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 워터스가 브라이튼 축제 행사에 참여 한다는 걸 또 뒤늦게 알았지 뭡니까. 요번 토요일에 1시간 정도 자기 책에 대해서 사회자와 이야기하고 질문도 받는다는데, 7파운드만 내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브라이튼까지 가는 것도 불사하려고 마음먹고 방금 표를 사려고 전화했더니 매진이란 매정한 대답만 돌아옵니다. 흑흑 두번째로 간발의 차이로 놓쳤어요. 작년엔 책 사인회, 올해는 책 토론회..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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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축제에 지넷 윈터슨도 22일날 온답니다. 자기가 새로 낸 책을 홍보하러 꽤 여기저기 얼굴을 내미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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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날씨 좋은 6월에 가디언에서 주관하는 Hay Festival 이란 게 있습니다. 책 축제에요. 올해는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네요. 웨일즈의
Hay-on-wye란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 축제에는 유명한 작가들도 초대되어 오고, 음악 연극 토론 등 각종 행사가 있다고 해요. 지넷 윈터슨은 여기도 등장하신다고 합니다.
공식 웹사이트 에 가서 프로그램을 뒤져보셔도 되고,
여기를 누르시면 트레일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작은 마을은 인구가 1,300명 정도인데 서점이 39개나 있는 책마을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한 30년전 쯤에 자기가 이 마을의 왕이라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대관식도 한 한 리차드 부스란 괴짜 아저씨가 이 작고 예쁜 마켓 타운에다 서점으로 가득찬 책마을을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엄청난 관광객을 매년 끌어들이고 있지요. 게다 여름이면 이렇게 축제도 하구요.
제가 이렇게 줄줄이 쓰는 이유는 너무나 가고 싶은데 못 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안되요...언젠가 가고야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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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일린 우어노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자니까 이 사람의 일생은 미국의 바닥이란 바닥은 전부 드러내더군요. 미국 시스템의 결점, 치부를 한 사람에게 집약한 결정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슬픈 이야기를 다룬 건조한 다큐멘타리이지만 중간 중간에 너무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어요. 돈이 없으니까 제대로 재판도 못 받더군요. (다음부터는 이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영화 '몬스터'의 스포일러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일린이 아주 어려서부터 당한 폭력은 재판정에서 머뭇거리는 평범해 보이는 아저씨들의 입을 통해 덤덤히 전해집니다. 주변 사람들도 아무도 이 여자가 어렸을 때 도와주지 않았더군요. 이사람이 연쇄 살인범이 되었다니까 '그 때 좀 잘해줄걸' 했다지만 실제로 아무도 옷가지 하나 던져주지 않았고 외려 성적 착취를 했었나봅니다.
이미 9살 무렵엔 동네 천민, 아버지 오빠를 포함한 주변 남자들이 마구 성적으로 착취한 모양이더군요. 가족도 동네도 국가도 아무도 돌보지 않아서 13살짜리가 임신하고 아이 낳자마자 입양보내고는 집에서 쫓겨나 2년을 자기가 살던 동네 부근 숲에서 살았답니다. 물론 성매매로 연명하면서 가끔 운이 좋아 호텔에라도 따라가게 되면 거기서 목욕을 하거나 따뜻하게 잤다고 합니다. 미시간의 겨울이 매섭게 추웠는지 40이 넘어서도 동상의 흔적이 남아있더군요. 그러다 16살이 되면서 히치하이킹해서 따뜻한 마이애미로 갔다고 해요.
기본적인 사회보장도 안 되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헛점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어린 여자애는 그렇게 생존했다고 합니다.
맨 처음 살인도 잔인한 성폭력 전과가 있는 남자였는데, 히치 하이킹 하면서 몸을 파는 아일린을 픽업한 다음 심하게 고문했다고 해요. 그래서 정당방위로 쏘아 죽였다고 했는데 배심원들이 안 받아들였지요. 첫 재판에선 아주 자세하게 그 고문을 묘사하던 여자가 12년 만에 재심에선 아예 죽기로 작정을 했는지 자기가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못 나갈거, 빨리 죽기나 하자...뭐 그렇게 작심한 사람같았어요. 자기에게 유리한 증인을 불러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둥, 돌려보내라는 둥, 자기 재판을 자기가 사보타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정도 고생하고 맛이 간 사람이면 웬만하면 병원으로 보내지..강박증에 현실과 환상을 구분 못하고 말도 감정도 오락가락, 혼란스러운 것 같더라구요. 고티카같은 대사, '누군가 나를 늘 지켜보면서 감시하고 내 뇌가 전자파로 망가졌다...내가 하는 말은 다들 무시한다'..'이런 사람이 사형선고를 받은채로 감옥에서 12년을 살았으니 죽고 싶어할만 하겠더군요.
브룸필드는 그저 덤덤하게 이 문제 많은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영화판권으로 이득보려는 전 애인과 경찰관, 아일린의 사형집행을 선거에 써먹으려는 젭 부시 주지사, 수상쩍고 무능한 변호사 등 웃지 못할 희비극을 보여줍니다.
감상적이 되려고 해야 절대 그럴 수 없는 건조하고 차분한 다큐멘터리인데도, 생각하면 할 수록 가슴이 아프네요.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얘기를 횡설수설 하다 브룸필드가 중간에 끊고 질문이라고 할라치면 막 화를 내더군요. 자기가 말하다 말고 갑자기 열받아서 눈을 희번덕 거리면서 욕을 해대기도 하구요. 죄수복 입고 수갑차고 앉아서 사형 날짜 받아놓고는 자기가 부모만 잘 만났으면 1등 미국 시민이 되었을 거라고, 고고학자도 되고, 선교사도 되고, 이것 저것 다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영화가 비록 사실에 바탕을 둔 허구라 할지라도 세밀한 감정이라든가 인물의 내면을 더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관여하기가 더 쉬울 거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