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명성이 헛되지 않아서 두 영화 다 참 좋았고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는데 이 정도의 힘이 나오다니 참 신기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설적인 다다미샷은 직접 본 것도 기뻤고요.
이번 회고전 영화들 시높시스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나이든 홀아버지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딸이라는 줄거리는 오즈의 세계에서 계속 되풀이되는 이야기이죠. 하지만 보다 사소한 에피소드가 재활용되는 것도 많더군요. 두 영화만 보았는데도 술마시는 아버지를 타박하는 나이먹은 딸이나 술집마담에게서 죽은 아내의 모습을 보는 초로의 신사같은 사소한 이야기가 비슷하게 되풀이 되더라고요.
두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이 겹쳐서 좀 놀랐는데요. 한 영화에서는 스승과 제자였던 사람들이 다른 영화에서는 친구사이로 나오고, 어디서는 친구사이였던 사람들이 다른데서는 장인과 사위사이로 나오는 등 조연들이 재활용되는 빈도가 아주 높더군요.
두 영화 중에서는 역시 <동경 이야기>가 더 인상적이고요. 은근히 부모를 박대하는 자식에게 섭섭해 하면서도 서로를 위안하는 노부부를 보니 무지하게 죄책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래서 부모한테 잘하라는 교훈조가 아니라 원래 삶이 그런 것이라는 차분한 느낌이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참 의문하나. <꽁치의 맛秋刀魚の味>의 제목은 이해가 안 되요. 영화 중간에 장어에 대한 언급이 있긴 하지만 왠 꽁치?
두번째 의문. 이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이 왜 이렇게 고와 보이나 생각해 보니, 이 사람들은 집에서도 단정한 타이트 스커트 차림에 앞치마를 두르고 일하는군요! 집에만 오면 몸빼(-_-;;)로 갈아입는 저같은 사람은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조신한 몸가짐 때문에 여주인공들이 더 우아해 보인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진짜 50년대 일본여자들은 집에서도 이러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이건 평생 결혼한 적 없다는 감독의 환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