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자본주의의 파행적 현상'이라는 인식이 도덕적으로 나쁜 것인가요?

  • 와토
  •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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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동성애는 자본주의의 파행적 현상'이라는 인식을 과연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또한,  진보적인 정치운동가가 몇몇 분야과 기호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그러한 태도역시 바로 비난받아야 할 만한 것인가요?
공화당같은 우익 정당을 지지하는 게이는 용납될 수 있는데 반해,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동성애에 특별한 관심과 인식이 없는 일반인(호모포비아는 당연히 제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입니까?

제가 보기에는 이용대 후보는 동성애에 대해 무지하고,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기는 하나, 적어도 동성애에 대해서 그가 발언한 것이 구체적으로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정 쟝르의 음악에 대해서 무지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그 특정 쟝르의 음악을 적대시한다고 오해해서는 안되는 것처럼 그가 동성애에 대해서 무지하고, 관심이 없다고 해서 그 이유만으로 도덕적인 비난을 해서는 곤란하죠.

더구나, 정치라는 영역이 동기와 의도가 아닌 행위와 결과에  의해 움직이는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볼때, 그의 숨은 속내가 어떻든간에 일단 그의 행위와 결과로서 판단을 내리고 비판을 해야 온당합니다.

이용대 후보의 동성애에 대한 발언은 무지, 무관심, 낯설음에 기인한 것은 틀림없지만, 그 발언이 동성애에 대한 차별의 시각과 행위를 담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안이하게 계급적 시야로 문화적, 성적 영역을 단정짓는 오류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계급편향적 오류는 굳이 이용대 후보나 그가 속한 NL정파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번에 정책위원장에 당선된 주대환 후보가 속한 범좌파 진영의 사람들이 더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이기도 하지요. 굳이 누구만의 문제도 아니고, 쉽게 고쳐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관용과 존중은 보수든, 진보든지간에 누구든지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심오한 문제의식까지를 모든 보수주의자들이나 진보주의자들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저는 이용대 후보나 주대환 후보는 물론,  민노당사람들, 그리고 열우당은 물론 대부분 한나라당 사람들도 동성애에 대한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관용과 존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홍석천씨가 국회에서 증언으로 출석할때 '동성애라는 정신병 환자가 왜 국회 증언석에 나오느랴'라고 매몰차게 쫓아내던 한나라당 몇몇 꼴통들은 아직 남아있겠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시민사회의 관용과 존중이 진보든, 보수주의자를 가리지않고 보편적으로 존재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되갈 것을 믿는 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동성애를 지지하느냐, 혐오하느냐의 기준이 진보, 보수를 가늠하는 잣대로서 더이상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진보주의자들이 우리들은 동성애자와 연대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자신의 진보성을 과시할 필요도 없고, 보수주의자들이 동성애에 대해 지레짐작으로 적대시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여러분들이 미국 공화당을 지지하는 게이들의 예를 언급하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만큼 미국의 동성애자들의 영향력과 세력이 광범위하고 동시에 여러 이념으로 분화될 정도로 성숙했다는 것을 알수 있고, 동시에 그런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일만큼 미국 정치또한 성숙해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지요.

따라서, 한국에서도 모든 동성애자들이 반드시 진보를 지지할 이유가 없고, 또한 과도한 기대를 진보정당에 투사할 필요도 없습니다.
진보정당은 어디까지나 계급정당이 그 모태가 됩니다.
즉, 계급적 시야가 성적, 문화적 시야보다는 主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그런 계급적 편향이 진보정당의 한계가 될 수 밖에 없으며 그런 계급적 시야에 매몰된 한계에 대한 동성애자들, 그리고 여성주의자들및 생태주의자들의 비판은 매우 정당한 것이며. 경청할 만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당한 비판은 왜 모든 진보주의자들은 문화적, 성적 시야를 가지고 있지 못하느냐라는 불만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더구나, 보수주의자들에 대해서는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유독 진보주의자들에 한해서만 문화적, 성적 문제의식까지 갖추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은 그야말로 지나친 강요에 지나지 않습니다.

시민사회의 최소한의 상식과 관용을 갖추지 않는 모든 차별적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엄정하게 비판해야 합니다만, 그 이상의 문화적, 성적 시야과 문제의식을 모든 사람이 갖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진보든 보수든간에 계급적인 전선(戰線)이 아닌, 성적, 문화적 戰線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여성주의자들이나 동성애자들이 푸념하는 현실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다양한 마이너리티들이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시야와 문제의식과 프로젝트을 심어놓고 변화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즉,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것입니다.

진보주의자들에게 큰 기대같은 것을 걸 필요도 없고, 오히려 그런 기대를 받는 사람들도 불편할 뿐입니다.
진보주의자 자신들은 아직도 계급적 이슈가 중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자꾸 여성주의자들이나 동성애자들이 다른 이슈를 제기하면서 자신들에게 완전무결한 존재가 될 것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특정정당의 일개 정책위원장 후보가 동성애의 원인에 대해서 계급편향적인 시각으로 대답했다고 해서 크게 분개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민노당이 언제 동성애자들의 정당이었습니까?
동성애를 차별하는 발언을 한 것도 아니고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관용과 상식에 어긋난 발언을 한 것도 아닌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정치적으로 지지할 만한 정당이 아니라느니라는 말을 하는 것부터 지나친 호들갑입니다.

지나치게 계급에 매몰된 좁은 시야과 인식에 관해서 비판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소수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관용과 배려마저 결여된 편견과 무례를 비판하는 것또한 정당한 비판입니다.

그렇지만 동성애자의 인식과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까지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용대 후보의 발언은 틀린 것일 뿐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용대 후보의 발언이 나쁜 것이 된다면, 페미니즘의 한 시기를 풍미했던 맑스주의 페미니즘같은 조류도 나쁜 것이 되는 셈이지요.

맑스주의 페미니즘은 여성에 대한 억압의 원인을 엄연히 자본주의에서 찾았으니까요.  

급진주의와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이어 생태 페미니즘까지 나온 요즘에는 맑스주의 페미니즘 자체가 구닥다리 유물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그러한 맑스주의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도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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