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새 게시판이군요. 운동화를 신고 날아보자 폴짝, 그런 노래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이런, 주로 글을 (거의 안쓰고) 읽기만 하는 편이라 잡담을 늘어놓는것도 다분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잠깐 잊었더랬습니다. 지난 게시판을 죽 흝어보다보니 참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는군요. 흥미있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1.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애니화때문에 성이 다른 일란성 쌍둥이 얘기가 나왔네요. David Lodge의 소설 Small World에 등장하는 비행기회사 중역이 하는 얘기가: 문학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딸이 가져다 준 책 중에 성이 다른 일란성 쌍둥이가 주인공인 책이 있었는데, 자기는 더 이상 그 책을 읽을 참을성이 없었다고. 문제의 그 책은 셰익스피어 작이었던가.. 셰익스피어의 권위에 기대자는게 아니라, 창작이라는 범위 안에서 조금쯤은 용서해줘도 될 일이 아닐까요. 어쩌면 몬스터의 무대는 패러렐 월드! 성이 다른 일란성 쌍둥이가 존재하는 다른 지구라는 행성이라든가...
2. 불어와 독어 얘기에 잠깐 기웃거려봅니다; 독어는 한마디도 못하고 영/불어는 어느정도 접하는 상태인데요, 영어는 학교댕길적에 배웠고 불어는 한 일년 남짓 배웠어요. 전반적으로 영어와 불어는 단어만 영어식/불어식으로 바꿔서 발음하면 통하는 말도 있지만 표현들이 워낙에 다양하다보니 (특히, 불어 속어는 아주 귀여운 구석이 있어요..앗, 이것도 편애인가. 이를테면 j'ai mon cul entre deux chiases, 의자 두 개 사이에 엉덩이를 걸쳐놓고 있어 = 두 가지 중 결정을 못하겠다) 세계 자체가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는? 스페인어. ;
2-1. 제가 접했던 언어 중 외울게 제일 많았던 (동사/명사변화가 가장 화려하고도 변화무쌍했던) 언어는 단연코 산스크리트어입니다. 명사(남성/여성/중성(;;)), 동사(9격변화)... 둘이 만나 합체하면, 두두둥... 두손두발 다 들었어요. 라틴어랑 희랍어는 그나마 덜 끔찍했지만 (상대적으로 말입니다, 상대적으로.) 그래도 선택해야 한다면 수학 공식을 다시 외우는 편을 택하렵니다. 흠, 하지만, 저는 역시 덜 된 인간입니다. 인간의 본성 상 후까시라도 좀 잡으려면 역시 외국어가 있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3. 오랜만에 Velvet Goldmine을 다시 봤습니다. 몸이 다 떨리더군요. 이건 야오이 만화를 보는 여학생의 심리와는 다른거라고 혼자서 주장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통할것도 같은데요. 크리스쳔 베일이 제일 촌스럽게 나온 영화라는 점만 빼면 버릴게 없어요. (......죄송합니다) 혼자서 캐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 제스쳐를 비교해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플라시보가 나왔던거였나요? 정말이라면, 지금까지 몰랐던 이 막눈을 어떻게 용서할까.
4. 참 영양가없는 얘기만 주렁주렁 늘어놓았군요. 그래도 새 게시판 기념이라 치고 봐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