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
너는 왜 이런 것도 아직 모르니? 라던가
내가 추천하는 방법인데.... 너 안할 거면 말 안할 거야.
(추천이라고 해놓고) 이렇게 해. (강요톤이 된다)라던가...
문제는 이야기 도중에는
'그래. 너의 추천은 고마운데, 난 그거 별로야.'라고 반박하지 못한 채
그저 어버버버...하다가 당하는 느낌이 든다는 거죠.
진짜 나한테 '아직 그것도 모르는'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위기감과 함께 즐거웠던 기분이 싸악 사라지는 겁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그냥 아는 정도 사이에서도 흔한데요.
언젠가 그냥 아는 정도의 사람, 잘 모르는 사람과 셋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새로 산 구두를 신어서 발이 까졌다면서 밴드 있으면 좋겠다길래
제가 가지고 있던 밴드를 드리려는데,
그냥 아는 정도의 사람이
제가 들고 있던 밴드 2개를 보고는 '그냥 다 드려요. 다 주라니까!'라고 하는 겁니다.
제가 왜 밴드를 가지고 있었는지, 제가 앞으로 필요한지 어떤지도 모르면서
다 주라고 강요하는 그 태도에 순간 말문이 막혀 그냥 또 어버버버.... 하다가 당했습니다.
사실 저는 발뒤꿈치가 잘 까져서 밴드를 늘 상비하고 다니거든요.
밴드를 다 드리고 집에 가는 길에 다시 새 밴드를 한통 구입해야했습니다.
근데 이런 그냥 아는 정도의 경우보다
친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당하는' 것이
더 끔찍하고 싫어요.
내 생각이나 느낌을 이 사람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불길한 느낌....
사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누군가와의 대화 중 갑자기 '당한다'라는 느낌이 들면,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 와서 곰곰히 따져보다가 내가 나한테 화가 나
순간적으로 짜증이 폭발!! 자폭하는 경우도 많구요. ㅡ.ㅡ:
제가 어리버리해서 그런건지, 말을 잘 못해서 그런 건지....
하지만 가끔씩 잘 아는 사람이든, 잘 모르는 사람이든
대화 속의 작은 표현, 단어, 문장 속에서
자신의 논리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주입시키고 '강요하는' 행동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것도 일종의 폭력 아닐까요?
내 생각이나 느낌은 제쳐두고 자신의 생각, 느낌을 내세우는 사람들....
더이상 '근데 나는 이래....'라고 말하고 싶은 의욕,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겉으로는 웃고 장난치고 친한 듯 보이지만,
제 마음속으로는 순간적으로 너무나 먼 사이가 됩니다.
이건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도,
나이 많고 적고의 차이도 아닌 것 같아요.
성격의 차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