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hoon님 이런 글은 가급적 안 퍼다오셨으면 하네요...
저 아래에도 kayhoon님이 퍼오신 민노당의 동성애 논쟁에 관한 글이 있는데, 또 굳이 이런 글을 퍼오시는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민노당이 무슨 획일적인 동색(同色)의 비밀 전위조직도 아니고, 다양한 대중들이 모여서 구성된 대중정당에 불과합니다.
동성애에 무조건 호의적인 사람들만이 모이라는 법도 없고, 낙태에 무조건 찬성하는 사람들만이 모여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좌파 사회주의자들만이 모인 정당도 아니고, 순수한 민족주의자들도 섞여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저만 하더라도 동성애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만, 개인적인 종교가치관으로 인해 낙태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종교적 가치관으로는 동성애에 대해 관용할 수 있어도 낙태에 대해서까지는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민노당이 낙태를 합법화하거나 장려하는 정책을 취한다면 저는 그 정책에 한해서는 분명히 반대할 거예요.
결국, 진보라는 획일성의 틀안에 모든 사람을 다 끌여맞출 수가 없습니다.
지금 현재 존재하고 있는 위치가 같더라도 그 출발은 사람들마다 제각기 서로 다른 동기와 문제의식과 문화적전통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한강물이 설악산에서만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에서도 오대산에서도 흘러나온 물이 서로 섞여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 아래 민노당 내부의 동성애 논쟁글에서 소위 민족자주파측 후보의 동성애 인식관이 집중 성토대상이 되었는데, 저역시도 그 후보의 동성애 인식관에 대해 무척이나 한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후보나 그 후보를 내세운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치적 문제의식과 그들이 일관되게 비판하는 현실모순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쉽게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늘 주장하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식민지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서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대한민국사람이라면 그 누가 그 명제에 대해 쉽게 부인할 수 있을까요?
한국이 배제된 53년 휴전체제가 계속되고 있고, 전시작전권이 엄연히 미국에게 있는 상황에서는 그들이 우리의 가슴에 정면으로 던지는 그 질문에 대해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소위 민족자주파라는 혹은 주사파라는 그들의 순수한 문제의식이 실제 현실에서는 이 세상의 무수한 여러 다양한 주제와 대화와 언어를 억압하고 말살하는 초(超)민족주의(hyper-nationalism)로 귀결되어서 주사파의 희극과 북조선의 비극이 닮은 꼴 쌍생아로 발생하는 웃지못할 결과를 빚어내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문제의식이나, 적어도 그들의 문제의식을 탄생하게 한 현실의 민족적 모순에 대해서는
쉽게 눈감아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그들의 행태와 의식세계와 정치적 상상력이 촌스럽고 구태의연하다할지라도, 그것은 실제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자체가 여전히 53년 휴전회담 반대운동을 하던 자유당시절만큼이나 촌스럽고 진부한 면이 아직도 2004년의 대한민국에 남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남주 시인이 그랬던가요?
하늘이 아무리 파랗고 맑아도 식민지 하늘은 식민지 하늘일뿐이라고...
강남 청담동의 그 세련된 매트로폴리탄적 퓨전 레스토랑 - 뉴욕과 파리의 동시대성을 같이 호흡하는- 의 창가에서 보는 하늘이나, 농산물개방으로 황량하게 변한 전라도 산골 농촌의 슬레이트 지붕의 빈 농가에서 바라보는 하늘이나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동성애운동가들에게 동성애문제가 바로 절박한 현실이 되겠지만, 미군기지앞에서 맨날 전경들과 엎치락 뒷치락하는 그들에게는 미국이나 남북문제가 절박한 현실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단지 그들이 촌스럽고 낡아빠진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세련된(?) 우리가 쉽게 비웃어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들 나름대로의 존재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식론적 포용이 전혀 없는 삶과 시대를 일평생 살아온 그들이라고 할지라도 존재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튼,,, 동성애 논쟁 하나를 가지고 민노당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자체가 황당하거나 매우 편파적인 일인 것입니다.
더구나, 최고위원 후보 한사람의 의견을 가지고 민노당의 구성원 전부를 함부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런 논쟁이 발생하는 것자체가 차라리 긍정적인 것이지요.
물론, 그 논쟁의 수준자체는 제가 보더라도 무슨 대학 1학년생들의 세미나 토론처럼 원론적(?)이고, 그래서 당의 현실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공리공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이런 논쟁자체가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kayhoon님이 어떤 의도로 계속 이런 글을 퍼오시는 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논쟁을 바라보는 제3자들이 늘 빠지기 쉬운 무의미한 양비론의 함정을 경계하셨으면 합니다.
' 그럴 줄 알았어, 다 똑같아' 라고 말하기는 쉬워도, 정작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찾아야만 할때 그 다른 것이 존재하지 않는 낭패감은 앞으로는 없어야 하겠죠.
그리고, kayhoon님이 이런 글을 안 퍼오셨으면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저밑에 악플을 단 악플러의 출현을 경계하기 위해서입니다.
게시판을 회원제로 바꾸고 나서는 악플러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알았는데, 이런 정치적인 논쟁이 될만한 글에는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