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고양이들이 이산가족이 되었죠. 그놈의 중력이 뭔지. 아직 아기 세 마리들은 제 창밖 베란다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밑에 있는 고양이들은 무시무시한 야생세계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고 있죠. 이렇게 쓰고 나니 저희집 뜰이 정글처럼 무섭게 들리는군요.
아직 밑의 두 마리들이 마당 어딘가에 있는 건 분명해요. 가끔 냥냥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가끔 뜰 안에서 노는 게 보이거든요. 채소밭에서 냐옹이 응아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애들 짓이 분명해요. 근처 큰 고양이들은 이런 데 비교적 조심하는 편이니까요. 요새 위층에 엄마가 잘 안올라오는데, 아마 밑의 아이들한테 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지하실 창 옆일 수도 있고, 옛날 쓰레기통 자리일 수도 있고, 부엌 옆일 수도 있고, 옛날 닭장 자리일 수도 있고, 생각해보니 숨을 곳이 꽤 많군요.
물론 녀석들은 위층에 있는 애들처럼 호강은 못하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도둑 괭이(정치적으로 공정한 표현으로는 길고양이) 주제에 위층 애들만큼 호강하기가 쉽나요? 비바람 막아주는 넓은 지붕 있지, 밝지, 장난감 많지, 숨을 곳 많지, 매일 마음 약한 방주인이 사료주지, 그러면서 애완동물 의무 서비스는 안해도 되지. 갑자기 그런 호강에서 벗어났으니 밑의 애들은 얼마나 당황했겠어요. 그래도 두 마리가 떨어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한 마리만이었다면 외롭기까지 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