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게 된 동기는 순전히 소재의 독특함이었죠.
카톨릭적인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가 지금까지는 없었던데다가 제가 한 때 성당에 열심히 다녔던 기억도 있어 어린시절의 추억을 즐길 겸 해서 봤답니다.
영상을 보자면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한 파스텔톤 화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화면이 예쁘게 보이는 편이죠.
그리고 권상우씨가 키가 커서인지 수단이 정말 잘 어울렸어요. 권상우씨의 체격과 관련된 재미있는 장면은 계단 난간을 넘는 장면인데 롱다리인 권상우씨는 몸의 어느 한 곳도 닿지 않고 사뿐히 넘었지만 선달이란 이름의 신학생 역을 맡으신 분은 몸이 걸리더군요. 예전에 쿠보즈카 요스케씨가 나온 Go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습니다. 그 영화에서 다리가 긴 쿠보즈카씨는 사뿐히 담을 넘었지만 상대역인 시바사키 코우씨는 다리가 늘씬한 편인데도 여자라서 키가 상대적으로 작아 가랑이에 난간이 닿았거든요.
전반적으로 보자면 모범 신학생과 말괄량이 처녀의 대조적인 성격이 빚어내는 해프닝과 재치있는 대사가 감상 포인트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부분이 꽤 재미있었는데 마지막은 좀 썰렁해요. 무지개 나오는 장면이 다소 유치하게 보였거든요. 그냥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꽤 잘 빠진 작품이라고 봐요.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장면은 하지원씨가 성수를 벌컥 벌컥 들이키는 장면입니다. 사실 제가 어린시절 다녔던 성당은 성수를 자주 갈지 않아서 항상 성수대에 물때가 끼었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을 봤을 때 저걸 어떻게 마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ps
공교롭게도 제가 영화를 관람한 CGV 목동과 가까운 곳에 천주교 목동 성당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