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으아아악!

  • 유성관
  •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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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결말 해설 좀 해주세요

굉장히 [파리의 연인] 불량 시청자이긴 했지만 가끔씩 보면서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뻔한 이야긴데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한건, 그런 뻔한 드라마들 중에서는 많이 정제되어있는 느낌 때문이었어요. 뭔가 웰메이드의 냄새도 풍기고 또 캐릭터들이 괜찮았습니다. 전 대사도 괜찮던데 그런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더군요. 어제분 한기주가 아무개 이사에게 하는 말 "덕분에 많이 긴장하면서 일했습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대사 어떤가요? 전 좋았습니다.

오늘도 끝나기 20여분 전 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파리의 연인]은 즐겁게 끝나네요. 즐겁다는 건 해피엔딩이란 뜻이고요. 자... 그러다 갑자기 매스컴에 공개된 화제의 에필로그가 나오게 되는데.

1. 김정은은 박신양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며 시나리오를 쓰는 시나리오 지망생이다. 하지만 집주인이 집에 없을 때만 와서 일을 하므로 집주인 얼굴을 모른다. 그 집에는 사진도 없다.

2. 김정은은 시나리오를 쓰며 가정부 일도 하지만 가판대에서 인형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3. 김정은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지금까지 우리들이 본 [파리의 연인]이다.

4. 김정은과 박신양이 우연히 엮어져서 차를 몰고 박신양네 집으로 가게 되고,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확인하게 된 후 어쩌구 저쩌구 자신의 시나리오 처럼 이어지게 된다.

대충 이런 것 같은데, 저에게도 드는 의문점은...

1. 김정은이 가정부로 일하는 집에서 나오면서 스포츠 신문을 보는데, '신데렐라는 있다' 라는 제목 하에 박신양의 사진이 나와있다.

하도 잠깐 지나가서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그 기사가 [파리의 연인]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연결된 것에 대한 스포츠 신문 기사인건가요? 전 어떻게 봤냐면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 정말 재벌과 평범한 여자와의 결혼 성공담이 실린 것이라고 봤거든요. 기사를 보면서 김정은이 "야 좋겠다..." 이런 말도 했고요.  만약에 후자라면 김정은은 자신의 시나리오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구나 "아 좋겠다" 이거일테고요. 만약 전자, 즉 [파리의 연인] 드라마에 대한 기사였다면 설명하기 힘드네요. 김정은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우리가 본 [파리의 연인]이고, 극 중에서 기사에 실린 [파리의 연인]은 완전히 다른 내용의 하지만 결말은 비슷한 드라마일지고 보르겠고요.

2. 김정은이 노트북에 쓰고 있는 원고는 드라마의 시작 부분이다.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보지 않아 어떻게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태영이 보내는 파리의 첫 날이다. 태영은 그때까지 그 뒤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라는 나레이션과 원고가 나오잖아요. (정말 이런식으로 시작한건가요? 드라마도?) 그렇다면 김정은은 지금 원고의 첫 부분을 적고 있는것인데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경도된 (만약 위 1번에서 전자의 가설에 따른다면) 시나리오 지망생이 자기도 비슷한 드라마를 쓰고야 말겠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김정은이 적고 있던 첫 부분은 자신 시나리오의 에필로그에 사용될 일종의 플래시 백이었을까요? 만약 에필로그 속 김정은이 이제 시나리오 첫 부분을 쓰고 있는거라면 나중에 분수에 동전을 던지며 "내 시나리오 처럼 멋진 사랑 하게 해줘" 이런 것도 성립이 안되고.

그래서 전. 1번에서는 실재 재벌의 결혼을 다룬 기자를 본것이며, 2번에서는 첫 부분 이야기를 시나리오의 에필로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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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말은 전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예쁘게 사랑을 이루며 대장정을 마치는데 그게 픽션 속에서도 픽션이었다라는 설정. 이건 시청자들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게 하잖아요. 즉 그냥 한기주와 김태영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끝을 냈다면 분명히 밤 잠 못 이루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픽션이었다 라고 확인해주는 찰나 시청자들은 후유증에 걸리기에 너무나 소격 효과에 당해버리게 되죠. 그러면서 슬며시 주인공들과 비슷한 캐릭터들이 다른 옷을 입고 (박신양의 넥타이는 확실이 가늘어졌더군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갑자기 끝내는 여운을 삭이기 아주 충분한 공간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파리의 연인]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완전히 끝내고, 시청자들은 그걸 픽션 속 픽션이라 인식하게 되며 현실은 다른 것이라 라는 에필로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는 셈이죠. 하지만 결국 그 둘도 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여운을 남김으로서 시청자들은 다시 미완된 드라마를 자기 나름대로 상상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도 이런 사랑은 일어날 수 있을것이야. 하지만 구체화 되지는 않았으니 후유증에 시달릴 이유는 없죠. 나름대로 깔끔하고 또 새로왔던 결말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에서의 박신양과 김정은의 춤 연습 장면이 나오고, 그 것이 드라마의 장면으로 오버랩 되면서 완벽하게 종결하는 걸 보고 신경 많이 썼다는 생각도 함께 했습니다.

전. 마지막이.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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