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소이 러브'라는 두유/두부 만드는 기계를 보내왔습니다. 콩을 불리고 어쩌고 할 것 없이 그냥 딱딱한 콩을 씻어서 넣으면 30분만에 따뜻한 두유가 되어 나오는 장치인데, 큼지막한 보온병같이 생겼어요. 그참에 신기해서 같이 보내온 간수란 걸 사용해서 간단하게 두부도 만들었는데 맛이 괜찮더군요. 양이 반 모 정도밖에 안되서 그렇지...
근데 말이 간단이지 다 쓴 다음 그 믹서를 씻는 것도 하나의 일이더군요. 원래 바지런해야 이런 것도 다 활용해서 잘 먹고 잘 살텐데. 보내준 사람을 생각해서 좀 자주 두유를 해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귀차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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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슈렉2를 봤습니다. 전편에 비하면 신선함도 떨어지고 내용도 뭐 그러그랬지만 각종 영화 패러디에 별 생각없이 웃다 나왔습니다.
패로디한 영화 장면 맞추기 뿐아니라, 조연급 목소리를 낸 배우를 알아맞추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저는 프린스 차밍이 루퍼트 에버레트란 것과 아버지 왕 역의 존 클리스, 장화신은 고양이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까진 금방 맞추었는데 못된 요정대모가 제니퍼 손더스란 건 한참 있다가 알겠더군요. 그 인물은 대규모 산업체를 가지고 있는 비지니스 우먼다운 헤어스타일을 비롯해서 여러모로 미국 대기업의 여자 최고경영자의 스테레오 타입같더군요. 윤리의식도 그렇고요. 어머니 왕비 목소리가 줄리 앤드루스 였다는 건 끝까지 잘 모르겠더군요.
나오는 노래들 중에 80년대 영국 그룹 Buzzcocks의 Ever fallen in love (with someone
You shouldn’t’ve fallen in love with)를 리메이크한 노래가 잠깐 나와서 즐거웠고, 보니 타일러의 Holding out for a hero를 오랫만에 들으니 정말 재밌더라구요. I need a hero -
근데 마크 마이어스는 왜 슈렉한테 신통찮은 스코틀랜드 억양을 주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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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갔다오는 비행기에서 Shanghai Knights를 틀어주더군요. 안 보고 자려고 했는데, 아니 이런! 악당역으로 에이단 길런이 나오는 게 아닙니까? 못되게 생긴 귀여운 아저씨의 갈색 고수머리와 그 갈색 눈동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라...게다 워낙 기대가 없었더라서 그런지 영화도 생각보다 훨씬 재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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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라디오4를 듣는데 지난 달에 죽었다면서 이탈리아 출신 조각가인 Fiore de Henriquez의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82세였다고 해요. 이 사람은 hermaphrodite 즉 양성을 다 가진 사람이었다고 해요. 이 사람의 섹슈엘리티가 예술에 미친 영향에 대한 책도 나왔나봅니다 (Jan Marsh, 'The Llfe of scultor Fiore De Henriquez') 비비안 리나 케네디같은 유명한 사람들 초상 조각을 많이 했다는데 매우 개성이 강하고 화려한 사람이었지만 자기의 중성적이고 모호한 성 정체성 때문에 공공에 나서는 건 꺼렸다고 하네요.

카리스마가 대단하죠?
자세한 얘기는
http://www.bbc.co.uk/radio4/womanshour/2004_27_tue_01.shtml
http://www.peraltatuscany.com/fiore/
가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도 오늘 처음 들은 이름인데 사진을 보니 이사람 조각이 참으로 맘에 들더군요.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