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인터뷰 "이번엔 대장금의 따뜻한 복수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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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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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곳에서 언급된 그 인터뷰기사가 FILM2.0 사이트에 업데이트되었더군요.

http://film2.co.kr/feature/feature_final.asp?mkey=2242

"이번엔 대장금의 따뜻한 복수극이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2004.06.09 / 김영진 편집위원, 주성철 기자 

<올드보이>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영화제 뒷이야기들을 파노라마처럼 들려준다. 그리고 <쓰리, 몬스터>를 거쳐 찾아올 신작 <친절한 금자씨>에 이르기까지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비전들.

2004년은 박찬욱 감독에게 최고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올드보이>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고 이번엔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이라는 큰 영예가 주어졌다. 별다른 반론의 여지가 들어설 틈 없는 성공의 연속이었다는 점에서, 그는 이제껏 여느 한국영화들이 거뒀던 안팎의 성과보다 더 안락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귀국과 동시에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를 잇는 '복수 3부작'의 마지막 <친절한 금자씨> 계획을 발표했다. 이영애의 캐스팅으로 인해 신작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 또 한번 우리에게 어떤 복수극을 펼쳐 보일까? 그는 현재 <올드보이> 스탭들이 고스란히 옮겨온 아시아 3개국 옴니버스 <쓰리, 몬스터>의 후반작업 중이다. 예상대로 귀국과 동시에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어떤가? 기분이 엄청 좋을 것 같은데. 수상 결과는 좀 짐작을 했나?
<올드보이>가 상을 받는다면 최민식이 남우주연상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정도는 했다. 심사위원장 쿠엔틴 타란티노가 그러는데 <올드보이>를 본 다음날이 경쟁작 중간 심사를 하는 날이었다더라. 나머지 심사위원단 다들 <올드보이>를 싫어하는 느낌이라, 영화도 좀 그렇고 하니까(웃음) '이걸 어떻게 밀어야 하나' 고민이 돼서 잠을 못 잤다더라. 그런데 그런 생각을 자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나중에 다들 웃었다고 했다. 황금종려상을 결정할 때도 심사위원단(심사위원장 타란티노를 제외하고 총 8명) 사이에서 <화씨 9/11>과 <올드보이>가 5:3이었다고 했다. 한 사람이 <올드보이> 쪽으로 넘어오면 동률이 되고 타란티노가 캐스팅 보드를 행사하면 아마 황금종려상이었을 거다. 그러니까 결국 한 표 차이였던 셈이다.

이번에 다른 영화들은 좀 봤나?
하나도 못 봤다. 클래식 회고전에서 사무엘 풀러의 <빅 레드 원>도 못 봤으니 말 다했지 뭐. 남는 시간에는 가족들하고 여행을 다녔다. 애가 있으니까 영화 보기 힘들더라.

이번 칸 수상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한국영화 두 편이 경쟁 부문에 오른 것부터 신선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프로그래머한테 들은 얘기인데, <복수는 나의 것>도 내부적으로 올해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얘기가 확정적이었는데 집행위원장 디터 코슬릭이 반대했다고 하더라. <사마리아>와 <복수는 나의 것>을 놓고 저울질을 한 거지. 그러면서 왜 해외 영화제들이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 두 편 초청할 생각을 못하느냐는 거다. 그런 점에서 올해 칸영화제는 발상의 전환을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복수는 나의 것>이 왜 계속 찬밥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런데 이제 영화제 관계자들이 파티에 와서는 '내가 계속 <복수는 나의 것> 밀었는데 다른 사람이 반대해서...' 어쩌고 그런 얘기들을 한다.(웃음)

이번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올드보이>는 참 상반된 평가를 얻었다.
그게 프랑스 언론과 비프랑스 언론의 차이처럼 많이 보도가 됐는데,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는 홍상수 감독이 브레송의 영향을 받은 걸 강조하고, 또 다른 매체나 젊은 평론가들은 나에게서 로버트 알드리치나 사무엘 풀러 얘기를 끌어내려고 한다. 그게 참 차이다.

