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제가 학교 다닐 때와는 달리 이성친구들끼리 어울리는 경우가 정말 많아진 거 같습니다. 저희 땐 동아리 같은 데서 남녀 수가 비슷해도 주로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들끼리 놀았고, 여자애들과보단 모모 오빠;;들과 잘 어울리는 애들은 연애에 능한(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았죠) 여자애 취급을 받는 경향도 있었습니다(저희 동아리 분위기가 조금 보수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죠).
저야 남자애/선후배들과 본격적으로 어울리게 된 건 대학원 들어가서인데, 어찌 보면 수직적인 선후배 관계(저흰 공대쪽처럼 심하진 않았습니다만)에 익숙해지면서 동시에 한 개성 하는 인물들과 놀이로 어울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연구실에 여자가 하나다 보니 두 해 이상의 선배들은 다 잘해 줬지만 나이 차가 적은 선배나 동기들관 약간의 티격태격이 있었던 것도 같구요.
본격적으로 이성친구 만나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건 어찌보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인지도 모릅니다. 학부 때도 모 선배의 회사 연말 파티 같은 데 땜빵용 파트너로 나가는 등, 제 나름대론 화려한 경험;;;도 가끔 맛봤고...남자친구를 제대로 못 사귀는 여한(?)은 만만하고 편하고 착한 동기애들(두엇 있습니다;)과 잼있는 영화 이런 거 보는 걸로 때웠고... 했습니다만. 이런 애들과 사회에 나가서 계속 연락하면서, 또 편하고 만만하고 말 통하는 후배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편한 이성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달까요.
모 이럴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어색한 문제들은 나름대로 고심해 찾은 attitude(죄송) - 흔히 얘기되지는 '공주인 면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털털하지 않으면 안되는 공대 여학생' 식의 처신 방법으로 해결했고, 그 결과 주로 후배나 동기들과(선배들 보단 이 쪽이 훨 마음 편하더군요. 선배들에게 맛있는 밥은 좀 얻어먹었습니만) 영화며 공연을 즐기고 음악 영화 책 얘기를 하는 즐거운 생활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때쯤 되니까 문화적 소양이 많은 후배들도 몇 생겨서 더 좋았고...
근데 요즘 이 친구들은 다들 바쁘거나 외국에 갔거나 이젠 장가들을 가버리고... 잘 놀아주던 부담없는 동기애 하나도 여자친구가 있을 땐 제게 잘 연락을 안 합니다(뭐 어쩔 수 없죠). 가끔 친하고 착한 후배들이 싸이에 올려주는 글을 위안(?)삼아 지내거나 연상의 선배들과 재밌게 밥먹고 얘기하며 노는 걸로 때우긴 합니다만... '말이 통하는 편한 친구'의 존재가 아쉬운 경우가 많죠.
여러분은 어떠신지 몰라도 전 주변에 동성 친구는 몇 안되도 충분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일단 집에 여자 형제 많지(세상에 자매가 제일 친한 사이라쟎아요) 요즘들어 같이 노는 사촌형제들도 있지 단짝인 고등학교 동창 대학 동창 선배 언니 두엇 후배 한둘 정도... 아무 문제 없는데 이상하게 이성 친구는 왁자지껄 한 그룹은 있어야 세상 사는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혹자는 이걸 저희 과 여학생들의 '여왕벌 근성'이라고도 했습니다만 뭐 제가 queen bee 아닌 건 분명하니까 뭐라 이름해야 할 지 모르겠읍니다. 쩌비~).