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혹시 매일 3시에 있는 도슨트 설명회를 들으신 분 있나요? 제가 오늘 도슨트 설명을 못듣고 그냥 나왔어야 했는데, 그걸 듣기 위해서 한 번 더 봐야할지 고민중이거든요. 참고로 전 헬무트 뉴튼의 사진은 본 적이 있어도, 그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뒷 이야기나, 전체적인 사진 역사나 그 당시 패션사진계 분위기에 비춰봤을 때 특정 작품이 가지는 의미 같은 것들은 거의 모르는 편입니다.
2. 같이 갔던 친구들은 다들 심드렁했지만 전 좋더군요. 특히 빅 누드를 정말 "빅 누드"로 볼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 어깨가 떡 벌어진 모델을 강조한 첫번째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더라구요. "얼마든지 내 누드를 보고 착취해보라지"라고 외치는 듯 하달까요. 아쉬운 점이라면, 미술관 앞에 떡 걸려있는 조선일보 깃발이었습니다. 꼭 몰래 나쁜짓 하러 들어가는 것 같더라구요. :-P
3. 과연 이런 전시회는 친구들과 보는 것이 좋을까요, 혼자서 보는 것이 좋을까요. 오늘 전시를 저 혼자 오래 보고 있기가 뻘쭘해서 먼저 전시장을 나간 친구들을 따라 일찍 나가야 했거든요. (이런 사진전이나 그림 전시회에 가면 꽤 오래 관람하는 편입니다. 본 작품들을 또 보면서 기분을 곱씹죠.) 친구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혼자 전시장에 남아있기는 일행들한테 좀 미안하죠. 마음 편하게 구경하기도 힘들구. 근데 결론이 "그러니 앞으로는 전시회를 혼자 봐야겠군요"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란 말이에요. 이런 전시회를 보면 항상 그 뒤에 든 생각들을 말하고 싶고, 그 이전에 전시 자체를 다른 사람과 함께 느끼고 싶은 감정이 굴뚝같은데 혼자서는 그럴 수가 없거든요. 결국 결론은, 오늘 친구들과 함께 보기는 잘 했지만 혼자서 한 번 더 보고 싶더라는 것. 아주 좋아하는 전시의 경우 친구나 어머니와 함께 한 번 보고 혼자서 또 한 번 보는 게 가장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번 볼 정도로 열의가 없는 전시라면 어떻게 해야할지가 문제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