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들렸다가 시간이 남아서 사진을 구경했습니다.
뭐 근대 사진의 아버지 어쩌구하는 수사여구에 혹해서 봐야지 했던 것도 있었지만,
제가 모르는 시대와 장소를 살았던 사람의 시선이 궁금했거든요.
좋았습니다.
7시 마감 전에 아슬아슬하게 관람했는데,
관람객 없이 저 혼자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진과 나.....
근데 이상하죠.
그 사진들 중 어떤 사진은 언젠가 봤던 장면 같습니다.
보통 이런 걸 기시감이라고 하죠.
하지만 딱히 그런 말로는 표현이 안되는 뭔가가 느껴졌어요.
언젠가 꿈속에서 헤매던 골목길 같기도 하고
유럽여행 중 지나쳤던 장소같기도 하고.
물론 그럴리가 없죠.
1910년, 20년대에 찍은 사진들이니 지금은 흔적도 희미한 장소들일텐데.
사진들은 몇 컷을 제외하고 대부분 좁고 더러운 파리의 뒷골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 좁다란 길 끝에는 초췌한 건물들 사이로 하늘이 작게 걸려있습니다.
기분이 좋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