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분이 백조의 호수를 비롯한 이런저런 애니메이션 얘기를 하셔서, 저도 문득 생각이 나서 좀 찾아보았
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편 다 명절특집으로 보았던 애니메이션이예요. 당시에 굉장히 인상적으로 보았는
데, 이렇게 찾아보니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이 이는군요. :) 사실 워낙 오래 전에 본 것인 데다가 한 두 번 정
도 본 게 다라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요. 인상적인 장면 몇 개와 대략의 줄거리만 드문드문 생각날 뿐
이죠. 그래도 세 편 모두 강렬한 인상이었던 것만은 기억해요.
첫번째로, 하기오 모토 원작의 '11인이 있다'입니다. 양성인간이라는 개념을 거의 처음으로 접했던 작품
이 아닌가 해요. 충격적이고, 놀랍고, 그러면서 강렬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두번째 작품은 타케미야 케이코 원작의 '지구로'입니다. 이 작품은 굉장히 무거웠던 것으로 기억해요. 물
론 희망을 찾아가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고되었고, 초능력자이기 때문에 받게 되는 부당한 대우와
차별등의 묘사가 자세히 그려져 있어서 어린 마음에 보기는 약간 힘들었지요. 그래도 넋을 잃고 보았던
것 같습니다. 참 재미있었어요.
세번째는 앞서 말한 분께 덧글로도 언급한 '마지막 유니콘'입니다.
이 작품은 굉장히 아름다웠어요. 특히 엔딩 장면에서 검푸른 바다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속에 유니콘
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내용이 거의 기억이 안나다보니 이 장면
이 이 작품에 나오는 것이 맞는지 조금 의심스럽습니다. 그림으로만 보면 맞는 것 같은데 말이예요.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당시에 명절특집 편성이 꽤나 대담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명절특집 애
니메이션이라면 보통 어린 아이들 대상일텐데, '마지막 유니콘'은 접어두더라도 '지구로'나 '11인이 있
다'같은 것들은 은근히 성인 취향이기도 한 것들이었던 것 같은데요. 지금 언급한 세 작품 말고도 다른 명
절특집 애니메이션들이 꽤나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던 것 같은데, 나머지는 생각이 나질 않는군요.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요즘도 저렇게 대담한 편성을 하나요? 명절 TV편성이 어떻게 되는지 신경쓰지 않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