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청와대에서 성한모(송강호)가 낙안이 뺨을 때리는 순간의 송강호 표정을 주
목해보시길. 순간적으로 스치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마치 연기가 아닌것 같네요. 송강호라는 연기자는 복
합적인 감정을 표정으로 훌륭하게 투영하는 것 같습니다.
2. 20살의 낙안이는 대사가 한 마디도 없습니다. 무슨 의도가 있을까요?
3. 마지막 장면의 아버지와 아들이 자전거를 타고가는 모습은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이를테
면 왈츠 같은 것.
4. 갑갑한 그 시대 현실의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건 혀 짧은 고문 기술자나, 크리스마스 전등이 아니라
낙안이의 천진난만한 나레이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답
니다." 라고 가볍게 말하고 있으니 모든 상황이 이야기책 같아지더군요.
5. 낙안이란 캐릭터도 좀 희한하죠. 극 중 인물이긴 하지만 반쯤은 실제로 나레이터 같기도 합니다. 이야
기에 완전히 발을 담그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다리가 풀려버렸는데 그렇게 무심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부모가 일으키려 노력하며 오열할 때 걔 표정 보세요. 지하실에서는 공포에 질릴법도 한데
전혀 그렇질 않고요.
6. 나레이터... 하니 정보부장역을 했던 박용수씨가 떠오르는군요. 10년전만 해도 뮤지컬 무대에서 카리스
마 발산하며 연기했었는데. 그 때 나레이터를 맡았었죠. 극에 절반은 발을 담근 나레이터. 지금은 그냥 중
년 같은 모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