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동생 하나가 이 컴플렉스를 겪는 것 같습니다. 비교적 쾌활하고 활기찬 편이라 줄곧 걱정이란 한올도 없는 아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엔 오히려 그 반대더라고요. 편모슬하, 그리고 외아들로 자라났다는 이유로 '우울하다', '숫기없다', '버릇없다', '이기적이다'라는 암묵적이고 거의 폭력적이기까지 한 편견을 견디는 것도 힘들었나 봅니다. 그래도 사회생활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는 의무감(?)때문인지 무척 밝고 시원시원하게 행동하더군요.
(아. 사설이지만 외동이 이기적이다.. 전 이런 사고를 너무나도 당당하게 정설인듯이 떠드는 사람들에게 넌더리가 납니다. 재미있게도 한국 사회는 그 시스템에 비교적 늦게 적응하는 막내에겐 관대하면서도, 외동들에겐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형제와 나누는 게 없다'라는 전제아래 당연한듯이 이기적이라고 말하더군요. 사실 저는 그 반대인 경우를 훨씬 더 많이 본 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떠드는 사람쪽이 더 이기적인 경우도 많이 봤고요.)
이 아이. 독립적인 사고방식이 두드러지는 아이라 남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잘 챙기면서 성장한 편이에요. 길을 잘못 내지도 않고, 소위 말하는 '날라리'가 된 적도 없었죠. 그러니 특별히 모범생이었거나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말을 내뱉을 만큼 성공적인 자수성가 사례가 아니었어도 비행은 안했다는 점에서 '착한 아들'이란 이름표를 얻은 것이죠. 그런데 이 친구에겐 그게 문제가 되더군요. 이 이름표가 그 아이에게 기대 범주를 너무나 확고하게 만드는 부담감으로 자리잡은 거지요. 그러니까 가끔은 막나가 보고도 싶은 예측못할 변수를 주변인들에게 모두 빼앗겨버린 상태라고 할까요.
지금까지 무척이나 안정적으로 잘 견뎌왔지만, 일의 압박과 독립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겹치면서 요즘에는 이 아이가 많이 지치는 모양입니다. 독립도 어머니가 혼자이시다 보니 마음속으로만 담고있지 어디서 제대로 말도 꺼내지도 못하고 있고요. 저도 캐묻고 또 캐물어서야 알았습니다.
이 아이에게 해줄만한 진중한 조언이 있을까요? 정말이지 너무도 밝고 마음에 드는 동생이 이렇게 조금씩 지쳐가늘걸 보니 무척 속상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