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2 - 감칠맛 나는 번역?

  • Needle
  •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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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리포트] ‘Prince Charming=꽃미남’ 감칠맛 나는 번역

외화에서 번역은 대사의 느낌을 감칠맛 나게 살려주는 양념이다. 불을 뿜는 용이 지키는 성에서 공주를
구출하는 ‘슈렉’의 대사를 보자. 피오나가 “용은 아직도 죽이지 않았나요?”(You didn’t slay the dragon?)
라고 하자 “용은 써봤소”(It’s on my to-do list)라고 슈렉이 받아친다. 용(dragon)과 ‘용쓰다’를 이용한
재치가 기발하다. 섬세한 언어감각을 가진 번역작가(이미도)의 손을 거쳐 ‘재탄생’된 ‘슈렉2’ 역시 1편에
이어 시원한 웃음폭탄을 선사하고 있다.

#‘Far far away’-‘겁나 먼 왕국’

피오나와 행복한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슈렉. 장인과 장모로부터 초대를 받아 처갓집으로 향하는
데…. 초록 괴물인 슈렉과는 영 딴판인 장인 장모는 반듯한 외모의 소유자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셈이다. 할리우드의 상징인 하얀 초대형 간판을 패러디한 ‘Far far away’가 나타나기 전까지
호박마차를 타고 가는 슈렉과 피오나에게는 ‘겁나 멀게’ 느껴졌을 터이다. 엽기적이고 흉측한 괴물
커플의 앞날은 순탄하지 않다. 예쁜 공주님과 백마 탄 왕자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동화
속 세계는 현실에서도 ‘겁나 먼 왕국’이다.

#‘Mr.handsome’-‘얼짱’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서 1위까지 차지할 정도로 온 국민을 ‘얼짱’ 열풍으로 몰아갔던 그 단어. 피오나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하겠다는 슈렉이 ‘얼짱’이 되겠다고 한 장면에서 관객은 폭소를 터뜨렸는데….
가슴에 와닿는 표현으로 ‘콕 집어’준 것이 적중한 셈.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상대방에게도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로 ‘외모 지상주의’를 조롱하는 영화와 ‘얼짱’을
탄생시킨 세태가 잘 맞아떨어진다.

#‘Prince charming’-‘꽃미남’

트리트먼트를 듬뿍 발라 손질한 듯 찰랑찰랑한 금발머리,립글로스를 바른 촉촉한 입술로 ‘겁나 먼
왕국’의 대표 미남을 자처하는 그에게는 ‘꽃미남’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CF에서 사용된 단어로 공감을
일으켰다. 여성미와 남성미가 혼재된 메트로섹슈얼이 유행이라지만 왕자병에 마마보이 기질까지
갖추고 외모 말고는 별다른 매력이 안 느껴진다면 ‘겁나 먼 왕국,왕자’라는 타이틀이 붙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채현 스투 씨네리포터(큐휴먼리소스·tank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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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고 입이 쩌억- 벌어지던데요...
꽃미남까지 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 얼짱 같은 명사를 빼고도 자막이 정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슈렉 1편에서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꽤 괜찮은 부분도 많았고) 그런데 이번에는 비표준어도 너무
많고, 일부러 서양식 동화를 물고 늘어지는 이야기에 '적토마'가 나오는 것도 잘 된 건지 모르겠고...
슈렉이 패러디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동화'니까 동화 속에 나오는 말들이 그대로 나와서 웃기는 것일텐데
왜 '겁나먼' 왕국이어야 했는지도 아쉽고요. 이건 동화책 그대로 '멀고 먼 나라'가 영화에서 실제로 있다고
나오니까 웃기는 거잖아요. ugly stepsister도 그랬고.
('썸벨리나'가 엄지공주 맞죠? 내내 썸벨리나로 나오는 것도 참 어색했어요.)


윗 글에서 또 하나 정말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어요.
[피오나가 “용은 아직도 죽이지 않았나요?”(You didn’t slay the dragon?)라고 하자 “용은 써봤소”
(It’s on my to-do list)라고 슈렉이 받아친다. 용(dragon)과 ‘용쓰다’를 이용한 재치가 기발하다.]라는
부분에서요. 특별히 웃기려는 대사도 아닌 것 같고, 말장난을 이용한 부분도 아닌데 여기에 번역가
재량으로(?) 웃음을 넣어도 되는 걸까요?
이미도씨가 pun 살리기에 노력을 많이 하는 건 아는데... pun이 없는 부분에서까지 저렇게 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아니 그 이전에, 번역가가 그렇게 '해도 되는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실제로 흥행을 위해서는 좀더 과장된 자막을 넣는 게 대부분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신문에서 딱 그
부분이 칭찬을 받고 있는 걸 보니 좀 생각이 복잡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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