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해리포터를 조조로 관람하러 메가박스로 갔습니다.--올해 여름 외로운 운명의 두번째 해리군요-- 원래 영화는 일찍, 되도록이면 개봉일에 보려고 하는데, 요 한달 사이에는 계속 개봉일날 가면 짜증나는 관람이 되곤해서 이제 그러지 말까 생각하다가도 보러가게 됩니다. 보통 짜증나는 관람이라고 하면 영화자체때문에 그러는 것을 말함은 물론 아니구요. 또 극장문제에서도 영사, 음향사고 정도나 되야지 짜증이 나기 때문에 그런일은 쉽게 벌어지지도 않지요. 요새 계속 짜증났던 것은 주위의 관람객들 때문입니다. 물론 관람객들에게 이래저래 해주십시오 라고 제가 할 수도 없는 일이고 통제할 수도 없지만...룰이라든가 뭐 그런 것은 있지 않겠습니까...
멀리는 킬 빌 때부터 그랬던 것 같습니다. 7관...메가박스는 1~9관까지는 대형관에 속하기 때문에 꽤 넓지요. 그 넓은 공간을 떠나갈 듯이 외치는 한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차라리 웃는 것은 좋습니다. '뭐~저러냐!'에서부터 '저게 뭐야', '웨~~'의 연발 ... 그러다가 6월 중순 들어서는 이 징크스가 계속되는군요. 유형을 나열해 보자면 앞에서는 등을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꼿꼿이 직각으로 세워서 보다가 앞으로 숙이다가 세우다가...이러면 아무리 요새 멀티플렉스가 경사가 크다고 해도 화면이 가려집니다. 또, 영화가 시작했음에도 앞에서 일어서서 가방을 풀고 또는 맨 뒷줄에서 영사빛을 한참동안 가린다거나...바로 옆에서 다리를 영화보는 내내 떤다거나...이러면 그 줄 좌석은 다 떨죠. 그리고 뒤에 뒤에 줄에있는 자기 친구 옆자리에 있는 자기 자리를 찾아 가면서 왜 가운데 줄에 앉은 제앞을 지나가는지요. 그것도 한참 머뭇 머뭇 하면서...그때 스파이더맨의 흥미로운 오프닝이 한창이었더랬습니다. 옆에서는 상영시간 내내 몸을 이리저리 긁고 문지르고 하면서 앞으로 숙였다가 몸을 세웠다가 기지개를 폈다가 합니다. 앞에사람이 몸을 세우면 화면 아래가 가리지만 바로 옆사람이 그러면 화면 옆이 가려져 버리죠. 이런 일의 연속이다가 오늘은 마침내 대박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멀리까지 올라가 생각해 봤을 때 가장 최악의 상황은 A.I.를 보면서 대사를 옆에 앉은 아이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읊어주는 어떤 어머니였는데, 오늘은 그 상황을 능가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좌석을 잘못 알고 제 좌석에 앉아 있을때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사실 한가했을때는 제가 다른 자리로 가거나 하는데 오늘처럼 좌석이 다 들어차있을 때는 조금 짜증이 나죠. 더해서 자리 확인한다고 시간이 더 지체되거나 하면요.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하니 원작 내용을 설명하더군요. 그것도 나이가 30대 정도로 보이던 남자분 두 분이서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도 다 설명하구요. 목소리가 크더군요. 자신들은 작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그러면서 짜증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일히 손으로 가리키면서요. 화면앞에서 지나가는 팔...
**사실 제 경우는 해리포터 시리즈는 각 편이 개봉하기 한 달 전쯤에 해당 편을 읽기 때문에 아즈카반의 죄수는 읽었지만, 불의 잔과 불사조 기사단은 읽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결정타는 다음 편들의 내용들까지 다 '설명'해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분노에 못 이겨 뭔가 강렬한 어필 또는 어택을 하고 싶었지만 예전에 경험 중 다수가 내 화만 더 돋우웠다는 것 때문에 참고 말았습니다.
2. 해리포터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감독이 바뀐 것도 확실히 전작과 다른면(?)을 보이는데 도움이 된 것 같구요. 영화자체가 시리즈 중(1~3편 중) 가장 소품 또는 스케일이 작으니 연출하는데 어려움이 덜 했을 것도 같았습니다. 러닝타임도 가장 짧죠? 각색도 전작들에 비해 많은 부분을 달리 하기도 했더군요. 하긴 여전히 원작자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바꾼 각색도 스토리를 위한 것일 뿐이긴 했지만요.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바로 호그와트 성 주변의 풍광이었습니다. 이전의 해리포터는 그런 것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는데 이번 것은 이러한 영국의 자연 풍광이 상당히 풍부하게 표현 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학교시설이라든지 명물 배치도 감독이 바뀌어서 그런지 꽤 바뀐것 같더군요. 여전히 정형적이라고 비판받을 것 같지만 음악에서도 비장함이 추가 된 듯 하구요.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영화화 된 시리즈 중 가장 세심한 해리 포터의 인물묘사가 필요했는데 이것이 잘 묘사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사건전개나 시간의 흐름도 약간은 뭐랄까 성급하게 흐른 것 같구요. 또 하나 메가박스의 것만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질이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다. 오늘 개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 3~4주 돌린 것처럼 스크래치들이 보이더군요. 심각한 것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