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울한 일이 생겨서 우울한 음악을 들으며, 즐기고 있습니다. 주로 듣는 우울의 종류는 십대적인 우울보다는 덧없음, 시간의 허망함, 튀틀린 방식의 사랑이군요.
달빛 아래 수영의 추억, 있지도 않은 추억을 떠올리며 쓸쓸하게 만드는 Nightswimming이 들어있는 R.E.M의 Automatic for the people앨범, 엉뚱하게 로브그리예의 질투를 연상하곤 하는 Suspicion이 있는 Up앨범 등을 줄기차게 듣고 있고,
I'm caught one more time, up on Cyprus Avenue, and I'm conquered in a car seat, not a thing that I can do라고 울부짖는 Van Morrison을 들으면서 옛연인의 집 앞을 상상하며 부러 쓸쓸해 해보기도 하고,
Caught a light sneeze... 독감과 같은 사랑도 아니고 "재채기를 했던 것 뿐이야" 라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Tori Amos의 노래들은 우울에 두레박을 담구었다가 밝은 햇살을 받는 것 처럼 어둡지 않으면서 짙은 어둠이 배어있습니다. Tori Amos의 수수께끼 같은 가사 속에서 한마디씩 끄집어 내거나, 잘못 알아듣고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내 우울을 즐기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좀 지치면 정말로의 가다 끝내 못가리 내뱉는 것을 듣거나 한영애를 듣지만 한영애는 너무 노골적이라 금방 질리긴 하는군요.
기껏해야 이정도의 음악을 가지고 며칠 동안 계속 들으니 이제 슬슬 진력이 나려고 합니다. 우울한 음악 또 없나요? 가사가 좋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우울한 음악을 좀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