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얼마전에 생긴 CGV로 화씨 9/11을 보러 갔었습니다.
요즘 일이 바빠서, [이제안보면언제보나]라는 생각에 급히 인터넷으로 예매하고 갔던 건데...
기록적 더위라는 요즘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시원한 극장 안에서 말려야지 하고 도착해 보니
직원이 굉장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에어콘이 고장났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원래 그렇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냉방이 고장난 6관은 영화는 예정대로 상영하되 표는 무조건 환불해 준다고 하더군요.
덧붙이기를, [더워서 못 견디시겠으면 중간에 나오셔도 됩니다]라고까지...
적정 온도가 22-23도 정도인데 지금 안이 28도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공짜라는데 뭐, 감수할 수 있어~라고 씩씩하게 들어갔습니다. ^^
진짜로 처음엔 더웠어요. 그런데 영화 시작하고, 암전 속에서 911 테러 당시의 현장음이
막 쏟아지기 시작하니까 팔에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리고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자,
저런 바보가 저렇게 힘쓸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니, 지구의 미래는? 이라는 공포감이
밀려오면서 자가냉방-_-이 시작되어서... 결국은 시원하지 않았을 뿐, 상당히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답니다.
환불하느라 표를 반납해 버려서 영화표 수집에 차질이 생긴 건 아쉬워요.
상영관 밖으로 나오니까 거기가 더 더워서... 원래는 표에 환불 확인 싸인이라도 받고
가져오려고 했는데 말하기도 귀찮더라구요.
냉방비가 영화 표값만큼 나오는 건 아니겠지만, 오늘 정도 온도를 견디며
공짜로 영화 보라고 하면 솔직히 황송하죠;;
직원들도 친절했고... 영화 상영 전후엔 사과 방송까지 나오더라구요.
(덕분에 엔드크레딧 중간에 음악이 잘리고 방송이 나오는 상황이 되게도 했지만...)
음, 하지만 더운 날 잠시나마 정말정말 시원한 곳에 들어갈 수 있게 되겠구나 하고
기대를 좀 하긴 했어요. 극장에서는 대부분 '가정에서 구현할 수 없는' 온도로 빵빵하게
춥도록 에어콘을 틀어 주니까...
어쨌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영화는... 군데군데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사실 영화 보면서 울거나 하는 편은 아닌데
순간적으로 감정이 확- 치솟는 부분이 있었죠.
마이클 무어가 이런 데선 정말로 능숙하구나 다시금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