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잡담,

  • sena
  •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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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를 봤는데... 저랑 같이 보러 갔던 사람들은 죄다 160분 동안 너무 웃겨서 자지러지다가 나왔습니다. 나중에는 너무 웃어서 머리가 다 아프더군요. 웃길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에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우선 브래드 피트가 [가을의 전설]의 브래드 피트였다는게 주요했어요. 워낙 이 사람이 이렇게 폼 잡고 나오면 웃긴다는 걸 고려했었어야 했는데, 피트의 아킬레스가 검을 들 때마다 어찌나 웃기던지...

영화는 여러가지 사건이 자꾸만 자꾸만 펼쳐지지만 정말 말 그대로 펼쳐지기만 하지 관객을 사로잡는 극적 클라이맥스도 부족하고, 대규모 전투씬도 지루하기만 했어요. 전체적으로 포인트가 없다는게 제일 큰 문제점인 것 같아요. 신이 없는 세계에서 욕망에 몸을 맡기며 치고 받고 싸우는 영웅들의 얘기를 그려내고 싶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냥 장황하기만 하고. 대규모 전투씬은 요즘 조지 루카스랑 똑같은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수많은 점들이 나온다고 언제까지 관객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마냥 좋아할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스펙터클한 씬은 관객이 그 상황에 감정적으로 반응해야 정말 먹히는건데 말이에요. 일대 일 전투씬들이 훨씬 좋더군요.

캐릭터는 시종일관 믿음직스러웠던 헥토르가 제일 좋았고, 제 주위 사람들이 다 불평하는 것 같았던 올랜도 블룸의 파리스도 좋았어요. 심지어 올랜도 블룸 팬 애 하나는 블룸의 파리스를 변호?까지 하고 있었던 차라, 도대체 어떻길래 하는 중이었거든요. 올랜도 블룸 캐릭터가 [블랙 호크 다운]에서처럼 젊고, 어리석고, 그러다 사고치면 남들이 수습해야 하는 사고뭉치로 나오는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다이앤 크루거의 헬렌은 트레일러에서 파리스와 함께 있는 것만 봤을때는 너무 고모 같은 느낌이라 별로였는데, 막상 영화 안에서는 나쁘지 않더군요. 볼프강 페터슨이 헬렌을 [벤허]의 예수 마냥 처리하고 싶어했다는데, 이 의도 하나만 봐서는 좀 덜 장황한 영화가 나왔을 것도 같지만, 알 수 없는 일이죠.

그리고... 요즘 본 영화 중에서 팝콘을 이렇게 부르는 영화가 없었어요. 일행 중 하나가 팝콘을 먹고 싶다고 해서 사긴 했지만 영화 시작전에는 별로 당기지 않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손에 한 웅큼씩 쥐고 먹고 있더라고요.

그건 그렇고, 헥토르와 안드로마케가 둘 다 검은 눈인데 파란 눈의 아이가 나올 수도 있나요? 아이가 나올때마다 저게 가능한가... 파란 눈 쪽이 열성 아니었나... 헥토르가 배신당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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