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먹으러 가서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뭘 먹어야 할지, 짬뽕과 짜장면을 두고 고민하는 만큼 곧잘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와서 완전히 물냉면으로 낙착을 봤는데요, 이게 냉면집에서 사먹는 그런 냉면이 아니고 풀무원에서 나온 동치미 냉면이란 것입니다.
녹차가루를 섞은 녹차냉면과 칡냉면, 평양물냉면 세가지인데 앞의 두가지는 동치미 국물을 주고 평양물냉면은 뭔지 모르겠지만 여튼 비스므리한 육수가 들어있습니다.
약간 중독성이 있는지 한동안 지겹게 먹어댔는데요, 아무리 냉면집에서 파는 냉면에 가깝게 레토르트 식품으로 내놔도 역시 인스턴트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마지막 국물을 마신 뒤의 끝맛이 아주 나쁘네요.
겨자때문일까 싶어서 빼고 그냥 먹어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뒷맛이 안 좋습니다.
(그냥 입맛이 안 맞는걸까나...)
예전에 명동 롯데백화점 식당가에 있던 취원이라는 냉면집이 맛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맛있었다는 기억도 정확한 건지 모르겠네요. 그건 저 스스로 와 맛있다..이러고 먹은 것보단 아는 분이 너무 맛있다고 늘 거기로 가서 먹자고 했던 탓이 더 큰 것 같기도 하고;;(<-뭐냐;;;;)
결론은.
식도락이 되기엔 제가 입맛에 대해 너무도 개념이 없다는 얘기가 되려나요.
대충 먹을만 하면 군소리 없이 먹어 버릇해서인지 특별히 맛이 없다는 생각은 잘 안 들고 그만큼 엄청나게 맛있다는 생각이 든 음식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부탁도 안 했는데 식초며 겨자며 고추장까지 다 풀어서 내놓는 분식집 냉면은 정말 싫습니다. 유난히 조미료 맛이 강해서 어떨 때는 역한 느낌마저 들거든요.
사실 옛날에는 강하고 매운 맛에 끌렸는데 나이 들면서 점점 담백하고 순한 맛을 찾게 되네요. 그래선지 한때는 굉장히 전투적인 성격이었고 화를 누그러뜨리기 힘들었는데 이젠 웬만해선 두리뭉수리하게 넘겨버립니다. 감정을 곤두세우는 것조차 피곤해서요. (이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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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은, ~한 듯한, 등등의 표현을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무 저런 표현을 많이 쓰면 책임회피하는 걸로 보일까봐서요. 그러다보니 너무 단정적인 문장이 다다닥 이어져서 굉장히 딱딱하고 위압적인 느낌을 준다는 소리도 듣습니다.
읽는 사람이 거부감 느끼지 않으면서도 명료하게 자기 주장을 자신있게 펼치게끔 글을 쓰시는 분들이 참 존경스럽습니다. 부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