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 파운데이션 등등...

  • jeremiah
  •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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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4도 이제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네요.
이미 다 본 입장에서 얘기 잘못 꺼내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고요...

전체적으로 2시즌보다는 못하다는 것이 제 느낌입니다.
사건의 개연성이나 스토리의 밀도가 부족한데다, 결정적으로 이번 시즌의 잭은 저한테 별로 재미를 주지 못하네요.^^
2시즌에서의 잭은 보는 내내 위태위태했던데 비해, 이번에는 마약 중독자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는 보다 안정된 인상이었습니다. 덕분에 지켜보기에는 훨씬 편했고요...

하지만 클로이와 샤펠이 있어 3시즌은 나름대로 즐거웠습니다.
이 두 사람은 이번 시즌 들어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였습니다.
클로이는 정말이지 그 황당함이 짜증나기는 커녕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샤펠 같은 경우 무능하고 부하들 하는 일에 사사건건 딴지나 거는 인물 같지만, 납득할 만한 일들은 결국엔 다 수용하는 의외의 융통성을 보여주더군요.

직장 생활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샤펠 정도의 상사를 만나기도 사실 쉽지 않습니다.(음... '제 눈에 안경'인가요?)
보통 권위를 위협(?)당하는 일이 생기면, 바른 소리도 자기 자존심 꺾기 싫어서 끝까지 인정 안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아무튼 샤펠을 보면서 "저런 사람하고 일하면 까다로워도 마음은 편하겠다"는 생각을 내내 했습니다.

어제 방영된 14편을 보니 아마도르가 마커스 알버스를 만나러 LA의 한 클럽으로 들어갈 때 어설픈 한국말을 내뱉더군요.

"나는 알버스를 보러 여기 왔습니다."

거기서 한국말이 왜 나온 걸까요?
한참 웃었습니다.

전 키퍼 서덜랜드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의 아버지 도널드에게 더 끌립니다.

마커스 알버스 역을 한 배우가 어딘가 낯이 익다 싶었는데, '몬트리올 예수'의 주인공 '대니얼'이더군요.

어쨌거나 24의 중독성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하다가 이틀만에 24편을 다 보고 말았습니다.

2. 스타게이트 sg-1 시즌 7이 끝났습니다.
시즌 1부터 계속 봐왔던 저로서는 이 시리즈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어쩌다 중간에 2개 시즌 정도를 놓치다 보니 스토리 연결이 안돼 가끔씩 헤매기도 했네요.
하지만 초창기 B급 영화 분위기를 풍기던 시리즈가 점차 블록버스터화하면서 고유의 매력을 잃었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는 합니다.

이번 시즌 후반부에는 아주 반가운 손님이 잠시 등장하더군요.
스타트렉 '보이저'의 'The Doctor'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보이저'의 캐릭터들중 'Seven of Nine'과 'The Doctor'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보이저'를 보며 느꼈던 즐거움의 절반 정도는 이 두 사람이 제공해 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다른 역할이긴 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그의 얼굴을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3. 요즘은 QAF를 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이 시리즈에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네요.
미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기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다 진솔하고 현실적인 그들의 삶을 보기를 원했던 저로서는 이 시리즈가 그것을 얼마만큼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스트레이트인 제가 이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주제 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영국판 오리지널 시리즈는 어떤지 보고 싶네요.

몇 해 전 잠시 '물 건너' 살 때의 일입니다.
제가 살던 동네는 소위 말하는 '게이 커뮤니티'였는데, 한 현지인의 말로는 그 곳의 약 70%가 동성애자라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살던 아파트에서도 이반을 여러명 봤는데, 날마다 강아지를 안고 다니던 한 아저씨와는 엘리베이터에서 수시로 부딪히다 보니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는 관계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 본 것도 아니고 그냥 슬쩍 훔쳐본 것에 지나지 않지만,,,
자주 가던 카페, 길거리에서 스스럼없이 애정 표현을 하던 그들을 보며 "[일반 속의 이반](아, 그 동네는 '이반 속의 일반'이라 불러야 할까요?) 의 삶이 별다를 건 없구나"라고 느꼈지요.

한 가지 특이한 게 있다면, 티를 내고 다니던 그 이반들 속에서도 레즈비언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더라는 겁니다.
수적으로 적어서 그런 것도 아닐 테고 '게이 커뮤니티'에서조차도 여성들은 마이너인 걸까요?
그게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4. 철 지난 자료들과 짐을 정리하면서 박스 속에 고이 모셔두었던 '파운데이션'을 오랜만에 집어들었습니다.
1991년도 초판 번역본이었는데, 빛 바랜 책장들 속에서 세월의 냄새가 묻어나오는 것 같아 잠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정신 없이 읽던 때가 벌써 13년 전이군요.
당시 느꼈던 기묘한 흥분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파운데이션'에 관해서는 여기 분들중 다수가 저와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에 스타트렉 이야기도 나왔지만, 가끔씩 "내가 왜 이렇게 SF의 세계에 매료될까" 하고 생각해 보는데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휴먼과 비휴먼이 섞이고, 서로 사랑하며, 때로는 2세까지도 생산하는 그 설정이 저를 사로잡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제가 뭐 대단한 박애주의자도 아니고, 가늘고 길게 사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같은 인간 종족끼리도 치열하게 부딪치는 편협한 세상에 살다 보니, 때로는 SF의 가상 공간이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실이 현실 같지 않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느낌...
김선일씨 사건을 보면서 한동안 굉장히 우울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음... 그런데 어쩌다 보니 '파운데이션' 7,8,9편은 두 권씩 있네요.
친구 것까지 뺏어 둔 모양입니다...^^
뭐, 시리즈의 '알토란'은 아니지만 두 권씩 있어 나쁠 것은 없지요.


p.s. 비교적 최근에 발행된 '파운데이션'도 출판사와 역자가 같던데, 번역에 별다른 차이가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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