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고 답답하고 억울한 하루

  • 08-05
  • 1,542 회
  • 0 건
요즘 몬테소리 교육 연수를 받고 있는데
오늘은 국어의 여러가지 품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었거든요.
뭐, 이런 정의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쉽고 이상적으로 제시하느냐.. 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에요.
이런 구체적 교육 방법과 교구들은 적어도 십년 이상 고정되어
몬테소리 유치원마다 하고 있는 거고요.

모인 사람들이 60명이 넘는데,
다들 국어 문법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는 분위기였어요.

형용사를 배우고 있었는데 모든 형용사 제시문이 명사를 앞에서 꾸며주는 것들이더라고요.
'예쁜' '귀여운' '하얀' 뭐 이런 거요.
그냥 아이들한테 쉬우라고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는데
누군가가 '형용사는 무조건 ㄴ으로 끝난다'는 말을 하는 거에요.
그건 아니다 싶어서 손을 들고 '그건 영어에서나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거든요.
'예쁘다'나 '귀엽다'도 분명히 형용사잖아요.

그런데 순식간에 이 일로 논란이 벌어지면서
약 30분간 교실은 혼란에 빠져 버렸어요.
난 마음 속으로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후회했죠. 그냥 가만있을걸 왜 나섰을까.
왜냐면 어느 누구도 내 말을 거들어 주지 않는데다
오히려 그건 동사 아니냐고 반박하는 의견들이...ㅜ.ㅜ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다가
'뛰는 말'에서 '뛰는'도 동사가 아닙니까 했더니
그건 또 형용사래요, 세상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찌 되든 상관 없다는 분위기였죠.
골치 아플 것 없이 그냥 'ㄴ'으로 끝나는,
명사를 앞에서 꾸며주는 형용사만 제시하면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저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은 뭐지?'라고 바뀌어 가는 것 같았어요.
어두운 포스가 저에게 몰려 오는 듯 하더군요.

국어 사전을 가지고 오고 어쩌고 난리가 나서 결국 대충 마무리 되었지만
내가 문법 책을 사 가지고 가서 내 말이 맞다는 것을 주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이렇게 지나가는 건 너무 억울하군요.

아아 정말 모두에게 실망이에요.
언제부터 '다'로 끝나는 건 무조건 동사고 'ㄴ'으로 끝나는 건 무조건 형용사라는
이상한 문법이 생긴 거죠?
영어 때문인가요? ㅜ.ㅜ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024 미성년자도 성적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요? 칸막이 2,081 08-05
열람 우울하고 답답하고 억울한 하루 1,543 08-05
3022 잠자는 냉장고의 공주가 아니라 음식들 휘오나 1,569 08-05
3021 오늘 ER... DJUNA 692 08-05
3020 몰락하는 우유님 compos mentis 1,019 08-05
3019 정은임 아나운서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씨네필 931 08-05
3018 잡담 - 여러 종류의 빙수들 KuAng 1,686 08-05
3017 [사진재중] 부모님의 일본 관광 선물 compos mentis 1,537 08-05
3016 팝뉴스, 갈 데 까지 가는군요 -_-; 새치마녀 1,400 08-05
3015 나이들면서 바뀌는 입맛... 세이 1,566 08-05
3014 [기사] 中 `정부수립前 한국사' 홈피서 삭제 (종합) compos mentis 740 08-05
3013 중국인 친구랑 대판 싸웠습니다. 。º▶ 。... 2,625 08-05
3012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타계 정채성 1,163 08-05
3011 사진, 만화, 스포츠 잡담. 제제벨 1,199 08-05
3010 질문 하나 cherish 603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