일정 수준의 영화들은 영향을 받은 동시에 그것을 초월하는 부분이 있다. 그 초월하는 부분을 감독도 만들어내야 하고 평자들도 그러한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올드보이>도 그렇지만 그런 게 없으면 재미가 없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시상식 끝나고 한국 기자들하고 간담회를 했는데 모 평론가가 아로노프스키 얘기도 하면서 <올드보이>에서 자기가 찾아낸 것들을 몇 가지 얘기했다. 교묘하게 감춰 놓은 것들을 찾아냈다면서. 그런데 사실 나는 무의식적으로라도 그렇게 똑같은 장면들이 있거나 할까 봐 위축돼서 그런 게 발견되면 바로 뺀다. 연출부가 괜찮은 장면이라고 해도 뺀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우연하게 남아 있는 것들이 있을 거다. 그런데 다들 그런 점들만 자꾸 부각시키려고 하니까, 내가 소위 영화광 출신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무슨 원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외국 기자들도 그렇고 누구의 영향을 받았냐고 물어보면 '그런 건 없고 이런 이런 사람들은 좋아하는 감독'이라고 말해준다. 그런데 나중에 기사를 보면 누구누구의 영향을 받았다고 둔갑하는 거다. 지금껏 그렇게 되는 건 나도 잘 아니까 아무도 없다고 말하지만 성격이 또 그렇게 불친절하지 못해서 로버트 알드리치나 사무엘 풀러 같은 이름들을 얘기한다. 내가 실제로 영향을 받아서 만든 장면들은 내가 먼저 다 얘기한다. 가령 <올드보이>의 학교 시퀀스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드레스트 투 킬>을 분명히 의식하고 찍었다. 선입견은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영화제 기간 중에 타란티노를 우연히 만나서 굉장히 놀랐겠다.
그때 가게에서 엽서 고르다가 나도 놀랐지 뭐. 타란티노가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이 너무 좋았다고 얘기하면서 아무래도 심사위원장이니까, "이번 영화 <올드보이>는..." 하더니 더 이상 얘기하지 못하겠다면서 바로 말을 멈추고, 영화제 끝나고 난 다음에 얘기 많이 하자고 하더라.

그럼 수상하고 난 다음엔 많은 얘기를 나눴나?
보통 황금종려상 받은 팀을 심사위원단이 초대하고 집행위원회 측 사람들이 더해져서 3팀이 만나는 자리가 관례라고 하더라. 그런데 심사위원단이 <올드보이>팀을 꼭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타란티노는 역시 수다쟁이니까 말 많이 하더라. 틈만 나면 우리 테이블에 와서 한 시간 정도 떠들고 갔다. 다른 심사위원들도 많이 왔다. 말 걸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를 안 찍은 사람들 같은데,(웃음) 그게 브누아 포엘부지, 피터 폰 바하, 에드비지 단티캣 같은 사람들이었다. 타란티노가 말하길 나에 대해서는 친구들 중에 웹 사이트 'Ain't It Cool News'의 운영자인 해리 놀즈나 미라맥스 대표 하비 와인슈타인 등에게서 귀에 목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했다. 그들 중 누군가 생일 선물로 <복수는 나의 것> DVD를 선물로 줬는데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또 가족처럼 친한 한국인 친구도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이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데 자기도 거기에 지분이 있으니 오면 대접하겠다고 했다. 자기 집에 극장도 있으니까 영화도 같이 보고.

타란티노가 <올드보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뭐라던가?
미도(강혜정)가 대수(최민식)를 처음 만나고 나서 바로 자기 집으로 온 장면을 보면서 순간 실망했다고 했다. "이거 할리우드영화잖아, 이 영화를 극찬한 친구들은 도대체 뭐야?"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끝날 때쯤 그게 다 암시적인 계획인 걸 알고 안도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우진(유지태)이 '왜 가뒀느냐'가 아니라 '왜 풀어줬느냐'가 문제라고 얘기하는 순간 자기가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무릎을 탁 쳤다고 했다. 자기가 늘 염두에 두고 있는 시나리오 작법상의 공식이 '질문하고 대답'이 아니라 '대답 그리고 질문'인데 <올드보이>가 그걸 보여 줬다고 했다. 덧붙여서 자기는 늘 영화에서 구조(structure)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교과서적이라고 했다. 현재 세계 영화계가 필요로 하는 게 재능 있는 스토리텔러인데 나보고 위대한 스토리텔러라고 하더라.(웃음) 앞으로도 영화 자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또 우진과 누나가 함께 있는 장면에서 손거울을 활용한 것에 대해 감탄하면서 아마 틀림없이 그 장면을 자기 다음 영화에 써먹을 거라고 했다. 자기는 큰 도둑(big thief)이니까 두고보라고 했다. 사진 앨범 넘기는 장면에서도 '오 마이 갓!' 하면서 그때서야 알았다더라. 장면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얘기해 주는데 일단 기억력이 놀라웠고, 너무 정확한 지적들을 해줘서 오죽하면 당신은 감독도 감독이지만 천재 평론가라고 얘기해 줬다.

