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를 보니 3남자중에 헥토르가 인격적으로 가장 안정되고
사물(상황)을 보는 시선이 현실적이며 공정해뵈더군요.
사회적 위치를 보나 가정을 보더라도 말이죠.
아가멤논이나 메넬라우스를 포함하더라도
정말 죽기에 아까운 남자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킬레스, 헥토르, 파리스 3남자만 두고 볼때
파리스는 여자 보는 눈이 없고
아킬레스는 그 나이 되서도 뭔가 사회화가 덜 되어 있고 불안정해보입니다.
대체 왜 저러나 싶었는데
파리스는 성장기때 모친의 부재, 아킬레스는 부친의 부재 때문이 아니었나 싶군요.
배우 나이는 비슷할지라도 아무리 봐도
헬렌에 비해 미숙하고 어려 보이는 파리스.
헬렌에게서 어머니를 본게 아닐까 싶습니다.
(헥토르의 대사를 보면 파리스가 10살때부터 온갖 뒤치다꺼리를 해온 걸 알 수 있죠.)
프리아모스 왕이 아무리 헬렌이 미녀라도 국가대사(전쟁)가 걸린 마당에
유난히 파리스에게 관대했던 건 아마 파리스의 思母를 이해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아킬레스는 아버지가 요절했다고 하죠.
(<일리아드>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상으로는 말이죠)
아킬레스는 워낙 전사체질이다보니 아가멤논과 서로 필요에 의해
협력 내지 힘을 빌려주는 처지기는 하지만
평소 둘이 나누는 대사를 보면 전혀 존경이나 그런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가멤논은 아킬레스 보고 채찍으로 다스려야 한다질 않나,
아킬레스는 아가멤논 보고 "내 왕이 아니다" 이러질 않나...
(실제로도 주종관계는 아니겠지만...)
주변에 존경할만한 어른남자의 부재가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프리아모스를 만났을 때 아킬레스는 존경을 느끼죠.
왕의 신분임에도 아들의 시신을 데려가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무릅쓴
프리아모스에게 아킬레스는 감동하고 존경마저 느낍니다.
심지어 헥토르의 시신에 대고 "형제여!"란 말까지 하죠.
(좀 뜬금없긴 합니다만 - 둘이 몇번 봤다고... 서로 교류할 시간이 없었는데 -
하지만 프리아모스에 대한 존경과 감동이 그런 마음을 불러 일으키게 했을 거라 봅니다.
멋진 아버지 둔 헥토르가 부럽기도 했겠죠)
프리아모스 왕의 피터 오툴과 여신 테티스의 줄리 크리스티는 둘다
데이빗 린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죠.
요즘 큰 영화에 이런 클래식 배우들을 출연시켜 영화의 격조(?)를 높이려는 경향이
있는데 어쨌거나 반가웠습니다.
사막의 로렌스는 여전히 사막을 사랑하고
황량한 러시아 설원을 누비던 사라는 반대로 시원한 바다에서 노닐더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