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시 (Morrissey) 등

  • ginger
  •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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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The Smiths 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던 모리시(Morrissey)가 오랫만에 솔로 앨범을 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사람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여전히 프로작 먹는 사춘기 소년같은 데가 있네요. Radiohead는 바로 이 사춘기 우울증 환자 소년 분위기 때문에 발길로 한 대 차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서 못 들어주겠던데 (grow up!) 모리시는 거기 비하면 많이 성숙한 편이고 가사가 워낙 좋으니까 찾아서 듣게 됩니다. 하긴 The Cure도 이런 우울증 소년 증세에 시달리다가 로버트 스미스가 나이를 먹으면서 거기선 벗어 나왔더군요.. 어느 시절이건 그사람의 기타 소리는 좋지만 말이에요.

모리시의 새 앨범 제목은 'Morrissey, you are the Quarry'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가사가 면도날같고 목에 힘도 안 주는데 정치적이면서 음악적으로 세련된 노래를 하는 진짜 가수를 티비와 라디오에서 보고 듣게 되니까 좋더라구요. 이사람이 자기 앨범 홍보 하느라고 토크쇼에도 나왔었는데, 여전히 개인적인 부분대해 비밀스러우며 여전히 삐딱한게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같잖은 질문을 하면 딴 데 보고 외면하고, 채식주의를 홍보하는 걸 보니 웃음이 절로 나데요.




스미스는 팬들 틈에 거의 전설적인가봐요. 조니 마의 독특한 기타 소리에 이어 나오던 I am the son
And the heir / Of a shyness that is criminally vulgar / I am the son and heir / Of nothing in particular (How soon is now?).. 하던 목소릴 잊을 수는 없겠죠.


"How soon is now?"





'Morrissey, you are the Quarry' 앨범은 여전히 정치적이면서 개인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모리시만의 독특한 앨범입니다. 요 며칠동안 이 앨범을 줄창 듣고 있습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노래인 America is not the world 와 Irish Blood, English Heart는 미국과 영국 두 나라에 대한 이 삐딱한 인간의 반응이죠.

America / your head's too big/because America / your belly's too big....
the land of the Free, they said and of opportunity...
but where the President is never black, female or gay...




저는 Irish Blood, English Heart가 더 귀에 잘 들어오더군요.

I've been dreaming of a time when
to be English
is not to be baneful
to be standing by the flag not feeling
shameful, racist or partial



"Irish Blood, English Heart (Live)"





The World is full of crashing bores에선 모리시나 할 법한 소리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it's just more lock-jawed pop-stars
thicker than pig-shit / nothing to convey
so scard to show intelligence
it might smear their lovely career
this world - I'm afraid
is designed for crashing bores



"The World is full of crashing bores (Live)"



이 앨범 전곡의 가사는 여기 가시면 보실 수 있어요.

이사람이 지금 영국에서 투어중인 것 같던데, 요번엔 글렀지만 언젠가 공연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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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조그마한 자선 콘서트에 갔었습니다. 트리오 위주의 실내악이었는데, 정말 오랫만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을 들었습니다. 2악장 안단테를 여는 첼로 독주 선율은 굉장히 대중적으로 유명해서 거의 클리셰 잖아요. 드라마나 광고같은데 잘 쓰일 법한. 저한텐 센티멘탈하게 느껴지지 않고 그냥 매우 건조하게 아름다운 멜로디로 기억되지만 말이죠. 슈베르트가 돈도 없고 친구도 없고 매독도 걸렸고...해서 죽을 맛이었던 시절, 아니 실제로 죽음에 가까왔던 사망 1년 전 쯤 쓴 곡 중의 하나라는데, 자기를 그렇게 쏟아 부은 음악은 확실히 시공과 문화적 맥락을 초월해서 호소를 하나봐요. 이번 공연에선 첼리스트가 그닥 신통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심장에 와서 꽂히는 느낌을 주더라구요.

여기를 클릭 하시면 2악장 도입부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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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치곤 매우 쌀쌀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웬지 한국 장마철과 함께 따끈한 부침개 등이 연상되거든요. 축축하게 젖어서 집에 돌아오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보송보송하게 마른 면 옷으로 갈아입고서 보들보들한 면 쿠션을 끼고 뒹굴뒹굴 하면서 만화책을 보던 것도요..흠..

오늘은 웬지 한국 음식이 생각나서 짜장면을 해 먹었답니다. 전에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에 대해서 투덜거렸더니 여기 게시판에서 누군가 `나물이`가 낸 책을 알려주셨죠. 그 책을 어찌저찌 구했거든요. 그걸 보고 만들었죠. 물론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기억도 잘 안나는 춘장과 쫄면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말이에요. 고기를 넣지 않은 감자와 양파와 호박과 껍질콩을 넣은 채소 짜장이었지만 뭐 괜찮더군요. 날씨도 안 좋은데 그냥 짬뽕을 만들어 먹을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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