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왜 갑자기 '도덕적' 이라는 잣대를 꺼내셨는지 의문입니다. 이용대 후보를 비판하는 지점이 그가 부도덕해서인가요? 아니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는 비판 아닙니까. '나쁜'이란 말의 반대는 '착한' 인 것 같은데 전 이용대 후보가 착한지 나쁜지 관심이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비판을 한 적도 없구요. 와토님이 인식하시는 진보와 정치의 영역에 성소수자 인권은 들어가 있지 않은 듯 하군요. 보수/진보를 가르는 잣대를 철저하게 '계급'에만 두고 '절대화'하고 계신 것 아닌가요. <동성애자들이 모두 진보일 필요는 없다>라는 말과 <진보주의자들의 동성애에 대한 관점>은 동등하게 비교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성소수자가 모두 진보주의자, 페미니스트일 것이라고 짐작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성소수자의 '존재와 삶'에 어떤 '당위'를 뒤집어씌우는 폭력의 방식이죠. 게이나 레즈비언이 보수적이거나 폭력적이거나 마초일 수도 있는건데요. 당연히요.
하지만 진보주의자가 동성애에 대해서 무식하고,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사고되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노당의 일련의 동성애무지/혐오 발언사례들에서는 성소수자들을 정치적 도구 혹은 운동의 전략 정도로 '사용'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죠. 분명히 민노당은 성소수자와 관련해서 나름대로 발전한 공약을 내걸은 정당 아닙니까. 한심하고 어이없어서 화도 안나는 수준의 동성애 관련 발언을 한 자가 무슨 정책위원장 후보에 오르고 45.9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것 자체가 '민노당의 수준' 아니겠어요? 민노당이 철저히 계급적인 진보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으시다면, 민노당에서 그동안 여성주의, 장애인권,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서 비열한 라벨링을 해왔다는 말 밖에 더 되겠습니까. 이거야말로 이용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노당을 비판하고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전.
그리고 '크게 분개할만한/할만하지 않은' 의 결정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만한 것이 아니죠. 개인적으로는 분개해주며 그내부에 애정을 가지고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민노당은 아주아주 고마워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커다란 억압' 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죠. 경험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한계이기도 하구요. 이용대 후보에게 가질 수 있는 '관용'의 범위는 (이용대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지만요) 그가 동성애 인권운동을 관심있게 하고 있지 않고, 자기 운동 하고 있다는 정도 아니겠어요? 모든 사람들이 모든 운동을 하고 살 수 없듯이 그의 관심분야가 아닐수도 있다는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그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않았다'는 와토님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럼 도대체 어떤 것이 차별인지요? 동성애에 관해서만 구체적인/직접적인 폭력의 여부를 따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소수자 인권에 관해서는 '모르면' 차별적인 발언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동성애가 자본주의의 파행적 현상이라니, 원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 아닙니까. 모르면 좀 배워야죠. 자기가 모를 수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