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카반의 죄수, 방금 보고 왔습니다. 공식 개봉일은 6월 4일 이지만 관객용 프리뷰 명목으로 사실상 개봉을 좀 당긴 것 같아요. 아무튼 극장이 꽉꽉 들어찼더군요.
세상에 감독이 바뀌니까 이런 공식적인 프랜차이즈도 느낌이 이렇게 달라지네요. 같은 돈과 세트를 가지고 상상력과 재능이 가미되니까 이런 결과도 나오다니.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줄거리도 책에 매달리지 않고 영화에 맞게 빠른 속도로 바뀌었고, 호그워츠와 리키콜드론은 악몽같은 분위기도 풍깁니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어둡고 좀 더 현대적으로 바뀌었어요.
아이들이 많이 자라다보니 기숙사 분위기도 많이 달라져서, 해리네 방 기숙사에서 네빌과 셰이머스, 론, 해리가 노는 장면은 정말 사춘기 소년들 기숙사 방의 한 장면 같아요. 론의 쌍동이 형들도 많이 컸더군요.
에마 톰슨이 트렐로니 선생역으로 너무 재밌었고, 새로 덤블도어로 등장한 마이클 갬본은 멀린에 가깝던 리차드 해리스보다 더 책에 나온 덤블도어와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괴팍한 유머감각을 가진 히피풍 할아버지였거든요. 루핀역의 데이빗 듀리스도, 게리 올드만의 시리어스 블랙도 예상한 대로 좋았지만, 역시 알란 릭만의 스네이프는 너무나 멋지게 빈정대더군요. 어떻게 입도 크게 안 벌리는데 그런 명확한 발음과 톤이 나오는지.
전에 두 편은 착하고 귀여운 애들만 나와서 지루하게 하더니, 이번엔 좀 살아있는 것같은 아이들이 나오네요. 다니엘의 해리는 많이 자랐어도 여전히 아이같은 우유빛 피부에 귀엽고, 여전히 애들 중에 제일 연기가 딸리구요, 론역의 루퍼트는 점점 더 연기가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키가 많이 컸어도 귀여웠어요...허마이오니는 활약이 눈부십니다만, 제일 재밌는 대사도 허마이오니 차지였습니다. '내 머리를 뒤에서 보면 정말 저렇단 말야?'
영화도 해리와 함께 자라는데, 애들이 막 사춘기로 접어든 무렵에 알폰소 쿠아론같은 재능있는 감독을 데려다 이 비싼 프랜차이즈를 맡긴 게 아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덜 공식적이고, 영화가 흥미로와졌습니다. 분위기가 훨씬 덜 빅토리아적이어서 좋았구요. 특수효과도 점점 더 세련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참, fat laday 초상화에 돈 프렌치가 등장해서 잠깐 웃겨줍니다. 존 클리즈의 Nearly Headless Nick이 안 나와서 섭섭했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