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어 걸즈] 1시즌을 DVD로 보고 있는데, 재미있군요. 보고 있으면 괜
히 맘이 편해지기도 하고요. 8편까지 끝냈습니다. 온스타일에서는 자막
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겠군요. 내용 대부분이 말빨이 엄청 센 사람
들이 서로를 향해 속사포처럼 대사들을 쏘아대는 것이던데요. 확실히 이
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보는 사람이 지치기도 하겠습니다. IMDb에 가
보니 다음과 같은 정보가 있더군요. "Due to the fast pace speech in
the show, the average script for an episode of the show runs 75-80
pages, as opposed to 45-50 for a standard hour-long television show."
최근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의 대사들은 이전보다 확실히 강도가 세 졌습
니다. [길모어 걸즈]도 그렇고, [버피]도 그렇고, [앨리 맥빌]도 그렇고,
[섹스 앤 더 시티]도 그렇고. 다들 굉장한 말빨과 고도의 수사로 무장한
시리즈들이죠. 30년대 스크루볼 코미디의 전통은 모두 텔레비전이 흡수
해버린 모양입니다. 이런 걸 보면 분명 즐겁긴 해요. 하지만 기교와 재
치가 사방으로 튀는 동안 집중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주제가 방향을 잃어
버리는 것 같다는 느낌도 주지 않나요?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꼬지 말
고 간단히 아니라고 말해!"라고 외치고 싶은 선을 넘어버린 것 같단 말
이죠.
하루종일 나른하고 숨이 막히더군요. 뇌에 산소라도 집어넣으려고 산책
을 떠났는데, 별로 덥지도 않은데도 중간에 땀투성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중간에 괜히 모양이 재미있어서 산 초콜렛은 집에 돌아오기도 전에 곤죽
처럼 녹아버리더군요.
반쯤 멍한 정신으로 놀다가 해야할 일이 산더미라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그 중 셋은 바로 오늘 끝내야 해요. 또 그 중 하나는 처음부터 거절했어
야했던 거고요. 절대로 제 영역이 아니거든요.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밍밍한 글을 하나 써야겠지요. 긴 글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내일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벌써부터 걱정되어 죽겠
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며칠 동안 사이클이 엉망이었는데 말이에요.
이런 날엔 어떻게 일어날지 걱정하느라 더 잠을 못 잔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