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진지하고'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들을 참 좋아합니다. 화면에서 땀내가 나는 배우들을 보노라면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고요.
홍경인은 한때 참 '열심히' 연기하던 배우였고 재능도 고루 갖추고 있지만, 성인이 되어 사람들에게 이렇다 할 만큼 자신을 각인시켜주는 작품을 찍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직도 그는 많은 이들에게 '엄석대'이자 '아름다운 청년'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지난 해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에 출연했다고 들었는데 영화를 보지 않아서 그의 최근 연기가 이렇다저렇다 얘기하진 못하겠으나, 어쨌거나 홍경인이라는 배우에게 보다 넓은 선택의 폭이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에 그가 뮤지컬 공연에 참여한다는군요. '소나기'의 순수한 시골소년 역할이라고 하니, 기존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난 인물은 아니지만 색다른 영역에서 이 배우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나름대로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 음반을 냈던 경력이 있는지라(안 내느니만 못한 결과였나요? ^^;;), 낭랑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아무쪼록 이 배우가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을만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스스로도 자기관리를 열심히 해주어야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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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04-8-16
[뮤지컬]4분간 무대에 소나기… 황순원 ‘소나기’ 뮤지컬로
한국인의 마음속에 ‘순수한 첫사랑’의 상징으로 새겨져 있는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가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소나기’는 연극으로는 무대에 올려진 적이 있지만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는 처음. 제작사인 소나기 아트커뮤니케이션 측은 원작자 황순원씨 유족과 6년 기한의 저작권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원작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뮤지컬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9명의 작가가 거쳐 갔다.
뮤지컬 ‘소나기’(연출 유희성)는 고교 교사로 성장한 ‘소년’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극중 극’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시골소년 역에 탤런트 홍경인과 뮤지컬배우 최성원이 더블 캐스팅됐고, 소녀로는 신인 뮤지컬배우인 최보영이 출연한다. 성인이 된 ‘소년’ 역은 주성중이 맡는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소년과 소녀가 4분간 소나기를 맞는 장면. 이 장면을 위해 비를 많이 뿌렸던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의 기술팀이 참여했다.
제작을 맡은 소나기 아트커뮤니케이션 김학문 대표는 “외국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유명 문학작품을 뮤지컬로 만들어 성공한 예가 많다”며 “‘소나기’는 원작이 워낙 유명한데다 누구나 공감하는 첫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보편적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9월1일∼10월24일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 무대. 3만5000원∼6만원. 02-3445-7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