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시장의 해법?
한마디] 만화시장의 해법? (게시물작성 IP : 61.42.223.206)
글쓴이 : ⓟ™ 글쓴날 : 2004/07/03(11:37) 조회수 : 6 점수 : 0
오후/비쥬 폐간에 이어 참으로 개판이다.
뭐가? 만화시장이.
당분간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말하자면 폭폭한 마음에 일부러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고나 할까.
이대로는 안된다. 누구나 알고있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문제의 원인을 알아야한다.
원인은 명확하다. 적어도 내 판단에서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명확한 원인을 제거하는 방안만을 주창해왔다.
하지만 내 시야가 조금 더 넓은 곳을 보게 되자 생각은 바뀌었다.
그렇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미 만들어진 원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까놓고 말하자. 명확하다못해 그들만 모르고 있는 원인은 바로 '대여점'이며, 원인제공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고, 그와 더불어 대여점을 이용하는 전국의 수십수만 독자들이다. (본인은 대여점을 대여용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도데체 자신의 유희를, 자신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의 노력으로 보장받는 것에 대해 정당한 댓가를 치르는 것을 그렇게 아까워하다니... 그러면서 영화는 줄기차게, 음반은 미친듯이 사보더라... 등과 같은 감정적 발언은 자제하자. 해법을 생각해보는 글이니까.
다시한번 강조하건대, 국정이란건 그런것이다. 아무리 빗나가고 망쳐놓았다고 해도 후임자들은 그 실수를 어떻게든 딛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니까. 고로 지금 이미 만~만오천여 곳이 있는 대여점을 모두 없애자는둥, 법으로 금지시키자는 둥 의 이야기는 현실성이 거의 없다.
아무리 적인 그들이라도 만화 산업의 구조 안에 있다는 것은 그들도 충분히 훌륭한 독자들이라는 것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서민'이라는 점이다.
그럼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 한다. 그리고 결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건 누군가의 필요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무이다. 이런 기형아를 출산한 것은 우리의 무관심과 이기심이었으므로.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영화는 퍼펙트 퀄리티로 볼 수 있는 (차별화된) 극장이라는 곳이 있어서 그것이 본 수익이며, 비디오 대여는 부가적인 수익이라고. 그렇기에 둘은 공생관계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만화라고 못할 것 없다. 대여점과 엔드유저대상을 구분지으면 되는 것이다.
솔직히 대여점이라고 다를게 없다. 같은 책을 돌려보는것 아닌가. 나같아도 빌려보는게 편하다. 사서 보는 비용의 10%밖에 안되지 않은가? (그럼에도 이용하지 않는 것은 내 자격지심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돌려본다'는 표현에 걸고 넘어질 대여점 예찬론자가 있을듯하여 한마디 붙이자면...
몇년전 서태지/양군기획이 패러디가수(?) 이재수를 상대로 소송을 건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패러디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실상은 다르다. 바로 원작을 (원작자/저작권이 있는 내용을) 패러디한 내용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말하자면 돈벌이를 했다는 것이다.
지적 재산권, 저작권이라는건 무형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그사람의 두뇌에서 비롯되었으니 마땅히 그 이익이 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매우 깔끔하지 않은가? 당신이 쓴 글은 당신만이 돈벌이에 사용할 수 있는거고, 내가 그린 그림은 나만이 돈벌이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인지는 상황이 다르다.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을 차용하긴 했지만 분명히 작가의 노력이 들어가있다. 무엇보다 직업적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의도가 없다)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돌려보려면 돈을 받지 말던가, 돈을 받는다면 일부를 떼어 만화게에게 돌려주면 된다. 그렇지 않고 이익을 혼자서 독차지한다면 이야말로 불로소득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의 움직임에도 그들은 반발한다. 점점 줄어드는 대여점 수익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닭짓의 전형이라 하겠다. 그 돈이 어디로 가는가? 만화가에게 간단말이다. 그들의 '총알' 이자 밥줄인 '작품'을 그려주는 사람들을 후원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답답한 인간들아)
새삼 말하지 않더라도 만화가가 처한 상황이 어떤지, 한국 만화의 질적 하락의 악순환이 어떤지는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십장생은 모 만화가 홈페이지에 광팬이라면서 10번 빌려봤다더라. 우라질륨. 넌 오래살거다. 욕많이먹어서)
대여시마다 일정 금액을 만화가에게 돌려주는 방법은 매우 매력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내가 따로 생각한 방법보다 시행도 쉽다.
