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임씨의 글

  • fortunate
  •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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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영화음악 프로그램이 폐지됐을 때 정은임씨가 쓴 글입니다.

그냥 이것저것 찾다 보니 이 글이 자꾸 눈에 밟혀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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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이 끝나서 맘이 아픈 것은
제가 떠나서 아픈 것이 아닙니다.
갈수록 자리가 좁아지는 '진심'에 대해,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추억을 잃어버리는 수많은 보통사람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용천역 폭발이나 사람이 죽어가는 이라크의 하루하루를 생각해보면,
아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생사의 고비에서 신음하고 있을 사람들,
먹고 사는 것 자체가 문제인 사람들을 생각하면,
방송 프로그램 하나 있고 없고가 뭐 대단한 일이겠습니까.


언제쯤이면, 식탁 앞에 앉아 미안한 마음이 없어질까요.
저 혼자 잘살고 저 혼자 잘 먹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합니다.


요즈음, 세상과 사람(저를 포함해)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던 참이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유령처럼
무지막지하게 무엇이건 먹어치우는 자본주의의 속성에 대해,
'회사'에 있는 사람으로서 요즈음에는,
내가 회사를 바꿀수나 있는 것일까,
내가 회사 안에 먹혀들어가는 것일까,
다르게 사는 것이 무엇일까,
다르게 산다는 것이 가능키나 한 일일까..
아니, 돈의 논리가 좌우하는 세상에 대한 근심을 떠나,
과연 사람이란 존재가 다른 사람과 평화롭게 조화롭게 살 수나 있는 것일까,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일까..
등등 새삼스레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살면서 무엇이든 너무 깊이 파고들면 안될것 같아요.
사람이니 세상이니 그 속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면 참 살기 싫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꽃 피면 꽃 이쁘다, 꽃 지면 또 피겠지..
날 좋은면 어디 구경갈까... 하면서 사는게 정신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어차피 이 세상에 나왔는데, 살 힘을 잃으면 아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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