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치토론이나 기자회견 같은 걸 텔레비전으로 잘 안 보는 편이거든요. 그냥
보기가 힘들어요. 이유도 없이 민망하고 낯 뜨겁달까. 그런 사람들의 의견은
인터넷이나 신문과 같은 문자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는 게 저에겐 더 편
합니다. 그 결과 전 정치인과 같은 사람들의 이미지를 대부분 중간 통로를 거
쳐 익히게 되지요. 바로 코미디언들의 패러디 말이에요. 대표적인 예로 누군가
가 김대중의 성대모사를 한다면, 전 원본과 비교하며 웃는 대신 그 성대모사
를 1차 원본으로 일단 받아들이고 그걸 통해 김대중의 원래 말투를 유추하게
됩니다. 물론 김대중은 아주 노골적인 예입니다. 그 정도로 제가 무관심하지는
않아요.
사실 대부분의 성대모사나 흉내들은 저에게 다 비슷비슷합니다. 전도연 성대모
사는 유명하지만 전 원본은 접해본 적 없습니다. 제가 아는 영화 속의 전도연
은 전도연 성대모사처럼 말하지 않으니까 말이에요. 언젠가 모 프로그램에 나
와서 직접 '전도연 성대모사'를 했을 때를 제외하면요 (들으면서 꽤 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겨울 연가]도, [천국의 계단]도 안봤으니 최지우의 혀짧은
발음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몰라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제가 원빈의 대사를
비교적 편하게 받아들였던 것도 그 사람의 이전 시리즈를 통해 말투를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