하지만 젠장할 반발도 있고, 만화산업의 붕괴와 함께 대여점도 망해가는 상황에서 그다지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화는 빌려보는 것' 이라는 빌어먹을 인식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난 제안한다 (이미 많이들 제안했겠지만) 대여점용과 시판용을 따로 제작하라. 애장판 DVD와 대여용 비디오를 구별하라는 말이다.
대여점용은 그옛날 아이큐점프와 챔프의 지질과 크기로 저렴하게 만들어라. 어짜피 많은 사람이 돌려볼테니까 크고 종이가 질긴게 좋지 않겠는가. 표지의 컬러인쇄도 필요없다. 누구나 보고 '아 저건 대여한 책이구나. 불쌍하게도 책살 돈이 없었구나...' 라고 생각할 만한 딱 그정도의 퀄리티...
거기에 포인트는 '시간제한제'. 절대 시판용 신간의 시간적 진행을 3개월 이하로 따라잡지 못하게 인쇄하라. 영화가 극장->DVD로 향하는 시스템을 벤치마크하라는 말이다.
시판용이 바로 스캔되어 인터넷으로 나돈다고? 그건 상관하지 말라. 인터넷은 논외이다. 인터넷으로 만화를 보는 자들은 그게 없더라도 만화를 사서보진 않는다. 안보고말지... (영화도 같다.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사람들이 1년에 몇번이나 극장에 갈 것이라 생각하는가. 비디오조차 빌려보지 않는다.) 고로 인터넷이 대여점보다 유해하다는 주장은 웃기는 짜장면 되겠다.
대신 반대급부로 시판용은 그야말로 초 호화판. 하드커버와 깔끔한 인쇄는 기본.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최대한 정성들여 만들라. (비싸면 안산다고? 싸고 부실한걸 사느니 두권 살 비용 아껴서 제대로 나온 애장판 한권사는게 사람심리다. 제발 시간가면 책장 뜯어지게좀 만들지 말라. 종이가 변색되는건 또 무슨경우며, 컬러색이 흑백으로 변형되는건 무슨조화냐.)
책을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은 출판사가 할 일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관두겠지만... 역시 소장용이라면 하드커버는 필수다. 딴지일보 발행 로보트킹을 참고하도록.
아울러 대여점과 만화가. 둘은 서로를 적이 아닌 공생관계라는 것을 인식 할 필요가 있다. 양쪽은 - 특히 만화가쪽은 - 서로를 원수보듯 하는 경향이 많다.
뭐 따지고 보면 일본만화가 더 어여쁜 대여점 사장들은 허구헌날 짹짹대는 만화가가 눈의 가시일테고, 만화가들은 만화가대로 '악마' 대여점이 눈꼴사나운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대들은 같은 배를 탄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인 것을... 그 배의 이름이 KOREA인 한 그대들은 협력해야하는 운명이다.
어지간하면 WINWIN전략을 구성하고 시너지효과를 노려라. 키울 시장은 일본만화 수급이 아니라 한국 만화의 성장이고, 대여시장은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용해먹을 시장이다.
게다가 대여점 이용객이 아직도 무시하지 못할 규모라면 만화의 홍보효과에 따른 직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테면 광고용 대여점판으로 홍보하고, 소장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그곳에서 사는 것이다.
괜찮지않은가? 이미 동네 서점은 종말을 고했다. 대여점이 그런쪽으로 다시 육성된다면 가을 단골 홍보 문구인 '독서'는 이제 사계절간 홍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에게 심장맛사지 하는 일일수도 있고, 부질없는 짓 일수도 있지만, 아직은 만화를 사랑하는 나이기에, 프리스트같은 걸작 한국 만화를 또 기다리는 나이기에, 일본만화에 지쳐버린 나이기에 아직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포인트는 그것이다. 포기하지말고 계속 방안을 생각해보자. 자신만의 이익을 생각하지말고 함께 나아가라. 모두는 한배를 탄 공생관계이니까.
제발. 그만들좀 싸워라. 일본인들의 추파가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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