엠마누엘 베아르나 틸다 스윈턴도 만나고 좋았겠다.
엠마누엘 베아르는 자리가 파할 때쯤 왔다. 계속 우리 쪽으로 와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수줍음이 많아서 못 왔다고 했다. 역시 멋졌다. <올드보이>를 대하는 언론하고 심사위원단들의 표현이 참 다른 게 보통 언론들이 '폭력적(violent)'이라는 표현을 즐겼다면, 심사위원단들은 공통되게 '심원한(profound)' '시적인(poetic)'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그녀 역시 그렇게 말해줬고 클로드 소테 감독 얘기를 많이 나눴다. 내가 "믿지 않으시겠지만" 그러면서 "클로드 소테 감독을 존경하고 당신이 출연한 영화들 중 소테와 함께한 작품들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줬다. 그녀 역시 좋아하면서 "그분이 불러주면 언제든 함께할 준비가 돼 있었는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감동적이었다. 틸다 스윈턴과는 데릭 저먼 감독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가장 가까운 친구였나 보더라. 데릭 저먼이 살던 집을 자기에게 유산으로 줬다고 했다. 그걸 기념관처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 데릭 저먼 영화들이 이후 세계 영화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뭐 그런 얘기들을 했다. 실제로 그 중성적인 매력을 보고 있으니 <올란도>가 정말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했다. 무표정하고 딱딱한 사람으로 알았는데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도 많이 찍으러 다니고 활발한 성격이었다. 두 여배우도 그렇고 심사위원단 중 제리 샤츠버그 감독도 그렇고 과학실에서 오누이 정사 장면이 참 에로틱하다고 했다.(웃음)

심사위원단 중 서극 감독이 장도리 액션 신을 보고 그 비결을 훔쳐갔다는 얘기도 돌던데?
서극 감독이 우리 테이블에 와서는 얘기를 하다가 장도리 액션 신에 대해서 테이크 얼마나 갔냐, 며칠 찍었냐, 칼 꽂힌 건 어떻게 찍었냐, 다친 사람은 없었냐, 그런 거 한참 물어보더니 "비밀을 알아냈어!" 하면서 막 자기 자리로 뛰어가더라.(웃음)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하고도 얘기를 나눴나?
멀리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가끔 눈이 마주치면 너무 피곤하고 괴롭다는 표정을 보내왔다. 나비 넥타이 풀려고 하고.(웃음)

지금 <쓰리, 몬스터>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계속 작업을 해야 한다. 현재 사운드 만드는 일과 컴퓨터 디제스틱 작업 등 후반작업이 좀 더 남아 있다. 영화사봄으로부터 8월 13일 정도 개봉이라고 들었다. 다른 에피소드들 중에서 미이케 다카시는 완성을 했는데, 갑자기 아트영화를 찍어와서 난감해하고 있다더라.(웃음)

귀국하자마자 차기작 <친절한 금자씨> 계획을 발표했는데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애초의 제목은 <마녀 이금자>였는데 이현승 감독이 <마녀 김추자>를 준비하고 있어서 바꿨다. 사실 <친절한 금자씨>라는 제목은 최민식한테서 왔다. 예전에 최민식이 이강재 역할로 캐스팅된 <파이란>을 하면서 그가 주장했던 제목이 '친절한 강재씨'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내가 "<파이란>보다 훨씬 좋은 제목인데 왜 안 했냐"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게 이번에 문득 떠올라서 <친절한 금자씨>로 했다. 감옥에서 출감한 금자 씨가 자기 딸을 데리고 복수에 나서는 얘기다.

