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몸뚱아리 움직임 베낀게 힙합이냐?

  • 사과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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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뚱아리 움직임 베낀게 힙합이냐?"

배영수 “DJ DOC는 베복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에 대한 재반론
  
조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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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J D O C는 베복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

이하늘, 미아리DJ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나는 일단 평론가들이라고 명함을 달고 나오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특히 대중음악이나 영화부분은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그들의 분야에 대한 자세한 고찰로 세세한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이것을 전체 사회의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 그 의미를 도출하며, 그 대상의 의의를 정의하고 판단하는데 있어 기준이 되는 준거의 틀을 확보하는데 상당부분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입술만 빠르지만 총체적인 국면에서 볼 수 있는 두뇌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브레이크 뉴스에 걸린 배영수씨의 글을 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영수씨의 글에 온통 도배되어 있는 감정적인 언사를 필터링 시킨다면, “베이비복스에 대한 DJ DOC의 비판은 타당하다”는 것과 “변희재씨는 이하늘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가 배영수씨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말은 언제든 옳다. 하지만 언제든 옳은 말은 일반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말이 아니다.

일단 나는  배영수씨가 위와 같이 주장하는 논점들의 바탕이 상당부분 의심스럽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선 이 글에서 “힙합”이라는 장르에 대한 배영수씨의 무분별한 옹호를 볼 수 있었다. 이 옹호에 대한 키워드는 “상업적 음악과 사회비판”이다.

우선 저항음악이라 여겨지는 힙합의 발생을 살펴보자. 이것은 대도시 슬럼가의 흑인들로부터 비롯되었다.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사회인 미국에서 슬럼가의 흑인의 삶은 정글의 삶이라 할 만큼 가혹하며, 예술적 아름다움이나,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은 그 자체가 사치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은 기존 사회체계를 전면적으로 뒤엎고 제도적 질서를 거부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띨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랩에서는 기존 멜로디에 대한 해체를 끊임없이 시도한다. 그리하여 결국 나온 것은 라임(rhyme)과 플로우(flow)라는 개념이지만 멜로디와 결부되어 있는 음악의 본질을 극복하지 못하는 음악적 다다이스트의 모습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힙합 옹호론자들은 극복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는 그들만의 주장이므로 무시하기로 한다)

힙합 등의 흑인의 음악이 다다이스트적이기 때문에 저항의 음악이라고 하면 곤란하다. 전통적으로 백인들에 이끌어져온 락 음악이 저항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과는 궤가 다른 것이다. 왜 감히 저항이라는 언어를 그들에게 적용할 수가 없는가? 적어도 이 글에서 사용하는 “저항”이란 말에 대해서는 좀 더 엄밀한 정의가 필요하겠지만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불평의 읊조림"과 고도의 도덕적이고 이성적 판단에 의한 "저항"을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음은 분명하다.

배영수씨의 "사회비판"이라는 측면에서의 힙합의 옹호는 기본적으로는 옳다. 하지만 역사적 사회학적인 콘텍스트 속에서 힙합을 파악하지 못한 무지의 소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힙합의 사회적 특성 때문에 음악 자체만으로써 힙합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며, 미국적 환경에서의 흑인들의 삶의 양태의 표출이라는 사회학적 고찰이 더 무게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음악적인 형식과 내용으로서 힙합은 아직도 발전 단계라고 할 수 있지 완성적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에서 받아들인 한국의 힙합 스타일의 대중음악을 보아야 한다고 나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더구나 한국적 대중음악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비정상적인 편중을 보이는 상업적 결과물로써의 자리먹임하는 바가 크다. 바로 이런 점에서 한국의 힙합은 미국의 상업적 유행만을 받아들인 아류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힙합의 저항정신을 배웠다? 이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미국 소수민족의 슬픔에 동참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거니와 오히려 미국인 보다도 더 소수민족을 차별하는 민족으로 더 원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볼 때 한국에서의 힙합의 도입은 그 정신의 도입이 아니라, 그 상업적 몸뚱아리 움직임을 수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DJ DOC가 베이비복스를 비판하는 것은 개가 X덩어리를 놓고 싸운다는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배영수씨의 주장처럼 "힙합적 댄스"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수사법적인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며, 어쩌면 힙합에 대한 무분별한 숭배와 이를 합리화하려는 자기 과시적 욕망의 또 다른 표현일 뿐 아니라 힙합의 저항정신은 빼고 상업적 몸뚱아리 움직임만을 빌려왔다는 나의 주장을 정당화시켜주고 있을 뿐이다.

배영수씨는 락과 블루스 댄스 음악이 전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것은 미국이 강대국이라는 전형적인 문화 사대주의적 사고에 근거하여 성공한 주류의 음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그것들은 강대국의 경제적 지위에 편승한 상업적 시스템에 의한 성공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반면 힙합은 그런 주류에 대한 저항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배영수씨의 생각은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 인정하다시피 “힙합”이라는 장르 역시 전세계적인 열광 현상에 깊게 끼어들어 있다. 배영수씨의 주류음악론에 근거한다면 힙합 역시 미국이라는 주류의 영향 아래 있기에 그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것이 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재 대중음악 시스템에서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상업적 계획과 이를 체계화시키는 현실적인 시스템이 없다면 지금과 같이 힙합이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시킬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사회의 주류에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던 일단의 흑인들에 의해 출발한 힙합이 기존 음악과의 상이한 형식 때문에 주목을 끌게되며 그들이 비판하던 상업적 시스템의 주력 무기가 된 것이다. 이런 기막힌 아이러니를 이해하지 않는한 우리가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야기 해보자. DJ DOC는 얼마나 힙합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가? 소수민족이 가진 설움의 표현과 저항정신의 표현으로서 힙합에 가까이 가 있는가? 아니면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힙합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음악 양식으로 접근해가고 있는가?

DJ DOC의 음악은 그 어느쪽으로도 상관이 없다. 그는 힙합의 그림자만을 쫒을 뿐이며 자신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힙합이란 이름을 도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그런 베이비 복스와 다를바 하나도 없는 것이다. 아니다 베이비 복스보다 더 천박하다고 할 수 있다. 왜 그러냐고? 베이비 복스는 잘난체는 안하잖아???

필자는 변희재씨의 일련의 글을 통한 이하늘에 대한 비판을 베이비복스에 대한 편들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의 확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힙합의 권위에 기댄 이하늘의 문화 사대주의를 넘어 여성을 무시하는 마초적 발상을 비판하는 글로 보았다.

그런 점에서 적어도 배영수씨는 변희재씨의 글의 의도를 오독하고 있으며, 상업적 음악과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써의 음악의 대열 속에DJ DOC를 교묘하게 포함시키는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이유로 변희재씨에 대한 나약하기 이를데 없는 비판 근거로 인해 이해하기 힘든 글이 나오는 이유가 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문화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배영수씨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배영수씨 스스로 해보기 바란다.

  
2004/08/10 [07:27]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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