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이스

  • ginger
  •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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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 이야기가 나와서 그리이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이 뭘까 생각해 봤죠. 일단 어렸을 때 읽었던 그리이스 신화가 있겠고...일리아드와 오딧세이가 있고..비교적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기억 나는 건 E.R. Dodds의 [The Greeks and the Irrational]이란 게 있네요. 51년에 나온 이래 고전이 된 책이죠. 지금 보면 프로이드에 기댄 부분이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지만 당시로선 매우 참신한 시각이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이스가 근대 학자들이 주장했듯이 이성적인 사회가 아니라 매우 비이성적인 공간이었단 거죠.


며칠 전 아테네 올림픽 기념 다큐멘터리를 보니 고대 그리이스 사람들은 올림픽 경기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을 영웅으로 숭배했는데, 그게 현대의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포츠 영웅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구요. 힘이 장사였던 레슬링 우승자가 자기 마을에서 수십명을 때려 죽였을 때 모두들 두려워 했지만 이 힘 세고 난폭한 멍청이가 죽었을 때 그를 신으로 섬겼답니다. 윤리적인 평가야 어쨌든 초인적인 능력에 대한 경외가 있었던 거라나..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이기기 위해 온갖 속임수들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때는 속임수가 발각되면 태형에 처했다고 하네요.



고대 그리이스가 악명 높은 가부장 사회란 건 잘 알려져 있는데, 아리스토파네스의 코미디 중엔 의외로 재밌는 광경이 발견됩니다. [Lysistrata]는 아테네의 여자들이 지긋지긋한 펠로포네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아크로폴리스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섹스 스트라이크에 돌입하는 얘기에요. 남편들이 스파르타와 평화협정을 맺는 투표를 할 때까지 말입니다. 또 여자들이 정치를 접수하는 얘기인 [Ecclesiazusae] - Women's assembly 등이 있죠.


비이성과 광기, 포도주와 연극의 신인 디오니소스의 여신도들인 미나즈(maenads)들은 힘센 살인자들이기도 하고 열에 뜬 미친 여자들의 대명사이기도 하지요. 유리피데스의 [바케]에 등장하기도 하고, 고대 그리이스 도자기 그림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보통 얌전하게 집에서 애낳고 집안 일 하던 양가집 부인들이나, 각종 등급으로 골고루 나뉘어 남자들을 만족 시켜주었던 매춘부들(hetaera)과는 많이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한밤에 숲에서 짐승 가죽을 두르고 춤을 추며 맨손으로 표범을 찢어죽이는 여자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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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언급했던 그리이스 친구(남자)가 하나 있는데, 이 사람은 그리이스 남자들의 마키즈모와는 전혀 거리가 멀지만 대충 그들이 어떤지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거리낌없이 이런 '일반적'인 동족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 하죠..)

이 친구가 평균적인 그리이스 남자들에 대한 풍자로 가득한 유머집을 보여주었는데 '그리이스 남자들은 자기 나라에 오는 모든 여자 관광객들이 반드시 그리이스 남자와 같이 자기 위해서 온다고 굳게 믿고 있다. 반박할 생각을 마라. 5백만이 틀릴리가 없다' 라든가 '그리이스 남자들의 외모는 딱 두가지이다. 아도니스와 불칸, 20대 초반까지 아도니스같던 인간들이 순식간에 배 나온 불칸으로 건너뛴다' 뭐 이런 것 말입니다.

같이 읽으면서 낄낄대다가 한국과 그리이스는 공통점이 꽤 많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어머머 너네도 그래? 똑같다 똑같애...

다음 웹페이지에 나와있는 어떤 여자의 매우 주관적인 현대 그리이스에 대한 정보를 보면 정말 그런 생각이 들긴해요. 특히나 (그리이스 남자와) '데이트 하는 규칙'에 가면 말이죠. 어디서 많이 들은 얘긴데...

http://www.greecetravel.com/kordas/forwome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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