새로 직접 설립한 '모호필름'에서 한다고 들었다.
음악감독 조영욱, 이태헌 PD 등과 함께 만들었다. <여섯개의 시선> 속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PD를 했던 학교 후배 이태헌 PD가 대표인데 내가 연출하는 영화는 내 맘대로 연출하고, 내가 연출하지 않는 영화는 그들이 알아서 하는 체제다. 정체성이 모호한 영화, 결말이 모호한 영화를 지향하는 영화사다. 투자 안 될까봐 사실 이런 건 비밀인데.(웃음) 그래서 'MOHO'라는 이니셜에 맞는 뭘 찾아내야 할 것 같다. 발음은 '모호'로 하되 좀 알려진 'MOJO'(왕성한 성적 에너지 혹은 능력를 뜻하는 말)로 표기할까도 생각했는데 너무 외설적이었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오스틴 파워>에도 그 이름이 나오고. "무비스 오브 뭐 뭐"라고 뭘 좀 지어내 봐야 하는데....(웃음) <친절한 금자씨>는 CJ엔터테인먼트의 투자를 받아 제작하는 모호필름의 창립작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영애가 주인공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이영애가 어느 정도 가냘픈 이미지다 보니 사람들이 영화는 폭력적이냐, 포스터도 약간 무시무시할 것 같다, 그런 얘기들을 한다. 이영애가 그러면 나는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 현재로선 마지막 한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폭력적이지 않은 영화가 될 것 같다. 그 마지막 한번도 폭력을 그래픽하게 보여 주거나 하진 않을 것 같다. 물론 복수극이지만 '속죄'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폭력도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 이영애한테도 너무 잔인한 장면은 안 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웃음) <친절한 금자씨>에는 이영애의 감옥 시절과 출감 이후가 있는데 감옥 시절은 회상으로만 보여진다. 금자의 감옥 시절 별명이 '친절한 금자씨'다. 감옥에서는 대장금처럼 생글생글 웃으면서(웃음)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해주는 인물인데 감옥을 나와서는 완전히 무표정하게 다닌다. 그래서 금자가 자기 복수를 위해 옛 감옥 동료였던 여자들을 찾아다니는데 그들이 금자를 보고 "생글생글했던 니가 왜 이렇게 변했니?"하며 묻는다. 그러면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과거의 이영애를 회상하는 거다. 그렇게 출감 이후에는 지금껏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이영애가 되는 거다. 그래서 이영애한테는 1인 2역 하는 기분으로 하라고 했다.

금자 씨에게 딸이 있다면 가족 문제를 끌어안고 있나?
금자 씨는 열몇 살 먹은 딸을 데리고 다닌다. 그 딸이 어려서 미국에 입양돼 갔는데 걔를 되찾아왔다. 그런데 딸은 한국어를 못하고 엄마는 영어를 못하니까 항상 의사소통이 안 된다. 그렇지만 복수의 과정에서 딸이 한국어를 배우게 돼서 나중에는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복수 3부작'의 마지막인 <친절한 금자씨>의 복수에 얹히는 맥락은 뭔가?
너무나 악한 사람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사람 때문에 금자 씨도 죄악에 연루됐기 때문에 그를 살해하고 복수하는 행위 자체가 속죄의 행위가 된다는 거다. <복수는 나의 것>의 유괴 테마, <올드보이>의 감금 테마가 이 영화에 다 나오는데 완전히 다르게 진행될 거다. 애초에 <친절한 금자씨>는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영화처럼 찍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이 영화는 '샤브롤풍'이라고 얘기하려고 했다. 지난번에 샤브롤 영화제를 보면서 그런 식으로 영화 찍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정한 감독의 풍으로 영화를 찍어보겠다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좀 달라지긴 했다. 현재 10신 정도 쓴 상태다. 설렁설렁한 가운데 순식간에 한 방 퍽 먹여버리고 끝나는 느낌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마지막에 파국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내가 아직 젊어서 그런지 말대로 그렇게 설렁설렁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웃음)

사진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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