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마다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 다를테니 가장 공포스러웠던 소설도 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도 무서웠지만, 제 경우 읽으면서 가장 근원적인 공포를 느낀 소설은 이겁니다.
유년기의 끝
결말 부분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정말 괴롭게 읽었습니다.
스스로를 많이 사랑하는 편이고, 나 자신이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저에게 그런 식의 변화는 정말 공포스러웠어요. 개개인이 더 이상 개인이 아니라니.
이런 게 성장이라면 절대로 성장하고 싶지 않다, 그냥 철 모르는 유년기의 지구인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요즘 반복되는 인간의 어리석고 무의미한 행동을 보면서 인류에게는 지금 저런 성장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듭니다.
전 전쟁이 인간이 하는 행위 중에서 가장 무의미하고 가장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해요.
인류은 이미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해 볼 만큼 해 봤고, 그 후과도 겪을 만큼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아니면 경제 논리에, 옳은 것은 우리라는 생각에 모두 잊었거나.
다시 태어난다면 인간이 아닌 돌고래로 태어나고 싶어요.
아마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영향일 겁니다.
영화도 소설도 못 보겠지만, 돌고래에게는 뭐 돌고래만의 문화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