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다는 입소문이 자자하여, '나도 보고싶다' '봐야지~봐야지~'하던 것이 어느새 1년.
공연이 끝나서, 표가 매진되어서 기타등등의 이유로 매번 발길을 돌려야 했었는데, 표를 받아쥐고나니 감개가 무량하더랍니다. ^^;;
연극이 시작되기 전, 기획을 담당하시는 분이 '안내말씀'을 해주시는 것에 온 관객이 포복절도하였습니다. 저 또한 '오프닝 멘트가 이리 재미있다면야..'하면서 뿌듯해했지요.
드디어 막이 올랐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몰입하기가 힘들더군요.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조금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극의 중반을 넘어갈 때즘, 거짓말이 꼬리에꼬리를 물면서 절정으로 치닫게 되니 드디어 저도 열심히 감정이입을 하며 볼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꼬일대로 꼬이고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예전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네명 정도의 인물이 나와서 각각 자신의 상황에 맞는 말을 한마디씩 돌아가며 하는데, 묘하게 어귀가 딱딱 들어맞는)
음.. 관객을 확실하게 '웃겨주는' 연극이라는 점에서는 사람들의 추천이 허튼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호모포비아가 상당히 거슬리는 연극이기도 했습니다.
이 연극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거의 모든 장치는 '동성애에 대한 삿대질'과도 같았습니다. 동성애자로 오해를 받는 인물들은 괴물이라도 된 것 마냥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극의 원초적 갈등유발 요인인, 주인공의 기막힌 이중생활과 거짓말은 그 지독한 호모포비아에 묻혀버리고말지요.
기대만큼 웃음을 주었지만, 연극이 끝난 뒤에는 '유쾌한 웃음'이 아닌 '쓴 웃음'만 남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연극을 보면서는 열심히 웃어제낀 사람이 바로 저랍니다. 불쾌한 감정을 가지면서도 그 순간에는 쉽게 동화되어버리는..;;
참, 이날 연극을 보러 2시 반쯤 대학로에 도착했답니다. 그런데 사랑티켓은 1시부터 판매되어 이미 모두 매진된 상태더군요. 예전에는 3~4시쯤에도 아무렇지 않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여름방학의 막바지라 그런가보다했지만.. 그래도 제 값을 다 내고 보려니 좀 아까웠습니다. ^^;;
요즘 대학로에 괜찮은 연극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요.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조만간 한두편 정도 더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