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 제제벨
  •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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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3년쯤 전인가.. 구로공단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중이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형과 점심을 먹는데 그형 국에서 작은 새끼 바퀴벌레가 나왔다. 그 형 먹던 거 뱉고, 그날 점심식사는 그걸로 쫑이었다. 그런데 물론 태어나서 단 한번도 바퀴벌레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것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세균걱정 하지 않도록 잘 끓이거나 굽거나 하고... 왜 남벌에 보면 오혜성이 단백질 보충용으로 벌레잡아먹는 것도 나오는데. 하긴 누가 나보고 먼저 먹어보라할까 무서워;;;

2. 아직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물건너 바퀴벌레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본 바퀴벌레 중 최강을 꼽으라면 경남 해안 지방에서 서식하던 애들. 거기 바퀴벌레들은 진짜 날아다녔다. 크기도 반뼘 정도는 넘어보여서 손으로 때려잡는건 엄두도 못내고, 슬리퍼 신고 꾹 밟았는데 한 번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요새 유행한다는 미국 바퀴벌레들이 걔들?

3. 여기서 산지 햇수로 따지면 17, 18년쯤 된다. 지금 서식하는건 누님네 집에서 묻어온 작은 개미들과 어디서 들어오는지 모를 모기들. 바퀴벌레는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없었던 건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중요한 것은 분리수거 실시하면서 아파트 내부에 설치되어 있던 쓰레기장이 없어졌다는 것과 컴배트니 뭐니 하는 것들 계속 나눠주면서 지속적으로 바퀴벌레를 잡았다는 것 같다.

4. 아주 어렸을 때는 바퀴벌레는 없지만 쥐가 활개치는 동네에서 살았다. 옆집 아주머니가 쥐꼬리 잡고 빙빙 돌렸다 패대기치는 것도 봤다. 초등학교 시절 다른 동네로 이사갔을 때는 반대로 쥐는 없지만 바퀴벌레가 엄청 많았다. 새벽에 설핏 잠에서 깨어 불을 딱 켜면, 사방에 우글거리던 바퀴벌레들이 놀라서 딱 멈췄다 일제히 사방으로 확 튀어 달아난다(데이비드 조지 고든의 <바퀴벌레>에 보면 '바퀴벌레에 감염된 집'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가관이다.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자연히 바퀴벌레 손으로 때려잡기는 우습게 여길 정도가 되었다. 글쎄... 지금이라면 힘들 것 같은데... 여하튼 십수년간 바퀴벌레를 잡아본 경험에 비춰보건대 바퀴벌레의 생명력에 대해 벼라별 얘기가 다 있지만 이 놈들도 결국은 생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아무리 생명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큰 타격을 받거나 살충제에 중독되면 배를 뒤집고 더듬이를 펄떡거리다 죽어갈 뿐. 설잡아서 죽은 줄 알고 있다가 달아나는 걸 보고 놀라지 않도록 확실히 잡아주라. 어떤 책에 보면 알을 없애기 위해 불에 태우라는 말이 나오는데, 번거로울 뿐 아니라 화재의 위험도 있다. 그냥 죽여라. 걔들도 어차피 생물이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효과적인 법. 그리고 중요한 것, 음식 쓰레기 없애기.

5. 인간으로 치면 100미터 4,5초에 주파할 정도로 바퀴벌레의 주력은 뛰어나다. 어쩌면 지상에서 제일 빠른 생물일지도. 뛰어가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 앞다리를 들고 있다 한다. 죽을 때는 항상 배를 뒤집고 죽는다. 관련 영화로는 <공포의 촉수, The Nest>와 미믹이 있고 둘 다 비디오로 출시되었음. 흰개미와는 친척, 지구상에 존재한지는 3억년 정도.

6. 바퀴벌레는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들어와있던 것일까? 옛날 책에서 바퀴벌레 보고 뭐라고 불렀는지 누구 아시는 분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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