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제 사고범위를 홱 뒤집어 펼쳐버린 사람이죠...해리스 박사는. 그 양반의 책들을 보면서 '문화인류학'이라는 학문을 알게됐습니다.
<문화의 수수께끼>를 읽으면서 어린시절 부터 저를 괴롭혔던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해답을 얻어 정말 기뻤던 기억이 새롭네요. '근세유럽의 마녀사냥'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논제였는데, 어쨌든 그거 처음 읽을땐 정말 세상 뒤집히는 것 같더군요. 수백년동안 멀쩡한 사람 수십만명을 살해한 교회의 광증과 성경 밖 역사속의 예수의 모습을 처음으로 봤거든요. 기독교가 정말 위험한 종교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때부터 였구요. 근데 웃긴건 이거 번역하신 분이 교회 목사라는 거죠. ^^;;
저 말고도 제 동생도 해리스 교수의 팬인데, (물론 이 양반 책을 동생에게 소개한 건 접니다.^^) 덕분에 제 동생은 졸업논문을 '마녀사냥'에 대한 것으로 썼죠. 그리고 최근엔 예수에 관한 해리스 박사의 의견은 미디어 몹에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대한 영화기사의 기조가 되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이 양반의 의견에 제가 다 동조하고 있는건 아닙니다. 여성문제에 관한 한 그 양반 의견을 따르기는 좀 그렇고, 특히나 현대인의 비만에 대한 이 양반 의견은 너무 단순하고 상아틱해서 한참을 웃었답니다. "상류층보다 중하층에서 비만률이 특히 높은 이유는, 이 계층의 사람들이 영양과 건강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접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라니요, 세상에 이 아저씨는 육체노동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군. 하고 생각했답니다. 상류층이 주로 하는 정신노동보다 중하층민이 주로 하는 육체노동은 '밥'이 필수인 직업들입니다. 괜히 새참에 야참이란게 있겠어요. 저도 학교 다닐때 학점 따려고 몇 번씩 발굴장에 들어가 몇 일씩 삽질을 했는데, 정말 너무 힘들어서 먹는걸로 버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요...세상에 그렇게 막노동을 하고도 살만 몇 키로 쪘죠. 저만 그랬냐구요, 당근 아니죠! 저희과 선배, 동기, 후배 할 것 없이 발굴장에만 갔다오면 살이 몇 키로씩 쪄서 나왔어요. 선배언니 하나는 무려 10키로나 늘었죠...--;;
재수할때 였나...교과서만 읽는게 하도 답답해서 자습시간에 <식인과 제왕>을 읽었던 적이 있었죠. 시험 앞두고 뭔 짓이냐는 친구를 눈총을 받았었는데, 몇 일후에 본 모의고사 언어영역에 떡하니 이 책의 일부가 시험문제로 출제됐지 뭡니까! ^^ 어찌나 반갑던지...
제 생각에는 해리스 박사 말고도 문화인류학을 가장 대중적으로 풀어먹은 사람은 '마이클 크리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과학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 양반은 학부때 문화인류학을 전공했고, 그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설정된 케릭터나 사건들이 무슨 문화인류학적 해석 모델들처럼 꾸며져 있다는 인상을 받거든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의사든 과학자든, 일본이나 미국이라는 나라든 어떤 문제점과 그 일들이 어떤 배경을 통해 이뤄졌고 어떤 상황하에서 통제받으면서 굴러간다...뭐 이런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최근의 ER 시리즈는 더 그런 경향이 강한 듯 하고.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비단 병원이라는 곳만이 아니라 현대 미국이라는 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이 무슨 전방위적으로, 마치 해부라도 된 것 처럼 보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