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랑 낮에는 놀이 공원에서 놀다 왔고, 저녁에는 국립극장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보았습니다.
낮에는 더워서 헉헉거리다가 밤에는 추워서 부들부들 떨었으니 아무래도 감기는 확정인 것 같습니다.
놀이 공원에서 느낀 것은 '아, 이제는 늙었구나.'였습니다. 예전엔 그렇게 가뿐하게 타던 바이킹을 타고 난 후 어지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것도 한가운데 앉았었는데 말이예요.
그리고 월드컵인가 뭔가 하는 수직으로 된 원판에서 이리저리 도는 걸 타고 난 후에는 토하고 싶더군요.
하긴 10대로 보이는 여자아이도 내린 후 첫 발을 내딛고 조금 토한 후, 다시 세 걸음 걷고 다 토해 버리더군요.
그 후에는 아무 것도 타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한 건가.
한여름밤의 꿈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배경을 한국으로 바꿔서 요정은 도깨비가 되고, 음악도 다 국악으로 바꿨더군요. 의상도 한복을 변형한 거였구요.
음악이 꽤 좋았습니다. 타악기를 중심으로 연주했는데 무대 옆 쪽에는 음악만 담당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뒤쪽에서는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악기를 다루더군요.
배우들의 연기는 사람들보다는 도깨비들이 훨씬 자연스럽고 좋았습다. 사람들도 코미디를 할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진지한 부분을 연기할 때는 좀 어색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배우들의 신체 표현 능력이었습니다. 한 손 짚고 재주 넘기, 앉아 있는 관객 뛰어 넘기, 서 있는 사람에게 거꾸로 매달리기, 그리고 사람을 매달고 춤추기 등등 어떻게 저렇게 움직일 수 있을까 놀라웠어요.
다만 너무 추운데다가, 무대 앞 쪽에 피워 놓은 화톳불 때문에 목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서 처음에는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출입구 옆에 앉았더니 사람들도 끊임없이 들락거리고.
국립극장에서 하는 셰익스피어 난장을 보러 가실 분들은 옷 든든하게 입고 가세요. 5월이라도 저녁에는 굉장히 춥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