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부천 개막식 보고, 금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부천에 있었습니다.
목요일부터 토요일 정오까지 비가 내렸던 터라 다니기가 약간 불편하더군요.
올해 부천은 운을 타고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7월 17일이 토요일인데다
비가 많이 내리는 통에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해마다 이맘때 비가 내리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작년까지는
첫 주말에 비가 내려도 주중에 있는 제헌절 휴일에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여하튼 표는 작년보다 더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개막작에 앞서 상영해준 춘몽 디지털 상영분은 꽤 좋았어요.
영화에 맞춰 연주한 오케스트라 음악도 너무 훌륭했죠.
개미들의 왕: 개막작이었는데, 많이 실망했습니다. 건조하기만 하고 너무 약해요.
별로라는 게 중론입니다.
네크로맨틱: 요르그 부트게라이트 감독 영화를 본게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보다 잤습니다. ㅡ.ㅡ;; 영화보다는 감독과의 대화가 더 흥미롭더군요.
요르그 감독 말로는, 자신의 목적은 관객들이 "내가 왜 이런 영화를 보고있지?"
라고 자문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데,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습니다;;;
단편들도 막상막하;;;
악취미의 밤: 딴 건 다 제쳐두더라도 그 가슴 큰 여자 나오는 영화는 참;;;
연장통 살인: 이거 정말 재미있던데요. 사람들 다 가슴 졸여가면서 봤을 겁니다.
슬래셔와 미스테리가 잘 조화되어있다고나 할까.
제브라맨: 역시 미이케 다카시. 절대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특히 영화 초반에 나오는 사다코와 제브라맨의 대결장면은;;;
보다 배꼽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제 생각에, 마지막 장면은 온전히 아이카와 쇼를 위해 만든 것 같더군요.
유성호접검: 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판다는 속담이 딱 맞더군요.
나열의 비중이 크지 않은 게 아쉬웠고..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N.Y.P.D 가부키맨: 뭐 별로.. 크게 실망스럽진 않았습니다만.
캅 페스티벌: 이변이 없다면 내년에도 이걸 부천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다른 분들의 반응은 엇갈리더군요.
짧게 평하자면 <아들을 동반한 검객>을 패러디한 에피소드와
구로자와 기요시의 <유령형사>는 정말 썰렁했고 <잊을 수 없는 형사들>
은 만화같았습니다.
감독과 프로듀서 등이 영화 시작에 앞서 인사를 하는데 통역을 도와주시던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정말 날씬한 몸매를 가진 분이었는데,
옆에서 같이 영화보던 친구가, 저런 사람들이 밖으로 돌아다니는 건
범죄라고 그러더군요. 다른 사람들의 삶의 의욕을 꺾는다고;;;
알고 보니 음악감독의 여자친구였습니다. 그 자리에선 일본어를 영어로 통역해주는
일을 맡았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3개 국어가 되는 셈이군요. 부러워라.
부천 초이스 단편: <웃음을 참으면서>는 보다 졸았으므로;;;
<핑거프린트>는 실망이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건지 와닿지 않았죠.
<P.O.W.>도 약했지만, <굿바이>나 <할리우드> 등은 괜찮았습니다.
저는 보지 못했지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굉장히 좋다고 하더군요.
친구는 보다가 울었다고 하데요. 입소문도 좋은 것 같습니다. <미로>도 괜찮다고 하고.
아쉽지만 <조제>는 시간이 안돼서 보러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시간 되시는 분은
보고 이야기해주시길..
이번주 금요일 심야에 하는 쇼 브라더스 회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대위도 이번에 내한한 만큼 그때까지 있어줬으면 하는데요. 어떻게 될진
모르겠습니다.
금요일 오후 복사골에서 걸어서 CGV까지 가려다 거의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번 주말은 날씨가 괜찮아야 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