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Go Fish]를 찾아내고 얼른 빌려다 보았었어요. 레즈비언의, 레즈비언을 위한, 레즈비언을 위한 영화라면서 모두들 칭찬을 해대는 영화여서 아주 궁금했거든요.
줄거리는 간단해요. 싱글인데 염증이 난 젊고 예쁜 주인공 Max가 수줍은 히피 타입의 (Max의 첫반응은 'U-G-L-Y' 였어요) Ely와 조심스럽게 만나기 시작하다가 사랑에 빠져가는 얘기를 중심으로 해서 이들의 레즈비언 친구 그룹의 일상과 수다가 펼쳐집니다. 사실 가벼운 일상사를 보여주는 코미디로 다뤘지만 퀴어 이론과 레즈비언 피어 프레셔, 레즈비언 성정체성의 경계 같은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 같았죠.
저예산 흑백영화이고 젊고 의욕에 찬 사람들이 빚을 잔뜩 지고 만든 영화 다왔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서툴고, 아마추어들이라 연기도 딱딱하고, 대사가 똑똑하고 반짝거리지만 의욕이 앞서는 바람에 튀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등장하는 레즈비언들은 타자가 아니라 주체로, 어디나 있음직한 살아있는 사람들로 그려집니다. 10년이나 지났어도 저한테는 상큼하고 즐겁고 발칙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주연인 Max역의 Guinevere Turner는 감독인 Rose Troche와 함께 공동으로 극본을 쓰기도 했지요. 둘이 사귀면서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기 시작했는데 영화가 중간 쯤 진행되었을 때 관계가 깨져버렸다고 해요. 터너는 아메리칸 사이코에도 등장하는데 그 영화에서도 극본 쓰기에 참여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