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lurophobia- Fear of cats.

  • scherzo
  •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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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양이 얘기입니다. :-)

저의 집은 ㄷ 자 모양 막다른 골목의 끝에 있습니다.
딱 차 1대가 들어가면 꽉 차는 좁은 골목이고,
주로 이 골목엔 옆집 아저씨 차가 주차되어 있죠.

오늘 밤 11시 넘겨 퇴근하면서 ㄷ자 골목에 들어서는데
대문 옆 담장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는 걸 발견 했습니다.
가로등도 없어 무지 컴컴했는데도 알아 챌 수 있었습니다. 그 녀석이 저를 뚫어져라 쳐다봤거든요.
차라리 못 봤으면 무심히 지나쳤으련만.

'저 녀석이 나를 공격하면 어쩌나' 경계하면서,
한편으론 '별 생각을 다 한다 그냥 고양이일 뿐이야' 위안하면서
(사실 이 때부터 약간 겁을 집어먹고 있었죠.)
오늘도 주차된 옆집아저씨의 남색 아반떼를 지나치는데,
차 보닛 위에 뭔가 허연 물체가 얼핏 보였습니다.
고개를 돌릴까 말까 망설이다 간신히 흘끔 봤더니
제 2의 고양이 한마리가 보닛 위에 허연 배를 드러내고 큰 대자로 뻗어 있더군요.
살도 둥둥 찌고, 덩치도 큰 녀석이었습니다.  자고 있는 것 같았죠.

보자마자 흐억 소리를 내면서 집으로 뛰쳐 들어갔습니다.
순간 공포감 최대치, 심박수 피크치 도달.
어두운 골목의 그 고양이 한 쌍이 저를 너무 놀라게 만드네요.

손바닥 만한 귀여운 고양이 사진만 보다가 이런 심상치 않은 어둠의 고양이들을 보니
이 동물들도 인간의 손길에 따라 여러 계층으로 나뉜다는게 씁쓸합니다.
아, 여러 계층 까진 아니군요. 저의 분류는 단순합니다 pet계와 암흑계. -.-

이 녀석들은 덩치로 보나 그 느긋함으로 보나 인간계의 조폭을 연상케 합니다.
보닛 위에 자던 고양이는 Boss, 담장 위의 고양이는 No.2 쯤 되지 않나 싶어요.
저를 뚫어져라 보던 No. 2 녀석은 두목님 주무시는데 보초는 서야겠고
웬 침입자가 들어오나 싶어 바짝 긴장했겠죠.
두목님이 굳이 보닛 위에 올라간 이유는 둘 중 하나겠구요.
시원해서 혹은 따뜻해서?
이 더위에 고양이들도 체면 못 차리고 뻗나 봅니다.

고양이를 귀여워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오늘 저는 무섭습니다.  :-)
저 한테 해를 끼치지도 않는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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