그 캐릭터가 되어 버려서 좀 아쉬웠네요. 짧은 극장판이라 주인공들에게 집중하느라 그랬겠거니... 했습니다.)
- 올해 개봉해서 또 화제를 모았던 '퇴마록' 극장판과 비교를 한다면 글쎄요... '퇴마록'을 보고 아 좀 더 흥행할 수 있었을 작품인데 아쉽다! 라는 생각을 했다면 요 작품은 솔직히 그냥 결과가 납득이 되고 그랬습니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애매한 구석들이 많았어요. 원작 팬들이 극장으로 오게 만들만한 이야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해서 원작 모르는 젊은이들이 보러 오게 만들만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덧붙여서 전반부의 레트로인지 그냥 못 만든 건지 헷갈리는 퀄리티도 아쉽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이었죠.
근데 그 전반부를 이겨내고(?) 끝까지 보면 그래도 옛날 생각도 나고 뽕도 조금 차오르면서 그냥 재미도 괜찮은. 꽤 훌륭한 마무리가 기다리고 있기에 결국 흥행이 망한 건 참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특히나 대놓고 속편을 내겠다는 장면이 엔딩 직후에 나와서 더더욱... ㅋㅋ 검색을 해 보니 이미 이야기는 다 구상을 해 놓은 모양이더라구요. 흑. 과연 이것도 '퇴마록'처럼 상황 변화가 가능할지.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원해 보구요.
그래서 나애리와 하니가 최신 예쁜 작화로 원작에서 못 이룬 화해와 우정을 엮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런 분들이 보시면 됩니다. ㅋㅋ 저는 처음엔 경악하며 보다가도 결국 마무리 부분에선 좋은 기분으로 잘 마무리했네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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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편에서 더 일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중인 주인공님들이십니다. ㅋㅋㅋ)
+ 동시다발적으로 온갖 국산 OTT에 다 올라왔습니다... 라고 적다 보니 쿠팡플레이엔 유료 결제 상품으로만 있네요. ㅋㅋ 왓챠 티빙 웨이브에 다 있어요.
++ ppl이 아주 격하게 나옵니다. 내내 계속 나온다기 보단 두 세 제품 & 기업 이름이 대놓고 대사로, 그것도 몇 번 반복해서 나오고 그래요. 하지만 불만은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라도 손익 분기 낮춰서 속편 만들 수 있게 된다면야!!!
요새는 19금 아니면 애니 별로 안보고 싶더라구요... 넘 착한 한국 애니는 더욱 더.... ㅋ
모두에게 먹힐만한 작품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며 봤기에 굳이 추천 드리진 않겠습니다! ㅋㅋ 그러고보면 저도 요즘엔 애니메이션을 덜 보고 살긴 하네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만...
앗! 이게 올라왔군요. 내년 1월초엔 '연의 편지'가 넷플에 올라온다고 하구요. '퇴마록'도 그렇고 최근에 은근히 국산 장편애니들이 많이 나왔는데 시도에 의미를 두고 박수를 쳐줘야했던 '원더풀 데이즈' 이런 시기에 비해 요즘에는 작화는 물론이고 정말 기본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 기나긴 시도와 노력의 기간이 헛되지 않았다 싶습니다.
'나쁜 계집애'라는 부제는 튀어보이려고 붙였나 싶었는데 역시 나애리를 작정해서 주인공으로 격상시켰군요. 제목을 볼 때마다 CL의 그 노래가 후렴구가 머리를 맴돌면서 아예 본편에 삽입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뻘생각도 하고 ㅋㅋ
제가 이거 원작 방영당시에는 철저히 본방사수를 할만큼 열혈시청자였는데 종영 후로는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관련글 한 번 검색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예 싹 잊고 살아서 포지션이 애매하네요. 그래도 써주신 대로라면 아쉬운 부분들을 감안하고도 충분히 즐기면서 감동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줄거리는 다시 찾아서 읽어보긴 해야겠네요.

하니 새엄마가 빠졌다니 아쉬운데 홍두깨 비중도 줄어들었다니 설마 이 분도 비중이 쩌리가 되신건지 나오긴 하시는건지 궁금해집니다. 저는 이상하게 이 커플 스토리가 제일 재밌었어요. ㅋㅋ
봤는데요... 초반만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초반에 나애리 전학와서 교장실 씬 까지는 일부러 그시절 스타일 유머로 향수 돋으라고 그러는건가? 싶었는데 그게 그냥 이 작품의 스타일이었더군요! 보면서 눈돌리고 귀막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어요.
뭐 원작부터가 그런 오그라들면서도 재밌게 보는 맛이었지만 2025년에 보는 건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왜 S-Run인가 그런 컨셉을 잡았는지 마지막까지 납득이 안되니까 몰입도 안되고 어렵더군요 하하;; 그 홍대였나 하니랑 나애리 둘이 연습하는 장면을 두고 듀나님 트윗 감상 타래에서 "홍두깨 미쳤나요?" 뭐 이렇게 써놓은 거 보고 ㅋㅋㅋ
그나마 맘에 든 건 나애리 캐릭터 작화? 그리고 새 성우분들이 원작 성우분들 목소리 흉내내시느라 참 고생하셨겠구나 싶었던 정도일까요...
아앗... 그러셨군요. ㅋㅋㅋㅋㅋ 근데 이해 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S런이야 뭐 '액션'을 추가해야 요즘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그랬을 거고 그 고민은 이해합니다만, 그러면서 많이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흘러간 것도 난감한 부분이긴 했습니다. 원작의 하니는 정말로 그냥 달리기만 했으니까요. ㅋㅋ 이야기도 가만 생각해 보면 그 시절 기준 많이 현실적이었구요. 하니가 지나치게 잘 뛰었던 것만 빼면... 하하;
잘 읽었습니다. 저는 케데헌보다 이 쪽을 더 높이 치고 싶지만 세상 민심은 그렇지 못해서 좀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허허허 :DAIN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