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방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다 읽고 중고집에 넘길 책을 고르고, 논문 자료 모아놓은 것을 처분하고, dvd와 겹치는 비디오 버리고, 창간호부터 모은 키노 중 중요한 자료만 스크랩하는 등등 일단 시작을 하니 일이 끝이 없습니다.
그중 가장 속시원한 것은 역시 LP판을 처분하는 일이었습니다. 저같은 막귀가 LP를 선호할 이유가 없건만 그동안 사모은 LP판이 아까와서 (그런데 100장이면 별로 많이 모은 것도 아니라더군요. . .) 그냥 새집으로 끌고가려고 했는데 턴테이블이 (또다시) 맛이 간 것이 결단을 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차마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중고 LP취급하는 곳에 연락해서 넘기기로 했는데 . . . 이 LP들을 담을만한 크기의 종이박스를 못 구해서 두 짐으로 힘들게 나누어 쌌더니, 택배업체에서는 깨진다고 접수도 안받으려고 하고, 거진 애원하다시피 해서 중고판매점으로 보냈더니 택배비 빼고 제 손에 5만원이 남았습니다 . . . LP중에서 아쉬운 앨범을 CD로 새로 장만하려니까 몇십만원 견적이 나오는데 좀 허무하더군요.
그러나 먼지끼고, 잡음에, 걸핏하면 튀고, 바늘도 갈아줘야 하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는 LP와는 이제 안녕입니다. 부디 제 LP판들이 LP 귀하게 여기는 소장가의 손으로 넘어가서 안식을 취하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