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리뷰에서 언급한 '만인전용'이라는 말은 원래 万人向き(만닌무키)라는 표현을 번역한 것입니다.
만닌무키는 '대중적이고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이란 뜻입니다. 예를 들자면, 야구, 축구, 농구 같은
스포츠는 만닌무키입니다. 스타워즈나 매트릭스나 반지의 제왕도 만닌무키입니다. 대충 눈치 채셨겠
지만, 이 개념은 매우 상대적이고, 상식선에 따라 유동적이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범위는 있습니다. 그리고 역으로 '그건 만닌무키라고는 할 수 없잖아' 라는 식으로도 흔히 쓰입니다.
제게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만, 한국어에서 그냥 '대중적'이라는 말로 대치가 가능할 것 같네요.
한국어에서 '대중적'이라는 단어에 특별히 비하의 의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 문장 속의
표현이나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안좋은 의미로 해석될 수는 있죠. 만닌무키에도 특별히 비하의 느낌은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 그렇게 보여질 수는 있겠죠.
전에 blank님께 '万人向け(만닌무케)'라고 알려드렸는데, 정확한 표현이 아니었군요. 만닌무키 또는,
만닌무케라고도 흔하게 쓰이고 심지어, '万人'이 반진, 반닌, 만닌 등으로 모두 읽히기 때문에
'반닌무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만, 표준어는 '万人向き(만닌무키)'가 맞습니다.
별 생각없이 혼,오용을 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확한 표현을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2.
제가 키엘님의 말씀을 잘 못 이해한게 아니라면, 고핫토의 번역제가 왜 하필 'Taboo'가 되어야 하느냐,
즉, '고핫토'라는 타이틀과 'Taboo'라는 타이틀의 사이에 시간차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Taboo'는 처음부터 '고핫토'의 부제이자 공식 영제였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영화의 한국개봉'작명'과는
다른 경우입니다. 고핫토(御法度)라는 말은 핫토(法度)라는 말의 예스런 표현입니다. '핫토'라는 말은
에도 막부시대의 무가제법도(武家諸法度)와 같은 법령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만, 그 강제성과 폭력성
에 의해 점차 '법적 금제, 금지, 입에 담지 못할 말, 해서는 안되는 행동, 사회적 금기'라는 뜻으로
변해서 쓰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회적 금기'라는 뜻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고요. 예를 들면,
「酒の席で仕事の話は
御法度だよ」 술자리에서 일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금기에요.
「うちでははげの話は
御法度なのよ」우리집에선 대머리 이야기는 금기에요.
영화 고핫토에서는 법적 금제로서의 의미가 표면적이고 (첫 장면에서 자막과 나레이션으로 설명하는 것이
신선조의 법도(핫토) 거든요) 동성애라는 사회적 금기가 내면에 깔려있기 때문에 Taboo라는 부제를 달아
제목에서부터 미묘한 이중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의도를 고려한다면 forbidden 보다는
Taboo가 더 타당하겠죠. 그리고 현재 고핫토의 의미가 Taboo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영어번역제로
붙여졌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어 보이고요.
3.
2002년 8월 10일 오전 11시, 토쿄 라포레뮤지엄 하라쥬쿠에서 야마무라 사다코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헐리웃 리메이크 버젼의 공개를 앞두고 새로운 사다코 '사마라'를 위해 사다코를 성불해준다는 재밌는
발상으로, 상주는 소설 「링」의 원작자인 스즈키 코-지씨와 소설 출판, 영화화를 맡았던 카도카와 서점의
카도카와 츠구히코 회장이 맡았었죠. 물론 리메이크 버젼의 홍보성 이벤트였습니다만, 장례식까지 제대로
치뤄 주었는데도 여전히 '증식'하고 있군요. 눈알 부라리기 장면은 영화 이후 일본에서는 온갖 공포매체
에서 끝도 없이 반복되었었고, 그만큼 강렬한 이미지였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듀나님의 클리셰
사전에 오를 정도라니... 빈곤한 상상력의 게으른 창작자들에게 사다코가 전화 한 통씩 넣어주면 좋겠군요.
4.
놀랍게 성의없는 네이밍센스의 피해자 여기 있습니다. 제 이름인 야마시타 토모코(山下智子)는
글자 그대로 '산(야마) 아래(시타) 토모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코)'라는 뜻입니다. 뜻?
거기 무슨 뜻이 있다고. 출생 신고할 때 이름 적는 곳에 주소를 적어 넣은게 아니냐고요? 설마요.
이름짓기 엄청 귀찮으셨나봐요. 근데 사실은 그런 식으로 이름 짓는 분들이 꽤 많았어요. 그래서
저처럼 촌동네 살던 애들은 어릴 때 보면 이름 같은 애가 무지하게 많았어요. 제 어릴 때 동네에
토모코가 여섯명 있었는데, 구분 하느라 키 큰 토모짱, 작은 토모짱 뭐 그런 식으로 불렀었는데,
저는 엄마가 한국분이시라 '(일본어)발음 이상한 집 토모짱'이었어요. 이름도 별명도 다 싫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