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신고를 해야할 내 싸이월드 홈피에 정말
뜻밖의 방문자가 있었다.
-난 싸이 애용자가 아니다.-
방명록을 보다보니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던
고등학교 동창이 자기 연락처를 남긴 것이다.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꽤 친했었다.
5명이서 정말 놀랍도록 가깝다는 기분으로 지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날 이 친구는 온다간다 말도 없이
모든 연락이 다 끊긴 것이다.
우리는 어리둥절, 그리고는 이 무심함에 분노하면서
이 친구는 어느덧 우리 뇌리에서 거의 잊혀져 갔다.
그런데 거의 10여년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
왜 나를 찾았는지, 하긴 사람이란 문득 과거를 돌아보면서
그리워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충동적으로 연락하고
싶을 때가 있고. 싸이에는 워낙 사람들이 많으니까
혹시나 하고 내 이름을 검색했던걸까.
나는 그리 흔치 않은 이름이기 때문에, 그리고 글 내용을
보면서 나라는 생각이 들었겠지.
그러나 온다간다 말없이 연락을 끊었다가 이제와서
보고싶다는 말을 들으니 왠지 짜증이 나고, 의심까지
(혹시 얘가 소위 네트워크 마케팅, 피라미드같은거 하나
싶어지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한테 내가 하도 여러번 데여봐서
말이다. 솔직히 거의 경기를 일으킨다.)
그러면서도 그 말을 씹어버리자니 마음에 걸렸다.
문자로 니 멜주소 알려달라고 했다.
내가 좀더 어렸더라면 무턱대고 반가웠을 텐데
이제 세월이 가니 얘가 물건팔려고 나한테 연락하나
이런 생각이 들고 이런 내 자신이 놀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